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박수정, 조석영>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 박수정> 중국 Z세대들 사이에서 요즘 역겨운 출근복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인데요. 우리가 흔히 직장에 입고가는 '출근룩'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복장으로 회사에 가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일부러 이렇게 입고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게 중국 청년들 사이에 유행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역겨운 옷을 입고 상사에게 혼나다'라고 검색을 해봤는데요. 그럼 조회수가 수백만 회, 수십만 회가 되는 영상들이 뜹니다.

◇ 채선아> 영상을 보면 잠옷을 입은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신발은 또 부츠를 신고 있어요. 정말 어울리지 않는 듯한 복장을 하고 있네요.

◆ 박수정> 절대 회사 갈 때는 안 입을 것 같은 복장이죠. 중요한 건 옷의 어떤 조화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대충 입은 옷, 집에서 누워 있다가 막 나온 그런 옷이라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이런 복장으로 출간하는 청년들의 기본적인 마인드는 '옷 더 잘 입고 가면 월급 더 주나요?'라고 합니다.

◆ 조석영>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느낌이 들긴 하는데 뉴욕타임스가 왜 굳이 이걸 기사로까지 썼을까 궁금해요.

◆ 박수정> 사실 이 현상 뒤편에 중국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이 들어있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이런 유행이 현재 중국의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 그러니까 노력 강박 사회에 저항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거죠. 기사 내용을 인용하자면, 적절한 출근 복장을 무시하는 것은 수십 년 동안 성장과 야망 그리고 노력을 강요한 사회에 대한 중국 청년들의 혐오감과 무력감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요.

중국이 최근에 경제 성장이 많이 둔화했잖아요. 그래서 이제 막 취업해야 하는 청년들 입장에서는 윗세대보다 훨씬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느낀다는 거예요. 그래서 청년들이 직장에서 성취하고 승진하고 이런 걸 악착같이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이런 의복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박수정> 중국에 '탕핑족'이라는 말이 있어요. 2021년 코로나 이후로 나온 말인데요. '탕핑'이 중국어로 그냥 바닥에 누워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 대학교 졸업생 중에 졸업 복장을 하고 누워서 인증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 되기도 했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청년들이 윗세대보다 훨씬 무기력해진 거예요. 열심히 한다고 우리 윗세대처럼 경제성장의 열매를 누릴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자신이 자랄 때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 것을 늘 강요받고 교육을 받았는데 막상 사회에 나갈 때가 되니까 그 정도로 나라가 잘 살지도 않는 것 같고 취업도 힘들고 연애도 힘들고 결혼도 힘드니까 그냥 다 포기하고 바닥에 누워 있겠다는 거예요.

◆ 조석영> 우리나라에도 'N포족'이라고 있었죠. '조용한 퇴사'라고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하는 트렌드와도 비슷하고요.

◆ 박수정> BBC의 분석에 따르면 탕핑족들이 그냥 무기력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이 경쟁 위주의 사회 그리고 직장 문화에 반항하는 성격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또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보면, 취업을 못한 청년이 아니라 이제는 실제 취업을 해서 안정적인 직장이 있는 청년들에게까지도 이런 복장으로 직장을 향한 조용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 회사 입장에서는 옷을 왜 이렇게 입고 왔냐고 지적하기도 좀 애매한 것 같아요. 복장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 박수정> 중국의 직장인들은 이런 복장을 하고 갔다가 상사에게 혼이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근데 이 소셜미디어 안에 행동 강령 같은 게 있거든요. '만약에 직장 상사에게 의복으로 지적을 받는다면 더 이상하게 입고 가라, 더 방금 침대에서 입고 나온 듯한 옷을 입고 출근해라' 이야기하고 있어요. 게다가 지금 취업한 세대들이 첫 취업이 코로나 때 재택근무로 시작한 그런 청년들이 많대요. 그래서 편안한 근무 복장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 채선아> 네. 여기까지, 박수정 PD, 조석영 PD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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