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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드’ 피프티피트피 소속사 대표 결국… ‘그알’에 3억 소송 완패

정나원(꽃님이말) 2025. 5. 25. 11:05

어트랙트의 전홍준 대표가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라며 3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으나 패소했습니다.

오늘(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21단독 김창현 판사는 전 대표가 SBS TV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PD와 CP를 상대로 “명예를 훼손했으니 3억원을 배상하라”라며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습니다. 법원은 그알의 방송 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라고 판시했습니다.

중소돌의 기적… 피프티피프티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023년 8월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에서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조명했습니다.

당시 피프티 피프티는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렸다.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닌데도 데뷔 6개월 만에 미국에서 초대박을 쳤기 때문입니다. 싱글 앨범 ‘큐피드’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의 17위에 올랐고, 21주가 넘도록 상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이후 행보가 기대되던 중 돌연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이 벌어졌습니다.

그알 “어트랙트에 정산 불투명…책임 있어” vs 어트랙트 “허위사실”

그알 측은 이 사건을 다루며 어트랙트 측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트랙트의 정산이 불투명했다고 했고, 멤버들 인터뷰를 통해 소속사의 강한 통제 속에서 공황장애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직원 인터뷰를 통해 어트랙트 대표가 월말평가 한 번 온 적이 없고, 멤버 부모들이 음식을 가져 오면 반찬을 전부 쓰레기통에 버리게 했다는 등의 내용을 방송했습니다.

어트랙트 측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당시 어트랙트는 입장을 내고 “사실관계 확인 없이 편파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라며 “허위사실을 적시해 소속사와 전홍준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라고 했습니다.

법원 “허위사실 적시 아니다”

취재 결과, 최근 법원에서 해당 분쟁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법원은 “그알의 방송내용이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거나, 허위임을 인식하면서 방송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라며 어트랙트 측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소송비용도 모두 어트랙트가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그알 측의 완전한 승소였습니다.

➀ 법원 “음원수입 정산서에 누락된 것 맞아”

그알은 방송에서 “(정산표에) 음반·음원 수익이 아예 적혀 있지 않았다”, “소속사가 투자한 비용은 고스란히 멤버들의 빚이 된다”, “소속사에 돌아갈 수익은 최소 55억원에서 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손익분기점을 훨씬 넘긴 셈이다”라고 했습니다.

어트랙트 측은 “이 부분은 허위사실”이라고 했지만 법원은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음원 수입에 관한 세금계산서 발행이 2023년 3월께 모두 이뤄졌음에도 정산서에 누락됐다”라며 “어트랙트도 해당 부분에 대한 수입 기재가 누락됐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산의 불공정성에 대해서도 법원은 “허위사실이 아니다”라며 “그알은 전문가인 세무사, 경영학과 교수의 분석을 바탕으로 했다. 재무재표 등 회계자료, 스트리밍 횟수, 문체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수익배분 비율 등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방송”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어트랙트가 투자한 비용 중 일부가 멤버들이 벌어들인 수익에서 공제된 것도 맞다”라고 판다했습니다.

➁ 법원 “대표가 부모음식 버린 것도 허위 아냐”

그알은 멤버 부모들 인터뷰를 통해 “부모가 음식을 갖다주면 대표가 반찬을 전부 거실에 던져버리고, 멤버들에게 주워서 빨리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했다”라며 “어트랙트 대표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심하게 당했다”라고 했습니다.

어트랙트는 “부모들의 음식을 패대기친 것은 대표가 아니라 외주업체 직원”이라며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멤버들의 가족이 그알 방송 내용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어트랙트 대표가 멤버들의 체중보고를 받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허위가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

그외 방송 내용도 모두 허위사실 아냐… 법원 “어트랙트 대표, 인터뷰 요청 10회 이상 거절”

이밖에도 법원은 ▷“어트랙트 대표는 월말평가 한 번 온 적이 없다” ▷“멤버와 가족들의 주장에 대해 어트랙트 대표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인터뷰를 거부했다” 등의 방송 내용도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끝으로, 법원은 “이 사건 방송이 다소 공정성이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명예훼손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그알 측에서 10회 이상 어트랙트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대표가 해당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어트랙트 측에서 항소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3월, 그알의 해당 방송분에 대해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했습니다. 소속사에 부정적인 피프티 피프티 멤버 가족 인터뷰만 나와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입니다.

피프티피프티는 법적 분쟁을 이어가던 중 멤버 키나만이 어트랙트로 복귀했습니다. 나머지 멤버 3명은 전속계약을 해제했습니다. 어트랙트는 신규 멤버 4인을 영입해 5인조로 팀을 재정비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