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왜 이러세요? 가족과 함께 TV 보기가 겁이 납니다!"

최근 방송된 양대 공영방송사(KBS·MBC)의 프로그램들이 연일 파문을 일으키면서 시청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27일 KBS가 한 시트콤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폭행하는 장면을 내보내 물의를 일으키더니, 급기야 30일 청소년들이 주시청층인 MBC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가 생방송 도중 자신의 프랑크 소시지와 엉덩이를 노출하는 초유의 방송사고가 터졌습니다.

네티즌들은 지상파 방송국, 그것도 공익성을 내세우는 공영방송에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거듭되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충격과 분노는 해당 지상파 방송국 게시판과 인터넷 매체, 포털사이트 등에 항의 글 형태로 쇄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네티즌들은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물론 최근 지상파의 각종 오락 프로그램이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는 민망한 내용을 빈번히 내보내고 있는 바람에 "제발 TV 좀 편하게 보게 해달라!"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 음악캠프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사고 이후 주말에 부모와 형제 등 가족 등과 TV를 보다 너무나 황당한 장면에 곤혹스러웠다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네티즌 전재원 씨는 "어머니와 함께 봤는데 깜짝 놀라셨다"라며 "언제부터 지상파 방송국이 포르노 방송이 됐나!?"라고 분개했습니다. 이영철 씨도 "내가 아는 사람은 TV 기피증까지 보인다"라면서 "세계 방송사를 뒤져봐도 전무후무한 공포의 방송사고로 세계적인 수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네티즌 이수연 씨도 "너무 많이 놀라 꿈인 줄 알았다"라며 "현장의 학생들이 충격받지 않았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고가 본질적으로 방송사가 아닌 출연자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네티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검증이 안 된 출연자들을 아무런 대비 없이 생방송에 세운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 박현석 씨는 "비단 이 프로그램뿐 아니라 모든 오락 프로가 요즘 너무 지나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자격 안 되는 연예인들이 넘치고 토크쇼는 방송(위험) 수위를 넘나들며 시청률만을 생각하더니 마침내 엄청난 일을 터뜨렸다"라며 "제발 출연자를 가려서 섭외하라"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이 같은 현상은 공영방송이 시청률을 의식해 일반의 상식보다는 일부 극단적인 부분에 주목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지적도 다수 제기됩니다. 우리나라의 지상파 방송국 3사(KBS·MBC·SBS)는 물론 케이블 TV·위성방송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영방송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시트콤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방송이 나간 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한 네티즌은 "제작진은 현실의 극단을 표현하고 싶었다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영방송이 그렇게 극단적인 장면을 내보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같은 불만은 일부 현실 고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29일 KBS 2TV의 VJ특공대(200055~201897)는 행락지에서 벌어지는 10대 청소년들이 음주와 즉석 만남, 원조 교제 등 탈선 행각을 당사자들의 적나라한 멘트와 함께 내보냈습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낯 뜨거운 현장을 아무런 여과 없이 전달한 것은 문제"라는 비판과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라는 옹호론이 함께 등장해 불타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네티즌 이정관 씨는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는 하지만 극히 자극적인 대화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나오는 등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초등학생도 많이 보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데 좀 가려서 방송하지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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