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엘니뇨가 올해 봄을 지나며 끝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는 산업화 이전 대비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됐습니다. 다만 이례적인 기온 상승 배경에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5일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동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3~5월에 ‘중립’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엘니뇨는 감시구역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이고, 이 구역의 해수면 온도 편차가 평년 대비 0.5도 안쪽에 머무를 경우 중립으로 전환됩니다. 온도가 마이너스 0.5도 이하로 내려가면 ‘라니냐’ 상태입니다. 올해 하반기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확률이 낮다는 게 WMO의 설명입니다.

이번 엘니뇨는 1951년 이래 발생한 24번의 엘니뇨 중 5번째로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감시구역 수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평년(1991~2020년)보다 약 2도 상승하면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1월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1.1도로 역대 1월 가운데 최고였습니다. 지난해 8월 한여름의 평균 해수면 온도와 같습니다.

엘니뇨가 본격화된 지난해 6월 이후 지구 기온은 매달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치솟았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은 1850~1900년 대비 1.45도가 오른 14.98도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기후 패턴인 엘니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적도 부근 태평양 수온은 엘니뇨의 분명한 영향을 받지만, 지구상 다른 해양의 수온까지 지난 10개월간 일관되게 높았던 것은 엘니뇨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라며 “온실가스의 작용이 명확한 주범”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엘니뇨가 약화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통상 엘니뇨 영향은 두 번째 해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해도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의 기온 역시 평년보다 1.4도 높았습니다. 엘니뇨가 잔존하는 향후 3개월도 육상 전 지역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일 전망입니다.

기상청은 “엘니뇨에서 중립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동아시아는 여러 기후 특성이 혼합돼 특별한 경향이 나타나지는 않는다”라며 “다만 봄철은 기후 변동성이 매우 커서 엘니뇨·라니냐 예측 모델의 예측성도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이상 기후에)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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