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빅리그'가 올해만 벌써 두 번째 편성 변경에 들어섰습니다. 위기의 신호일까요? 아니면 새 출발의 다짐일까요?

지난 3월 tvN 측은 "4월 1일부터' 코미디 빅리그'가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라며 편성 변경 소식을 전했습니다.

'코미디 빅리그'는 기존 일요일 오후 7시 40분에서 토요일 오후 10시 40분으로 시간대를 옮기며, 밤 시간대로 이동해 코미디의 폭과 다양성을 넓히며 젊은 타깃 시청층을 확장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7일, 편성 변경 3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시간대를 옮겼습니다. "수요일 저녁 시간대에 예능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잦은 편성 변경이 프로그램의 폐지로 이어진 전례가 많기에, 시청자들은 "시그널이 좋지 못하다. 폐지 안됐으면 좋겠다", "또 옮기네. 왜 이렇게 자주 옮기냐?", "코빅 영원하길 바란다", "코미디 프로그램 이것 하나인데 주말 개그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등의 아쉬움과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신입 코미디언 공개 모집을 진행했기에 '폐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개그맨 최성민 또한 이를 언급하며 "코빅이 없어진다면 신입 모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폐지설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간 '코미디 빅리그'는 비정기적으로 비공개 모집을 통해 신인 코미디언을 발굴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내 유일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신인 코미디언의 등용문이 되고자 지원 규모를 확대해 공개모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또한 공개 모집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KBS 2TV '개그 콘서트' 또한 지난 2018년 32기 공채가 선발됐지만 얼마 못 가 2020년 6월 폐지된 바 있기에, 우려를 완전히 잠재우진 못하다니 마음이 너무 많이 착잡합니다.

tvN '코미디 빅리그'는 지난 2014년 MBC '코미디의 길', 2017년 SBS '웃찾사 레전드 매치', 2020년 KBS2 '개그 콘서트'의 폐지 이후 유일한 공개 코미디로 프로그램이 지닌 의미가 큽니다.

비록 시청률은 1~2%를 멤돌고 있지만, 해당 영상들은 유튜브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재생산 되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숏츠 플랫폼의 경우 최소 100만에서 600만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2023년 백상예술대상 여자 예능상을 거머쥔 이은지, 부캐 최준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대세 코미디언 김해준, '무적 해병'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경호 등은 '코미디 빅리그'가 발굴해온 인재들입니다. 잦은 편성 변경으로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쏟아내는 이유입니다.

이에 더해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수요일 밤은 다소 애매한 시간이기에 아쉽다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국내 유일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500회까지 넘긴 '코미디 빅리그'의 선택이 초강수가 될 지 위기로 다가올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디지털 미디어 채널 딩고(dingo)가 '빅 재미'를 담은 신규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갑작스러운 지상파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의 죽음으로 활동 무대를 잃었던 개그맨들이 유튜브를 통해 넘치는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딩고는 최근 부캐와 탄탄한 세계관으로 새로운 웃음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수많은 개그맨,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참신한 웹 예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딩고는 신규 콘텐츠 '멀티벌스(MultiVerse)'를 론칭하고, 지난 10일 오후 6시 딩고 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첫 화인 크리에이터 나선욱 편을 공개했습니다.

'멀티벌스'는 딩고의 킬러 콘텐츠인 '킬링 벌스'의 스핀오프 콘텐츠로, 뮤지션이 자신의 히트곡을 메들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킬링 벌스', '킬링 보이스'처럼 개그맨들의 다양한 캐릭터와 유행어를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는 메들리 형식의 스탠딩 코미디 콘텐츠입니다.

'멀티벌스' 첫 주자로 출격한 크리에이터 나선욱은 개그 전문 유튜브 채널 '별놈들'에서 99대장 나선욱을 비롯해 뚱시경, 뚱종원, 감성욱 등 수많은 부캐로 활약하며 '대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99년생 일진 대장 나선욱의 일상을 담은 페이크 다큐 '문신돼지충 브이로그(Vlog)', '문돼의 온도' 시리즈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나선욱은 이번 '멀티벌스'를 통해 성시경의 히트곡을 패러디한 뚱시경의 '너의 모든 순(대)간', '제주도 푸른 밥', '오뚜기 밥', '먹을텐데' 라이브부터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패러디한 뚱종원의 캐릭터 연기까지 다양한 부캐 플레이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부캐 세계관 최강자로 꼽히는 개그맨 김해준 또한 딩고의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앞서 김해준은 제일기획이 제작하고 딩고가 힘을 보탠 웹 예능 '제일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그룹 에이비식스(AB6IX) 이대휘와 프로젝트 그룹 쿼카N수달을 결성, 지난 11일 신곡 '서머(Summer)'를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딩고 뮤직의 웹 예능 '카페 기생충'의 메인 호스트로도 활약중인 김해준은 지난 11일 오후 7시 딩고 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서준맘의 기절요리'에 게스트로 출연해 서준맘 류인나(개그우먼 박세미)와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줬습니다.

'서준맘의 기절요리'는 신도시에서 가장 핫한 엄마인 서준맘의 초간단 기절요리를 담은 웹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고민이나 사연을 받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로 해결해주는 '토탈 쿡방'을 콘셉트를 표방합니다.

김해준은 요리 중간중간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인기 콘텐츠 '05학번 이즈 히어' 속 조정구로 돌변해 자신의 앙숙인 서준맘과 열띤 토크를 펼치는가 하면, '친구와의 동업'을 주제로 서로 한마디도 지지 않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씨앗을 키울 토지가 없으니 수입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위험 요소가 따릅니다. 한국 예능이 딱 이 상태입니다. 한때 예능계에 인재를 보급하던 지상파 공개 코미디가 전멸하면서 유튜버, 일반인 등을 섭외하지만 그들의 과거 이력이 논란이 되면서 방송에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KBS2 ‘개그콘서트’가 2020년 종영하면서 지상파 공개 코미디 무대가 ‘전멸’한 지 약 3년이 지났습니다. ‘개그콘서트’ 폐지 후 1년 6개월 만에 ‘개승자’라는 공개 코미디 서바이벌이 방송되기는 했으나 일회성에 그쳤기에 사실상 지상파 공개 코미디 무대는 여전히 ‘전멸’ 상태입니다. 그나마 tvN ‘코미디 빅리그’가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부분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최근 예능은 ‘인맥 예능’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습니다. ‘거기서 거기’,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포맷만 다를 뿐 출연진이 비슷해 신선함과 재미를 잃습니다.

실제로 ‘뭉쳐야 뜬다’에서 호흡을 맞춘 김용만·김성주·안정환·정형돈은 ‘뭉쳐야 뜬다’, ‘뭉뜬 리턴즈’, ‘시골경찰 리턴즈’까지 출연했고,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 중인 탁재훈·이상민·임원희·김종국 등은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 중입니다. ‘OO 라인’, ‘OO 사단’이라는 이름 아래 비슷한 출연진이 여러 예능에서 모습을 보이는데, 처음에는 신선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하고 식상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렇게 인맥 예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지상파 공개 코미디라는 토지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MBC ‘개그야’와 KBS2 ‘개그콘서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지상파 공개 코미디는 한국 예능계를 이끌어갈 인재들을 공급해왔습니다. 이 무대를 토대로 관객, 시청자들과 거리감을 좁히고, 유행어를 만들면서 주목을 받았고, 광고 및 타 예능 출연으로 활동을 넓혀가는 게 자연스러웠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길을 밟은 이들이 현재의 예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스타들입니다. 유재석, 김준호, 박나래, 장도연 등 공채 개그맨들이 공개 코미디 무대를 통해 성장한 끝에 현재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공개 코미디 무대가 ‘전멸’하면서 관객, 시청자들이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공개 코미디 무대에 서지 못하는 개그맨들이 유튜브 등으로 진출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돌아오는 ‘금의환향’의 경우도 있지만 모두 그런 것만은 아니기에 마냥 기대할 수만 없는 부분이고, 그들이 유튜브에서 선보이는 소재, 콘텐츠는 지상파 심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최근 예능에는 배우, 가수 등이 ‘루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튜버, 일반인들이 스타덤에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검증’ 기간이 부족하고 과거에 대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마냥 안심하고 섭외할 수만 없는 노릇입니다.

최근 KBS가 ‘개그콘서트’ 재개 시점을 오는 6월로 잡고 방송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을 의미하는 ‘라스트 개콘’(가제)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출연자에게도 직접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KBS 측은 “현재까지 확정된 바 없다”, “‘개그콘서트’ 부활의 필요성은 KBS 안에서 꾸준히 언급돼 왔다. 다만 현재 편성 시기, 제목, 섭외 모두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방송사들도 현재의 상황을 알고 있으며, ‘개그콘서트’ 같은 지상파 공개 코미디를 통해 예능계에 활력을 주고자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 등 고자극에 노출되어 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트렌드가 달라지고,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달라진 만큼 부활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바라봐주고 보살펴 주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또 다시 ‘공개 코미디 실패’, ‘전멸’이라는 경험만 답습하게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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