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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참시’ 나와 뉴스 자랑하더니… 故 오요안나 보도 無→날씨 방송 강행

정나원(꽃님이말) 2025. 2. 7. 20:08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MBC를 향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28세입니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지난해 12월 알려졌고, 올해 1월 고인의 휴대폰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자 분량의 유서가 나온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고인의 선배였던 MBC 기상캐스터 이현승, 김가영, 박하명, 최아리의 단체 카톡방 내용이 공개돼 파장을 불렀습니다. 네 사람은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하명은 오늘(7일) 오전 방송된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일기예보를 전했습니다. MBC가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항의에도 방송을 강행 중인 것입니다.

최아리도 어제(6일)까지 여느 때처럼 방송을 진행했고, 이현승도 지난 5일 정상적으로 정오뉴스에 출연해 일기예보를 전했습니다. 주말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하는 김가영은 내일(8일) 방송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7일) 현재 MBC 뉴스 시청자 게시판에는 "언제까지 기상캐스터 교체 안 할 거냐", "정의로운 척하더니 직장 내 괴롭힘은 방관", "시청자 우롱하냐", "2차 가해를 멈춰달라" 등 가해 의혹을 받는 기상캐스터들의 방송을 보고 싶지 않다는 시청자들의 항의성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초 보도가 나온 지난달 27일부터 7일 현재까지 수백 건의 글이 올라온 상태지만, MBC는 클립영상 댓글창을 폐쇄한 채 기상캐스터들의 방송을 계속해 공식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댓글창이 열려 있는 다른 플랫폼의 클립 영상에는 하차와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댓글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그간 MBC는 뉴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왔습니다. 특히 지난 달 18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MBC 아나운서국과 보도국 모습이 그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수지 아나운서가 'MBC 뉴스데스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습니다. 김수지 아나운서는 자리에 앉자마자 종이 신문을 읽는가 하면, 그날의 뉴스 안건을 발제하는 회의에 참여하는 등 앵커로서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또 파트너인 조현용 앵커와 클로징 멘트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등 완벽한 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MBC가 정작 자사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고, 유족들이 가해자로 지목한 캐스터들의 방송을 강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는 故 오요안나 사건 발생 후 최초 입장문에서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라고 대응해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故 오요안나의 죽음을 언급하며 "MBC가 가장 적극적으로 진상 조사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점이 있으면 해야 될 텐데, 다른 매체에서는 다 보도하는데 MBC에서 그걸 안 하냐"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진행자 김종배는 "저도 프리랜서니까 관찰자 시점에서 말씀드리면, MBC에서 내놓아야 할 것은 보도가 아닌 입장이다. 입장을 내놓기 위해 정확한 진상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MBC 흔들기'라는 입장이 나와 깜짝 놀라 비판했다. MBC에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말씀드린다 이런 사건이 났을 때는 MBC가 유족들,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제대로 조사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김종배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고 하니 결과가 나오면 입장을 내지 않겠나"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어제(6일) 디스패치는 故 오요안나 모친, 외삼촌, 지인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유족들은 故 오요안나가 기상캐스터 A씨가 진행하던 '뉴스투데이'를 맡게 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고인이 생전 MBC 아나운서, 조연출, PD, 기상캐스터 등에게 고충을 털어놓았다는 내용도 전해졌습니다.

MBC는 "故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5일 첫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