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하긴 할거라(추진하나)”, “언젠간 하겠주. 해사주(하겠지. 해야 한다)”, “공항 두개 만들엉 뭐할거라. 못한다게(필요 없다. 못한다)”.

제주지역 설 밥상 화두는 단연코 총선 향방과 제2공항 건설, 관광객 감소, 부동산 경기였습니다. 2015년 입지(성산읍) 발표 후 9년째 고시도 못한 채 겉돌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불확실성으로 도민들의 피로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도민 김한수(57·가명) 씨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연말에 기본계획 고시를 한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다. 총선 앞둬 정략적으로 발표하려 늦추는 것인지. 정부가 아직도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인지 답답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제2공항 찬반 여론은 총선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설 앞둬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아성인 서귀포 선거구가 국민의힘 후보의 맹추격 양상을 보이며 제주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3지대와 관련, 제주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개혁신당은 경쟁력 있는 지역구 후보를 내세우기 쉽지 않을 것이나 무당층이 상대적으로 많아 정당 지지율을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서귀포의 경우 양강 구도가 예상되면서 제3지대가 양당 셈법에 따라 변수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강원지역 민심은 지역 개발이 최 화두였습니다. 동해·태백·삼척·정선 등 폐광지 4개 시∙군 주민들은 제2의 광업 전성기를 이끌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동해에 사는 윤모(39) 씨는 "인구 유출이나 의료시설 부족 등 산적한 문제가 많지만 무엇보다 폐광지 경제를 획기적으로 일으킬 후보가 있다면 표를 주고 싶다"라며 "경제가 살아나면 다른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춘천과 원주 등 강원 영서 지역에서는 교통망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춘천에 거주하는 이모(54) 씨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춘천과 원주 등까지 연결되면 강원도 수도권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라며 "대부분 후보가 교통망 확충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전모(43) 씨는 “개혁신당이 출범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라면서도 “강원도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는 들은 바가 없다. 솔직히 당 이름 이외에는 잘 모르겠다. 주변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후 9시를 기점으로 서울에 최근접한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가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주재 수도권 대처상황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했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카눈의 강한 바람과 많은 비로 인해 남부지역에서 농작물과 주택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며 “태풍이 우리나라를 빠져나갈 때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인명피해 예방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했다.

영상회의에 참석한 김명선 강원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는 “강원 지역은 고성군과 삼척시 일대에 이틀 사이 최대 383mm 비가 내려 주민 411명이 대피했다”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주민 예찰활동과 태풍 피해 감시활동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강원도는 산사태 및 사면붕괴 우려지역을 중점으로 관광객 및 주민 대피에 집중할 예정이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차츰 벗어나는 11일부터 태풍 피해복구 체제로 일부 전환한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11일 오전, 속초시 청초교·속초수산시장 등 침수 및 범람 피해가 발생했던 동해안 지역을 찾아 피해 현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10일 오후 10시 기준 강원 지역 누적 강우량은 지역별로 고성군(402.7mm)·삼척시(387mm)·속초시(364.5mm)·인제군(364.5mm)·강릉시(346.9mm)·양양군(305mm)·동해시(278.5mm) 등을 보이고 있다.

주민 690명은 경로당·마을회관 등으로 임시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없으며 시설피해 44이(주택 침수 23건, 도로침수 4건, 토사유출 5건, 체육시설 옹벽붕괴 1건 등) 발생했다.

태풍 카눈 영향권에 접어든 10일 강원 동해안을 중심으로 4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심이 그야말로 물바다로 변했다.

소방 당국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가 쇄도했고, 침수 피해가 집중된 도로는 마비 상태나 다름없었다.

지자체는 재난 문자 발송을 통한 안전사고 예방 안내와 현장 활동에 주력했다.

태풍 영향권에서 차츰 벗어나는 가운데 동해안 6개 시군에서만 피해 사례가 360건이 발생했고, 주민 837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잠기고 무너지고 쓰러지고…동해안 곳곳 생채기

카눈은 동해안 6개 시군을 집중해서 할퀴었다.

고성군은 현재까지 주택 침수 37건, 차량 침수 4건, 산사태 4건, 공설시장 침수 1건, 통신주 전도 2건 등 총 43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했다.

또 경로당과 학교 등에 76세대 333명이 대피한 상태다.

속초에서는 주택 44곳, 상가 32곳, 도로 23곳, 주차장 2곳 등 101곳에서 침수 피해가 났다.

하수관 역류 11건, 축대·옹벽 무너짐 9건, 산사태 6건, 토사 유출 3건 등 소수 피해 사례까지 모두 합하면 피해는 총 140건이다. 대피 인원은 14세대 51명이다.

양양에서는 주택 침수 10건, 상가 침수 2건, 토사 유출 2건, 사면 유실 1건, 기타 14건 등 총 34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대피 인원은 110명이다.

강릉에서는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에서 각각 17건과 47건이 발생했으며, 대피 인원은 123가구 205명으로 집계됐다.

동해는 현재까지 시설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8가구 14명만이 일시 대피했다.

삼척에선 총 79건의 피해가 났고, 주민 124명이 위험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이밖에 다른 시군에서도 피해 사례가 소수 있었으나 그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속초 402.6㎜ 전국 최다 강수…오후 한때 시간당 91.3㎜ 극한호우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8시까지 속초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02.6㎜가 쏟아졌다.

뒤를 이어 삼척 궁촌이 387㎜를 기록했고, 강릉에도 346.9㎜가 내렸다.

고성 대진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 동안 84㎜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속초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상 오후 2시 5분부터 오후 3시 5분까지 91.3㎜ 비가 내리는 등 동해안 곳곳에서 70∼80㎜의 비가 폭포수처럼 내려 물바다가 됐다.

한두삼 속초관광수산시장 상인회장은 "오후 1시께부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내렸다. 태풍 전에 배수로 정비를 다 마쳤지만, 비가 이렇게 쏟아지니 대책이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3시께 무릎 근처까지 시장이 물이 차 양수기와 펌프를 동원해 겨우 물을 빼냈다"고 설명했다.

고성에서는 하천 범람, 도로 침수, 산사태 위험이 잇따르자 군청에서 거진읍 거진 1∼10리 주민 대피령을 시작으로 현내면 대진리, 간성읍 금수리, 죽왕면 오호리·삼포리 등 주민대피령을 쏟아내다시피 발령했다.

기상청은 내일(11일)까지 영동 중북부에 50∼150㎜의 비가 내리고, 많은 곳은 250㎜ 이상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영동 남부에는 10∼50㎜, 영서에는 50∼100㎜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태풍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남에 따라 예상 강수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찻길·하늘길·철길 차질…침수 피해로 곳곳 '마비'

침수 피해가 집중된 도로는 마비되다시피 했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오후 한때 도로 57곳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됐으나 차츰 통행이 재개되고 있다.

속초와 고성, 강릉 시내, 해안도로 곳곳에서는 빗물이 높게는 성인 남성의 허벅지만큼 차오르는 등 물바다가 되면서 일부 도로도 통제됐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동해안 7번 국도 4개 구간의 통행이 전면 또는 일부 차단된 상태다.

7번 국도 하부도로 7곳과 35번 국도 하부도로는 침수로 인해 양방향 통행길이 막혔으며, 46번 국도 일부 구간도 부분 통제 중이다.

인제 군도 4호선과 정선 군도 3호선을 비롯해 미시령 옛길 인제∼고성 13㎞ 구간 등도 통제 상태다.

이밖에 둔치주차장 11곳과 하천변 산책로 240곳도 출입이 제한됐으며, 설악산·오대산·치악산·태백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 61곳도 통제 중이다.

원주∼제주 항공편 2개 노선, 양양∼김포 항공편 2개 노선도 결항하는 등 항공편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고, 태백선, 영동선, 중앙선, 관광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잠기고, 깨지고…강풍 동반 폭우에 119 신고 쇄도

피해가 속출하면서 소방 당국에는 현재까지도 119 신고가 잇따랐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8시까지 인명구조 4건, 대피 유도 13건, 배수 지원 12건, 나무 제거 등 안전 조치 300여건 등 총 426건의 소방 활동을 했다.

절반 이상에 달하는 신고가 강릉, 속초, 고성에 집중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후 4시 13분께 영월군 연하리에서는 차량 침수로 탑승자 2명이 고립됐다가 40여분 만에 구조됐다.

오후 3시 15분께 강릉시 경포호 인근 도로에서는 침수 피해로 인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일부가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강한 빗줄기와 함께 강풍까지 불어닥치면서 인제군 고사리에서는 지붕과 창문이 파손됐고, 강릉시 명주동에서는 담벼락이 무너져 주민 2명이 대피했으며, 정선군 여량면에서도 도로 위로 쏟아진 흙과 돌이 쏟아지는 등 아찔한 사고가 잇따랐다.

한강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팔당댐은 초당 2300t을 방류하는 등 수위 조절 중이다.

춘천댐과 의암댐은 오후 6시 30분, 청평댐도 오후 9시를 기해 수문을 모두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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