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습니다.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300㎜ 안팎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 유실, 침수 등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카눈 영향으로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이틀째 차질을 빚었고,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습니다. 또 고속열차(KTX)와 일반열차가 멈춰 섰습니다. 개학한 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유치원, 초·중·고교 1579개교는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대구에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1명이 사망했고, 실종신고도 1건 접수됐습니다.

대구시와 대구시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후 3시 현재까지 대구는 평균 200㎜, 달서구는 296㎜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낙동강 유역인 군위군 무성리 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대구 군위군 효령면 남천 병천교에서는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은 대구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오후 1시 45분쯤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사람이 도랑에 빠졌다"라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 중입니다.

경남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35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남도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이 37.2㏊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36.2㏊는 폭우로 인한 침수였고, 나머지 1㏊는 남해에서 강풍에 벼가 쓰러진 도복 피해입니다.

경남경찰청 2기동대 박준희 경위(34)와 홍준성 경장(31)은 오전 9시 3분쯤 창원시 성산구 대암고 삼거리에서 차량을 통제하던 중 60대 여성 A씨가 도로에 쏟아진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을 구조했습니다.

앞서 오전 6시 19분쯤 경남 거제시 능포동 한 아파트에는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습니다. 또 오전 6시 12분쯤 함안군 칠원읍에서는 한 시골 폐가가 무너졌습니다. 오전 8시 3분쯤에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에서 7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30여분 만에 구조됐습니다. 오전 9시쯤에는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 양방향이 모두 통제됐습니다.

한때 시간당 60㎜가 넘는 비가 내린 경남 창원시에는 침수와 역류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이날 오전 7시 21분쯤 창원시 진해구 마천동에서는 하천가에 차량이 밀려 떠내려갔습니다.

부산 해안가에는 상점들의 유리창이 파손되거나 건물의 외벽이 떨어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봤던 부산 서구 송도 해수욕장 곳곳에는 이날 낮 태풍이 지나간 뒤 상흔이 곳곳에서 관찰됐습니다.

송도해수욕장의 명물인 '송도 해상케이블카' 건물에는 외장 마감재 일부가 강한 바람에 뜯겨 나갔습니다. 해안가 한 건물에는 유리창이 여러 장 깨지기도 했습니다. 또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아파트 등 일부 도로에는 월파로 인한 침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부산에는 239건의 각종 피해 신고가 소방본부에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경북에서는 많은 비로 5명이 한때 고립됐다 구조되고 도로가 침수와 사면 유실 등의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경북소방은 도로 침수 및 유실, 가로수 전도, 주택 침수, 간판 탈락 등 90여건에 대해 안전조치를 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6시쯤 구미시 선산읍 독동리에서는 400년 된 천연기념물 반송(천연기념물 357호) 일부가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했습니다. 현장을 확인한 관계자들은 가지 4개 규모를 잘라냈습니다. 198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독동리 반송은 높이가 13.1m, 밑줄기 둘레는 4.05m입니다. 또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 2개가 부러졌습니다. 이날 보은군에 따르면 오후 1시 30분쯤 정이품송의 북쪽(법주사쪽) 방향 가지 2개가 부러져 밑으로 축 늘어져 있는 것을 순찰하던 공무원들이 발견했습니다. 수령 600여 년으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은 2007년과 2010년, 2021년 태풍이나 돌풍 등에 크고 작은 가지가 연속으로 부러지는 피해를 봤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를 관통한 제6호 태풍 '카눈' 대응에 집중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카눈이 북한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11일 오전까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중대본의 대비상황을 보고받고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 후 시속 20~30km의 느린 속도로 북상하며 많은 비를 뿌리며 피해를 키웠습니다. 정부는 오전 기준 12개 시·도에서 83개 시·군·구, 7797가구 1만 641명을 일시대피시키는 등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적 통제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를 주재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위험지역에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서 반드시 대피토록 해 주시기 바란다"라며 "필요하면 재난안전법에 따른 대피 명령과 강제 대피 조치 발동도 검토해주기를 바란다"라고 지시했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 현장에서 시신 1구가 추가로 인양되며 총사망자가 14명이 됐습니다. 실종 신고된 명단이 모두 확인됨에 따라 수색 작업이 사실상 종료됐습니다.

17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실종자 수색에 나선 소방 등 재난 당국은 이날 오후 7시 52분 사고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 외부에서 14번째 사망자 A씨(61·여)를 발견했습니다.

발견 지점은 지하차도에서 200m가량 떨어진 외부입니다. 이 실종자는 CC(폐쇄회로)TV 분석 결과 운전석 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재난 당국은 지하차도 내 고립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이 모두 발견된 만큼 추가 희생자는 없을 것으로 보고 공식적인 수색을 종료할 계획압나다. 사고가 발생한 지 60여시간 만입니다.

수색 사흘째에 접어든 이날 희생자 4명과 차량 13대를 추가로 인양하는 등 모두 17대의 차량을 지하차도에서 꺼냈습니다. 배수와 수색작업에는 경찰과 소방을 비롯해 공무원 등 총 486명이 투입됐다. 대용량 펌프, 굴착기 등 장비 81대도 투입됐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5분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에 가득 차면서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습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등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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