KBS '박민 사장 사퇴' 청원에 "'기적의 시작' 논쟁 유감"
광복절 후폭풍에 시청자 비판 쇄도…KBS, '수신료 거부' 청원엔 "수신료, 공영방송 독립성·중립성 기틀"
KBS가 박민 사장 사퇴를 주장하는 시청자 청원에 “'기적의 시작' 편성과 관련해 반대 청원과 찬성 청원이 모두 제기되는 등 사회적으로 논쟁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논쟁이 건전한 사회적 토론의 계기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앞서 한 KBS 시청자는 지난달 17일 <박민 사장 사퇴하라> 제목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극우 뉴라이트 입장만 대변하는 KBS 박민 사장은 당장 사퇴하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KBS는 공개된 지 30일 안에 1000명 이상 동의를 얻는 청원에 답하고 있다.
KBS는 “해당 청원은 광복절 기획 '독립영화관 - 기적의 시작'과 관련된 내용으로 판단된다”는 전제를 두고 “KBS는 광복절을 맞아 다양성 차원에서 해당 다큐영화를 선정해 방송하게 되었다”고 했다.
'기적의 시작'에 대해 KBS는 “이승만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로부터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의 예술영화로 선정된 바가 있다”며 “영진위 예술영화로 선정됐다는 사실 자체는 일단 작품성과 실험성에 대해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다만 영진위는 '기적의 시작'을 '독립영화'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초심), “쟁점에 대한 새로운 주장 혹은 대안적 의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증을 제시하는 것에 있어서 부족”하다는 사유를 통지한 바 있다.
해당 청원이 게시된 8월은 8·15 광복절을 기점으로 KBS 편성 및 경영진에 대한 비판 청원이 쇄도한 시기다.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논란의 '기적의 시작' 편성에 더해 광복절 아침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기미가요 등이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 방영, 날씨 뉴스 배경에 좌우가 뒤집힌 태극기 이미지 사용 등이 논란을 키웠다. 이는 수신료 분리징수(고지)로 수신료 수입 감소가 불가피한 KBS에 재정적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실제 KBS 청원 게시판엔 <수신료 거부> <시청료 납부 거부한다>를 비롯해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는 청원도 잇따랐다.
KBS는 “다른 것도 아닌 독립운동가들을 욕되게 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일본 방송국을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수신료 거부한다”며 지난달 17일 게시된 청원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에게 불편함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수신료 관련해선 “수신료는 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방송을 수신하는 수상기에 부과되는 특별 부담금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틀이 된다”며 “이번 일로 인해 실망과 우려를 전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거듭 사과드리며 다만 수신료 납부가 보다 나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공적 재원이라는 점을 양지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