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6호 태풍 ‘카눈’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며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카눈은 이동속도가 느려 폭우를 쏟아낸 이후에도 바람이 부는 시간이 길고, 이에 따라 강풍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응급조치 요령을 제대로 숙지하면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재해로 발생할 수 있는 외상의 종류와 대처법을 살펴본다.

타박상

타박상(打撲傷‧Bruise)이란 넘어지거나 맞거나 부딪히는 등 외부의 충격으로 연부조직(뼈가 아닌 근육‧지방‧혈관‧림프관‧관절‧신경 등)에 손상을 입어 출혈과 부종이 보이는 경우를 뜻한다. 피부 속 조직세포가 파괴돼 내부적으로 출혈이 발생하고 검푸르게 멍이 드는 게 특징이다.

타박상은 보통 자연적으로 호전 되지만 발생 부위에 따라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거나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목부위 타박상은 척수에서 나오는 신경이 함께 손상될 때가 많고, 목에 심한 긴장을 가져와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목부위 타박상으로 발생한 혈전이 뇌로 향하는 경우도 있어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타박상 치료에는 손상 직후 24시간 동안 냉찜질로 부종과 멍을 감소시키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주는 게 도움이 된다. 손상 48시간 후에는 온찜질로 통증을 가라앉혀 주는 게 좋다.

자상

자상(刺傷‧Stab‧찔림)은 날카로운 못이나 송곳‧칼 등으로 찔려서 생긴 상처를 뜻한다. 외부적으로 보이는 피부조직의 손상 정도보다 심한 내부출혈이 있을 수 있으며, 감염의 위험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의 크기가 작다고 몸을 움직이면 2차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상은 찔린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가볍고 작은 것에 찔렸을 경우 족집게나 핀셋 등으로 상처에 박힌 물질을 빨리 뽑아내면 통증도 없고 치료가 쉽다. 그러나 상처를 찌른 것이 깊이 박힌 경우 박힌 물질이 지혈을 해주기 때문에 섣불리 빼지 말아야 한다.

깊이 박힌 경우에는 꼭 의료기관에 방문해 제거하는 것이 좋고, 특히 녹슨 못 등에 찔린 경우 파상풍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응급실에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골절

골절(骨折‧Fracture)은 외력(외부의 힘)으로 뼈가 부러지는 것을 뜻한다. 뼈의 연속성이 완전 혹은 불완전하게 깨져서 끊어진 상태인 것. 외력의 정도에 따라 뼈에 다양한 종류(횡형‧사선형‧나선형 등)의 골절선(뼈가 부러진 지점)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골절선이 다수인 경우는 ‘분쇄골절’로 따로 분류한다.

골절이 발생할 때는 뼈 주위 연부조직의 손상이 불가피하며, 타박상이 함께 발생할 때가 많다. 골절된 뼈가 피부 밖으로 튀어나와 외부에 상처가 나타날 때는 ‘개방골절’이라 부른다.

골절치료는 응급치료, 본치료, 재활치료로 나눠 볼 수 있다. 응급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부목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추가적인 연부조직 손상을 예방하고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골절의 본치료는 환자의 전신상태가 안정된 후에 시행해야 한다. 즉 골절보다 우선적으로 생명에 위협을 주는 문제에 대한 처치가 필요하다. 이후 손상정도와 합병증의 유무에 따라 골절부 상하에 핀을 삽입하는 수술치료 같은 세부적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치아외상

치아외상(齒牙外傷)은 외력으로 치아가 손상된 것을 뜻한다.

영구치가 완전히 빠진 상태인 ‘치아완전탈구’ 외에도 손상의 형태에 따라 ▲치아 표면(에나멜질)이나 치아 속(상아질)이 부러진 ‘치관파절’ ▲치아 뿌리 부근인 치근이 부러진 ‘치근파절’ ▲치아의 위치 변화는 없으나 많이 흔들리게 되는 ‘아탈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치아외상 치료는 손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전혀 다르다. 치아 겉면만 살짝 부러진 정도일 때는 살짝 다듬어주기만 할 수도 있지만, 신경이 노출될 정도로 치아가 많이 부러졌으면 신경치료를 포함해 재건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영구치가 완전히 빠졌다면, 빠진 치아를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심어야 한다. 다시 심은 치아는 움직이지 않도록 주위 치아들과 연결해서 일정기간 고정해야 한다. 고정기간은 다친 정도에 따라 다르며, 고정 장치를 제거한 후에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김미선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 치과 교수는 “빠진 치아를 보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탈구 치아 보관용액 또는 차가운 우유, 식염수에 담아오는 것”이라며 “소독용 알코올이나 수돗물에 담가오거나 휴지에 싸서 건조된 상태로 가져오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빨리 치과에 내원해 빠진 치아가 외부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야 치료 결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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