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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닭' 수입금지에…치킨 빅3 '여유', 지코바 등 중소브랜드 '불안'

정나원(꽃님이말) 2025. 5. 23. 21:51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브라질산 닭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치킨 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18일) 브라질산 ▲가금육 ▲가금 생산물 ▲종란(병아리 생산을 위한 계란) ▲식용란 등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수입 금지 조치는 15일 선적분부터 적용됩니다.

이는 지난 15일 남부 리우그란데두술주의 양계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데 따른 것입니다.

정부의 브라질산 닭 수입 금지 조치로 일부 치킨·버거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패밀리 레스토랑, 자영업자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브라질산 닭은 국내산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저렴한 데다, 크기가 크고 살이 많아 버거 패티나 순살 치킨 등에 많이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닭고기 수입량 5만 1147t 중 88.4%(4만 5211t)가 브라질산이었습니다.

이에 치킨 업체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우선 활용하고, 향후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는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현재 어느 정도의 예비 물량을 확보해 당장은 여파가 없을 것"이라며 "브라질산 외에도 태국 등에서도 닭을 공급 받고 있으며, 향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 역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닭 재고는 두 달여 분 정도"라며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영이숯불두마리치킨, 두찜 등을 운영하는 기영에프앤비도 가맹브랜드 순살 메뉴 대부분 브라질산 닭을 쓰고 있어 이번 수입 금지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순살 치킨에 전부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코바치킨은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논의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지코바치킨은 지난달 브라질산 닭을 국내산으로 표기해 팔다 농식품부에 적발된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달 21일부터 순살치킨 전 제품에 국내산이 아닌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코바치킨 관계자는 "브라질산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내부적으로 이야기 중"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에 닭을 수급할 수 있도록 (닭 공급)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하림이 닭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을 늘린다고 했으나 국산 닭은 브라질산과 단가는 물론 사용 가능한 닭 크기가 달라 완벽한 대책이 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반면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3사(BBQ·bhc·교촌치킨)는 대부분 제품에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어,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산 닭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해 둔 탓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BBQ는 '황금올리브치킨', '자메이카 통다리구이' 등 대표 메뉴들에 사용되는 닭고기를 국내에서 수급하고 있습니다. '크런치 순살크래커' 제품만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촌치킨 역시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제품에는 국내산과 태국산 닭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점보윙' 시리즈에만 태국산 닭을 활용 중입니다.

bhc는 한마리, 순살 치킨, 콤보 등 모든 판매 제품에 대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충족한 국내산 닭만을 사용하고 있어 브라질산 닭 수입금지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만약 닭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도 수입산이 아닌 국내산 만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 bhc 측의 설명입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업체들마다 닭 재고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어 당장은 브라질산 닭 수입금지 조치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업체 역량에 따라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