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풍 ‘카눈’에 오후 6시 전후 제주공항 사실상 ‘셧다운’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에 따라 제주를 오가는 하늘과 뱃길이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8일) 밤부터 뱃길은 전면 통제됐고, 늦은 오후부터 항공편이 대부분 끊기면서 제주공항은 사실상 ‘셧다운(Shutdown. 일시 업무정지)’ 상태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오늘(9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계획됐던 국내선 460편(출발 234편·도착 226편)과 국제선 32편(출발 16편·도착 16편) 등 492편 가운데 국내선 123편(출발 49편·도착 74편)과 국제선 14편편(출발 7편·도착 7편) 등 모두 137편이 사전 비운항을 포함해 결항을 확정했습니다.

결항편은 제주기점 김포와 청주, 광주 그리고 부산, 대구 등을 오가는 노선입니다.

국내선 출·도착 30편과 국제선 3편은 지연 운항됐습니다.

오후 늦어선 대부분 항공사가 결항에 들어가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이 대부분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오후 5시부터 밤 시간대 김포, 대구, 청주를 오가는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로케이 등이 결항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지만 태풍 근접 추이에 따라 곧 운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국적사 한 관계자는 “최대한 운항 일정이나 고객 안전에 무리가 없도록 논의 중”이라며 “대부분 오후 6시 이전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선 173편(출발 81편·도착 92편)과 국제선 10편(출발 4편·도착 6편)이 정상 운항을 이어갔습니다.

어제(8일) 밤부터 제주를 잇는 뱃길은 모두 통제됐습니다.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은 모든 항만을 폐쇄한 상태로, 오늘(9일) 오전 7시 기준 제주기점 완도, 여수, 목포, 진도 등을 오가는 8개 항로 10척 여객선 운항을 통제했고 오전 8시 30분 산이수동-마라도, 모슬포-가파·마라도 항로 5척을 추가 통제해 모두 10개 항로 15척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현재 태풍 ‘카눈’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35㎧(시속 126㎞)로 '강' 등급을 유지한 채 서귀포 남동쪽 360㎞ 해상에서 북서진 중입니다.

내일(10일) 오전 3시 경남 통영 남쪽 120㎞ 해상을 지나 계속 북진해, 이후 국내에 상륙하고 같은 날 오전 9시 통영 북서쪽 40㎞ 지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내일(10일) 오전 2시쯤 서귀포 동쪽 170㎞ 부근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항공사들은, 내일(10일) 오후가 돼야 어느 정도 노선 운항 정상화 추이가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고, 공항 이용객들은 지속적으로 각 항공사별 안내와 기상 상황 등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2. 제주 태풍특보…항공편 137편 결항‧여객선 전면 통제

제6호 태풍 '카눈'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 전역에 태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제주기점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혔습니다.

9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국내선 123편(출발 49편·도착 74편), 국제선 14편(출발 7편·도착 7편) 등 총 137편이 결항됐습니다.

지연 운항된 항공기도 국내선 30편(출발 14편·도착 16편), 국제선 3편(출발 1편·도착 2편) 등 모두 33편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날 제주공항에서 뜨고 내릴 예정인 항공편은 국내선 492편(출발 234편·도착 226편), 국제선 32편(출발 16편·도착 16편) 등 총 492편으로, 태풍 영향으로 추가 항공편 운항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항공사들은 일찌감치 사전 결항 조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6시 이후 제주행, 오후 6시20분 이후 제주발 항공기 전편을 사전 결항 조치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도 오후 4시 50분 이후 제주행, 오후 5시 이후 제주발 항공기 전편, 제주항공은 오후 5시 이후 제주행, 제주발 항공기 전편을 사전 결항 결정했습니다.

이 밖에 에어부산, 이스타, 진에어, 에어서울, 하이에어 등 대부분의 항공사도 이날 오후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습니다.

항공기 전편 결항에 앞서 대한항공은 이날 4편의 임시 항공기를 투입해 승객 수송에 나섰습니다. 아시아나항공도 1편의 임시 항공기를 편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 대합실에는 태풍이 본격적으로 북상하기에 앞서 제주를 떠나려는 승객들로 붐볐습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 제주공항 결항승객 전용카운터에는 임시 좌석을 구하려는 승객들로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습니다.

제주 해상에도 태풍특보와 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모든 여객선 운항이 끊겼습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은 전날 오후 8시부터 도내 항만에 대한 폐쇄 조치를 내려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습니다.

여객선 운항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오는 11일부터 재개될 전망입니다.

태풍이 접근하면서 제주에는 바람이 차차 강해지고, 해상의 물결도 높게 일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한라산 사제비 초속 24m, 새별오름 20m, 우도 19.6m, 고산 18.4m, 제주 18.2m, 윗세오름 18m, 성산 15.8m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점별 일 강수량은 한라산 남벽 81.5㎜, 윗세오름 72㎜, 삼각봉 69㎜, 진달래밭 60㎜ 등으로 산지를 중심으로 빗줄기가 점차 굵어지고 있습니다.

3. 베이징 최악의 폭우로 33명 사망, 18명 실종

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모두 33명이 숨지고 18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베이징시 인민정부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베이징 서부와 남부 지역을 덮친 폭우로 홍수와 주택 붕괴 등이 발생해 모두 3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는 응급 구조를 담당한 구조대원도 5명 포함됐습니다. 실종자도 18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도 구조대원 1명이 포함됐습니다.

베이징시는 "임무 수행 중 숨진 동지들과 비극적으로 숨진 동지들에게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와함께 이번 폭우로 129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택 20만 6천 채가 무너지거나 훼손됐습니다. 특히, 베이징 외곽 먼터우거우 주민 가운데 피해를 입은 인원은 모두 31만여명으로 지역 전체 인구의 약 77%를 차지합니다.

베이징시 기상대는 폭우기간 베이징 지역에 내린 비가 140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대 최대 강수량을 기록한 창핑구에서는 총 744.8㎜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4. "1년 지나도 저 모양이니"…포항 학교 인근 산사태 복구 하세월

"산사태가 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지금 보십시오. 아직 저 모양이니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9일 경북 포항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주변에서 만난 한 주민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흥중학교 뒤편 산 비탈면은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에 따른 집중호우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당시 많은 양의 토사가 밀려 내려오면서 시설물과 차량이 파손됐고 인근 아파트 주차장이 묻혔습니다.

교육 당국은 그동안 임시로 방수포를 설치한 상태에서 올해 6월부터 보강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공사 진행 정도가 더뎌 여전히 방수포로 덮은 상태에서 공사는 크게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10월까지 공사를 마치겠다는 방침이지만, 인근 주민은 당장 태풍을 앞두고 불안하다며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에 따른 집중호우로 범람한 포항 냉천 하류에서는 정비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중장비 작업자들이 물 흐름에 영향이 없도록 둔치에 쌓인 토사와 암석 등을 대부분 치운 상태였습니다.

지난해 침수 피해를 겪은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포항제철소 정문부터 3문까지 2m 높이의 차수벽을 세웠고 냉천 둑을 따라 시트 파일을 설치했습니다.

태풍이 다가오면서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와 울릉썬플라워크루즈호 등 울릉도와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은 대부분 통제됐습니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은 궂은 날씨에 피서객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포항시는 해수욕장에 설치된 의자와 탁자 등을 철거했습니다.

포항 동빈내항에는 대피한 어선과 각종 배로 가득했습니다.

동빈내항을 비롯해 경북 동해안에는 3천200여척의 선박이 대피한 상태입니다.

시는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미 재해약자나 취약지역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주민대피명령을 발령했습니다.

지난해 침수 피해가 난 남구 대송면 주민 5가구는 자녀나 친척 집으로 대피했습니다.

이강덕 시장은 "최근 기록적인 장마로 자연재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태풍에 대응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5. "산사태 복구도 못 했는데"…밤에도 잠 못 드는 예천 주민들

"오늘 밤은 잠 못 잘 것 같아요!"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입니다.

지난달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초토화된 마을은 여전히 복구가 한창이었습니다.

포클레인과 트럭이 커다란 돌과 흙더미 등 산사태 잔해를 연신 퍼냈습니다.

복구 노력 덕에 마을은 어느 정도 정돈된 모습을 보였으나 산사태에 휩쓸린 마을은 여전히 황폐했습니다.

곳곳에 태풍을 대비하기에는 너무 많이 부서진 집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그나마 덜 부서진 집에서는 태풍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고자 종이상자와 비닐로 부서진 곳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벌방리 주민 김종태(85)씨는 "저번에 집채만 한 바위가 떠내려왔는데, 이번 태풍은 좀 덜하겠지"라며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 선명애(52)씨는 "오늘도 태풍이 오니까 마을회관으로 가야 한다"며 "비만 오면 무조건 회관으로 대피해야 한다"라며 불안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벌방리 마을회관은 이미 대피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습니다.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에 주민들은 "또 비 온다. 비 온다"라며 웅성거리기도 했습니다.

마을회관 주변에 설치된 텐트와 구호 물품들이 바람이 날려갈까 봐 주민들이 나서서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마을회관에 남은 주민들은 실종된 주민에 대해서도 "얼른 찾아야 하는데 못 찾으니까 걱정이 된다"라며 "동네 전체가 많이 걱정하고 있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습니다.

마을회관 옆으로는 수해 피해 임시 주거용 주택 설치도 한창이었습니다.

총 11동이 설치된 임시 주거용 주택에서는 태풍에 대비한 모래주머니도 쌓여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산사태 피해 마을은 진평2리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산사태 잔해는 정리가 됐으나 황폐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진평2리 이장 윤병규(65)씨는 "태풍이 심하게 와서 위험하게 되면 주민 전체가 대피할 것"이라며 "태풍이 심하다고 해서 오늘 밤에는 잠은 못 잘 것 같다"고 걱정을 내비쳤습니다.

실종자 수색도 점차 굵어지는 빗방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태풍으로 인해 중장비를 동원한 포인트 수색만 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예천군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재민 또한 33가구 58명이 남아 있습니다.

예천군 관계자는 "산사태 피해 응급 복구 현황은 대략 80% 정도로 보고 있다"라며 "태풍 예비특보 상황이라 각 부서에서 현장점검을 하며 전 직원이 비상근무 대기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6. 대통령실, 태풍 '카눈' 대비해 비상근무 체제…"인명피해 최소화"

대통령실은 9일 제6호 태풍 '카눈'에 대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태풍과 관련해 정부는 어제 오후 5시부터 중대본 대응 단계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해 대응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실은 국정상황실 중심으로 중대본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대응할 것"이라며 "어제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태풍 대응의 중심에 두고 중앙부처, 지자체, 관계 부처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대본에 조금 전에 부서 및 소속기관에 필요한 지시를 전달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위력이 역대급이라는 보고를 받고 여름휴가 후 공식 복귀 첫날인 이날 철야 근무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가 우려됐던 지난해 9월 초 집무실에서 24시간 비상 대기한 뒤 구내식당에서 참모들과 아침 식사를 한 바 있습니다.

태풍 '카눈'은 10일 새벽 경남 통영 해안을 통해 상륙한 후 느린 속도로 한반도를 관통,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행정의 보완성 원칙이란 이론이 있는데 재난 시에는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지자체, 소방, 경찰이 중요하고, 뭔가 부족할 때는 중앙정부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중앙정부가 나서서 부족하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전반적으로 국가 총력전을 이어가는 비례 원칙에 따라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7. 산림청, 전국 산사태 위기경보 '경계→심각' 상향 발령

산림청은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9일 오후 4시를 기해 전국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심각'은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구분됩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태풍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산사태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발령한다"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우리나라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산림 방문을 자제해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8. 중대본,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산림청, 산사태 '심각' 상향

제6호 태풍 '카눈'이 내일(10일)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늘(9일)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에 재난 대응 유관 업무 종사자를 제외한 근무자에 대해 출퇴근 시간 조정을 적극 시행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재난 대응 업무 종사자는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유사시 신속히 근무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도 지시했습니다. 

중대본은 어제(8일) 오후 5시부터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높였고, 비상대응단계도 가장 높은 '3단계'로 상향해 놓은 상태입니다.

산림청도 오늘 오후 4시를 기해 전국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습니다. 

'심각'은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산림청은 전국의 산사태 위험이 높아졌다며 산림 주변 지역에서는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전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내일부터 전북에는 시간당 30mm, 동부 지역에 최대 60mm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모레까지 최대 3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9. 서서히 조여오는 '카눈'…경남 대피 시작 '201명 안전지대로'

제6호 태풍 카눈이 강도 '강'을 유지하며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상남도가 사전 대비 차원에서 주민 대피를 시작했습니다.

9일 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김해 55세대 107명·산청 27세대 38명·통영 42세대 56명 등 등 3개 시군 124세대 201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습니다. 태풍 근접으로 본격적인 비바람이 부는 등 산사태가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도는 앞으로 해안·하천가, 산간·계곡, 산사태 우려지역 등 위험 지역 주민 2700여 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킬 계획입니다. 태풍 상황에 따라 대피 주민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도는 학교·체육시설, 공공·민간 숙박시설 등 1360곳을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로 지정한 상태로, 선제 대피 명령에 따른 대피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지리산·한려해상 등 국립공원 5곳의 81개 탐방로를 비롯해 둔치주차장 15곳·하천변 167곳·지하차도 1곳·도로 1곳·하상도로 4곳을 비롯해 관광지·야영장·공원 등 모두 207곳의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저지대 등 재해취약시설 1528곳이 상황에 따라 통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도내 어선 1만 3589척과 낚시어선 1172척 등 1만 4761척은 모두 안전한 항구로 대피를 마쳤습니다. 도내 해수욕장 26곳은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임시 폐장됩니다.

마창대교와 거가대교의 통행도 제한될 예정입니다. 10분간 평균 풍속이 각각 초속 25m·20m 이상이면 전면 통제됩니다.

경남도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비상 2단계 근무로 격상했습니다. 태풍의 상륙 지점이자 오른쪽 위험 반원에 든 만큼 '인명피해 제로(0)'를 목표로 가용할 수 있는 재난 대응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정오까지 전국 처음으로 경남도-소방-경찰 상황실 합동근무를 추진합니다. 태풍 특보가 발효되면 비상 2단계 근무로 격상됩니다.

태풍은 10일 오전 9시쯤 통영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해안에는 시간당 40~60mm 폭우가 쏟아지는 등 10일까지 최대 400mm에 달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강도 '강'을 유지하며 차량이 전복될 수준인 초속 35m의 강풍도 몰고 옵니다.

10. "제발 큰 피해 없길…" 태풍 '카눈' 위험반경 동해안 초긴장 속 대비 '만전'

북상하고 있는 제6호 태풍 '카눈'이 오는 10일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태풍의 오른쪽 위험반경에 속한 강원 영동에는 최대 600mm 이상의 역대급 폭우가 예상돼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이 그 어느때보다 긴장하고 있습니다.

9일 오후 찾아간 강릉 경포해수욕장 인근의 진안상가 일대입니다. 아직은 바람도 없고 약한 비가 내리고 있지만, 주민들의 얼굴에는 큰 걱정이 묻어났습니다. 상습침수지역인 이곳은 지난 4월 대형산불로 입은 피해가 가시기도 전에 이번 태풍으로 역대급 '물폭탄'이 예보돼 있기 때문입니다.

경포호 범람에 대비해 구축한 대형 펌프와 경포해수욕장에 표시된 출입금지 깃발 등은 북상하는 태풍에 대한 긴장감마저 느껴졌습니다. 이 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우려 속에 그저 최대한 피해가 없기 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경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안모(70)대 부부는 "산불도 나고 해서 장사도 안되는 데다가 태풍까지 온다니까 잠도 안 온다. 3년 전에도 잠겼는데 (이번에도 잠기면) 살림 다 망가지고 또 시작해야 되고…자연적인 재해라 어쩔 수 없어 정말 큰 피해가 없이 지나가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지난 6~7일 밤사이 한때 시간당 90mm가 넘는 국지성 집중호우에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침수 피해 등이 속출했던 고성지역 주민들은 복구도 덜 된 상황에서 태풍 소식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주민 이모(70대)씨는 "몇일 전에도 비가 많이 와서 지금 응급복구를 하는 곳도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또 많이 온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지자체에  행정에서도 단도리를 많이 하고는 있지만 다들 걱정하는 마음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상청이 이날 오전 10시 발표한 태풍 정보에 따르면 카눈은 1시간 전 일본 규슈 남서쪽, 제주 서귀포에서는 남동쪽으로 360㎞ 떨어진 해상을 지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상청은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11일까지 강원 동해안에는 200~400㎜, 많은 곳 6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강원 영서는 100~200mm 가량의 비가 예상됩니다.

강원 영동은 이날 늦은 오후부터 비의 강도가 강해져 10일까지 시간당 60~80mm(곳에 따라 100mm 이상), 강원 영서는 10일 아침부터 밤 사이 시간당 3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동해안 6개 시·군과 산지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습니다.

특히 카눈이 지난 2002년 강원 영동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냈던 태풍 루사의 이동속도(시속 18㎞)와 비슷해 태풍 오른쪽에 놓인 동해안 지역의 피해가 우려되면서 강원도와 동해안 시·군들은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강릉에는 기상관측 이후 최대 일일 강수량인 870.5㎜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지역을 초토화시켰습니다. 강릉에서만 사망 46명, 실종 5명, 부상 17명 등 68명의 인명피해와 8천억 원 재산피해가 발생하며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됐습니다.

이에 강원도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가동하고 태풍 북상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 점검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는 산사태, 급경사지, 하천 제방 등 재난 취약지역 16만 곳을 최근 점검한 데 이어 인명피해 우려 지역 279곳에 대해서는 관리 책임자를 지정했습니다.

또 동해안 지역 어선 2500여 척을 항구로 피항시키거나 육지로 인양하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운영 중인 85개 해수욕장은 관광객이 바닷가에 접근하지 않도록 사전 통제하고, 경찰 등이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73곳에 설치된 항만 및 어항 출입 차단 조치 시설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폭우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동해안에는 3개 점검반을 파견해 소규모 항·포구와 해안가 등 재해 취약 시설을 직접 살피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이날부터 태풍특보 해제 시까지 탐방로와 야영장, 대피소, 극한탐방(암벽) 이용을 사전통제합니다. 탐방로 통제 구간은 고지대 탐방로를 포함한 전 구간입니다.

이와 함께 강릉과 속초 등 동해안 지자체들도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인명피해 제로화와 재산피해 최소화를 위한 예방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각 시·군은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계곡·야영장 등 위험지역에 대한 통제조치와 침수구간 및 교량부 폐색구간 준설,  산사태 위험지역 사전 예찰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릉시는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경우 산사태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립식 주택 141동의 안전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도 실시간 태풍 진로 확인과 선제적 안전관리 대응을 통한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 7일부터 선제적으로 광역구조본부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동부지방산림청은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장마철 발생한 산사태 피해지 주변과 산사태 취약 지역, 산불 피해지, 산림 사업지를 특별 점검하고 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모레(11일) 오전까지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고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며 "너울과 함께 해안지역에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으니 피해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1. KBS·방문진 이사 "폭주하는 '해임 열차' 멈춰야" 법적 대응 예고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들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두 방송사 이사진 해임 추진을 중단하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양대 공영방송사의 야권 이사들은 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KBS·MBC 방문진 이사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방송통신위원회가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남영진 KBS 이사장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비롯해 12명이 공동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기자회견 현장엔 KBS 남 이사장과 류일형, 이상요, 김찬태, 정재권 KBS 이사, 방문진 권 이사장과 강중묵, 윤능호, 김석환, 박선아 이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사들은 “방송통신위원회(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는 5인 합의제 기구의 틀조차 무시한 채 두 방송사의 이사장과 이사 등 3명의 동시 해임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KBS·MBC 이사장의 동시 해임은 한국 언론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특히 방통위는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동원된 해임 사유 조사 등 최소한의 법적 절차나 근거도 없이 해임 밀어붙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라고 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이 “이동관 새 방통위원장 체제가 들어서기 전에 어떻게든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마무리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는 주장입니다.

이어 “이사들을 해임한 뒤 자신들의 뜻에 맞는 이사들로 빈자리를 채우고 나면, 이 정부는 여러 구실을 만들어 KBS·MBC 사장 교체에 나설 게 분명하다. 공영방송 안팎에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고, 갈등도 키울 것”이라며 “국회 청문회를 앞둔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공산당 신문·방송, 기관지' 발언은 이 정부가 어떤 길을 밟을 것인지 보여주는 예고편이다. 이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 그 순간, 이 땅의 민주주의는 질식하게 될 것이다. 폭주하는 '해임 열차'를 최우선으로 멈춰 세워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이사들은 최근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추진된 TV 수신료(KBS·EBS) 분리 징수, 여권의 YTN·MBC 민영화 주장 등을 “노골적인 공영방송 형해화 기도”로 규정했습니다. 이들은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의 토론이나 국회의 방송법 심의·개정 절차도 없이 대통령실의 지시와 방통위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위법적으로 밀어붙인 일”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MBC의 소유구조 변경은 국회와 국민의 동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YTN 지분 매각 역시 공공적 성격의 방송을 영리 기업에 넘겨 방송 생태계에서 공공성을 약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사들은 윤석열 정부에 ▲최소한의 법적 절차도 무시한 KBS·MBC 이사 해임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공영방송 장악 음모 포기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 공영방송 토대를 뒤흔드는 조처 즉각 철회 ▲'언론 장악 기술자'로 비판받는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철회와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사퇴 등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국회를 향해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걸맞은 공영방송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 공영방송 지배·재원구조 개선 등 논의를 신속하게 시작해야 한다”라며 “논의에 국민적·사회적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필수”라고 당부했습니다.

두 이사장은 본인들에 대한 해임이 강행되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방통위는 오는 16일 남 이사장 해임제청안, 권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할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이날 남 이사장, 14일 권 이사장 소명을 듣는 청문을 계획했지만 당사자들은 해당 절차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방통위는 정미정 EBS 이사, 김기중 방문진 이사 해임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 이사장은 이날 방통위 청문에 불출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지난번 월말 정기이사회 이후 휴가기간이었기 때문에 휴가를 다녀왔더니 집에 반송 통지가 붙어 있었다. 중간에 KBS 이사회 사무실로 (통지서가) 왔는데 제가 비상임이라 사무실에서도 전해주지 못하고 반송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공식 문서를 받은 적이 없다. 메일은 왔는데 전언으로만 들었기 때문에 나갈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권 이사장은 “8월 3일 감사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도중에 사무실로 청문절차 개시 통보가 왔다고 한다. 몸이 아파서 4일, 7일 사무실을 나가지 못해 청문 통보서를 본 것은 어제(8일)였다”라며 “제게 통지된 청문기일은 14일인데, 자료를 보고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뒀다. 그 요청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라고 받아들여져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권 이사장은 또한 “KBS 고대영 전 사장이나 방문진 고영주 전 이사장의 경우 상당한 해임 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임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우리 법원의 판단이었다”라며 “해임에 대해 집행정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법부 판단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사법부가 현명하게 판단해줄 거라 믿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선 남 이사장도 “(공영방송 이사들은) 중립성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사 임기가 보장되어 있고 해임에 관해 규정이 없을 정도로 단단한 보장을 받고 있다”라며 “그래서 지금까지 이사장이 해임되면 그 뒤에 본안 소송에서 해임이 무효화됐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면) 결국은 이길 것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12. 경남 태풍 접근에 200명 대피…비·강풍 피해 10건, 인명피해 없어

북상하는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경남 일부 시군 주민들이 대피하고 강풍·호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9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도내 3개 시·군에서 124세대 201명의 주민이 태풍 피해를 우려해 마을회관이나 인근 숙박시설로 대피했다. 지역별로는 통영 56명, 김해 107명, 산청 38명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통영, 거제, 남해, 창원, 김해, 함안, 진주, 하동, 사천, 고성 등 경남 10개 시·군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됐고 통영에는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다.

태풍의 영향으로 경남 전역에는 현재 시간당 10~20㎜의 강한 비가 내리고 경남 남해안에는 최대순간풍속 15~20m/s의 강풍이 불고 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도내 주요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거제 52.4㎜, 양산상북 45.5㎜, 지리산(산청) 44㎜, 청덕(합천) 42.5㎜, 진영(김해) 42㎜, 남해 40.8㎜, 함양군 35.7㎜, 대곡(진주) 35㎜다.

경남 남해안에서 측정된 최대 순간 풍속은 매물도(통영) 26.7m/s, 상주면(남해) 18.8m/s, 서이말(거제) 17.6m/s다.

경남·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강풍이나 호우피해 신고는 총 10건 접수됐다. 인명피해는 없었고 강풍으로 인한 구조물 탈락이나 낙석 위험 등의 신고였다.

오전 6시5분쯤 경남 사천시 동금동의 한 공사장에서 구조물 탈락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오전 10시46분에는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에서 현수막이 바람에 날려 위험하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3시17분에는 합천군 가야면에서 낙석 위험 신고가 들어와 출동한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했다.

경남도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도내 둔치주차장 15개소, 하천변 산책로와 세월교(소규모 교량) 167개소, 관광지 7개소, 지하차도 1개소, 도로 5개소를 통제하고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기상청은 경남 전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서는 9~10일 사이 경남에 100~300㎜, 경남 남해안과 서부내륙은 400㎜의 많은 비를 예보했다.

13. 남북 같이 때린다…태풍 '카눈', 246명 사망·실종 '루사' 닮은꼴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종단으로 훑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02년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남긴 태풍 루사에 비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2년 8월31일 전남 고흥에 상륙한 루사는 이튿날 동해로 빠져나갈 동안 246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역대 최대인 5조1500억원 재산 피해를 남겼다. 이때 강원도 강릉에만 하루 870.5mm 비가 내렸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 가장 많은 강수량이었다.

인명피해는 1959년 사라가 사망, 실종자를 통틀어 8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추석 연휴(9월15~18일) 남해안에 상륙해 영남을 휩쓸었다. 1972년 베티와 1987년 셀마 때도 각각 550명, 345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다.

재산 피해 기준으로 에위니아(2006년 7월, 1조8344억원)와 올가(1999년 7~8월, 1조490억원)도 만만치 않았다.

카눈은 지난해 포항을 할퀸 힌남노와 비슷한 규모로 상륙할 전망이다. 강풍 반경(초속 15m 이상 구역)이 340km로 한반도 동서 폭 300km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전 9시 통영 북서쪽 40km에 닿은 뒤 북진해 오후 3시 청주 남동쪽 20km 지점, 오후 9시 서울 동쪽 30km 지점을 지나겠다. 밤사이 수도권을 휩쓴 뒤 11일 북한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100~200㎜, 강원 영동 200~600㎜, 강원 영서 100~200㎜, 충청권 100~200㎜, 호남권 100~300㎜, 영남권 100~400㎜, 제주도 100~300㎜다.

수학여행단의 이른바 '스프레이'로 촉발된 보안검색 여파로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되고 수하물이 뒤섞이는 등 제주국제공항에서 대혼란이 빚어졌습니다.

25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국제공항의 보안검색 등 문제로 지난 24일 하루에만 제주공항의 출발 122편, 도착 123편 등 항공기 245편이 무더기 지연 운항했습니다.

제주로 수학여행 길에 오른 학생들의 위탁 수하물에서 잇따라 반입이 금지된 품목이 감지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태가 벌어진 곳은 대부분 김포공항이었습니다.

검색 장비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자, 공항공사와 항공사 직원들이 대거 투입돼 대대적인 확인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공항공사는 보안검색대를 늘려 수하물 개봉 작업을 벌였습니다.

검사 결과, 장비에 감지된 물건은 스프레이류와 액체류였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0) 및 국내항공법에 따라 폭발물류와 가스류, 인화성 액체 등은 수하물 반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 여파로 이른 아침부터 수학여행단 출발이 늦춰지면서 제주행 항공편에 대한 무더기 지연 사태를 야기했습니다. 일부 수학여행단은 항공기에 탑승 후 1시간 넘게 대기하기도 했습니다.
예정된 항공기가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서 제주공항 일대에는 교통체증이 더 심화됐습니다. 수학여행단을 태울 전세버스가 누적돼 뒤엉키면서 주차 대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수하물 검색도 온종일 지연되면서 일부 항공기는 승객들의 짐을 싣지 못하고 우선 출발하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이에 제주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자신의 수하물을 찾지 못해 또 다시 대기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일부 승객들은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제주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주인 잃은 수하물이 뒤늦게 제주공항에 도착하면서 각 항공사는 직원들을 투입해 가방을 분류하고 소유자를 찾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모 항공사의 경우 늦은 밤까지 용달차를 제주공항으로 배차시켜 여행가방을 승객들의 숙소까지 실어 나르기도 했습니다.

한차례 홍역을 치른 한국공항공사와 각 항공사는 김포공항 등 출발 공항에서 위험물질 수하물 반입 금지 사실을 알리고 사전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어제 밤 10시50분까지 수하물이 제주공항에 밀려들었다"라며 "오늘(25일)은 김포공항에서 검색 문제가 해소돼 항공기가 대부분 정상 운항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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