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도내 곳곳에서 100건 이상의 피해가 속출했으나 사상자 등 대규모 수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0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이날 오후 8시께 충주를 거쳐 경기도 남부지역으로 북상했다.

당초 오후 3시께 청주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남해안 상륙 후 대구와 상주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후 6시께 충주를 지났다.

당시 태풍 규모는 중심기압 985hPa, 최대풍속 초속 22m로 약화했다. 강도는 '중'에서 등급이 부여되지 않을 정도까지 떨어졌다. 태풍 강도는 최대풍속이 초속 25m 이상일 때부터 매겨진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일 강수량은 영동 204.5㎜, 단양 157㎜, 괴산 142㎜, 청주 135.5㎜, 옥천 127㎜, 증평 123.5㎜, 진천 123㎜, 음성 116.5㎜, 충주 115.4㎜, 보은 97.8㎜, 제천 82.4㎜를 기록했다.

최대 풍속은 괴산 청천의 초속 23.2m로 측정됐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로파손 2건, 철도 1건, 주택침수 1건, 수목전도 46건, 배수지원 7건, 안전조치 6건, 토사유출 7건, 도로침수 7건의 피해를 잠정 집계했다.

59가구, 128명은 침수 우려로 일시 대피한 상태다.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에서는 삼봉천 수위 상승으로 15가구 30여명이 고지대로 대피했고, 영동읍 화산리 한 야산에선 옹벽 붕괴로 2가구 5명이 몸을 피했다.

영동군 상촌면 고지대에 위치한 캠핑장에서도 50명이 고립돼 비상 식량이 지원됐다.

소방당국에는 오후 5시까지 12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배수지원 4건, 수목전도 60건, 맨홀 2건, 전기시설 2건, 간판 5건, 도로 9건, 제방 2건 등의 안전조치 활동이 이뤄졌다.

수령 600여년의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곁가지 2개를 잃었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하상도로 4곳, 지하차도 10곳, 둔치주차장 27곳, 일반도로 29곳, 세월교 4곳을 통제하고 소백산과 월악산, 속리산 국립공원의 입산을 전면 금지했다.

청주국제공항에선 항공기 39편이 결항됐다.

태풍 '카눈'은 이날 자정 경기도 북부를 거쳐 북한으로 넘어간 뒤 11일 오전 9시 평양 인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소멸할 전망이다.

11일 새벽까지 충북지역 예상 강수량은 5~40㎜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도내 전역에 내려졌던 태풍경보를 태풍주의보로 격화한 뒤 오후 10시를 기해 보은·옥천·영동지역의 태풍주의보를 해제했다.

충북에 15일까지 최대 300㎜의 국지성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산사태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4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충주와 제천, 음성 등 중·북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지역별 강우량은 음성(금왕) 112.5㎜, 제천(백운) 112㎜, 충주(노은) 108㎜ 등입니다.

이 비로 충주 엄정면에는 도로에 토사가 유실되고, 음성 맹동면에는 도로로 나무가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산림청은 전날 오후 10시 30분부터 충북 지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발령한 상태입니다. 경보단계는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입니다.

충주와 제천, 음성 지역은 2020년 여름에도 많은 비가 내려 큰 피해가 났던 곳입니다. 2020년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제천 금성면에는 902㎜, 충주 산척면에는 868㎜가 쏟아졌습니다.

당시 집중호우로 사망 8명, 부상 4명 등 인명피해와 함께 산사태도 잇따랐습니다. 충주 193곳, 제천 78곳, 음성 25곳에 달합니다.

산사태는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지며 발생합니다. 한 번 발생하면 복구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주민에게 치명적입니다.

나무가 비정상적으로 기울거나 급경사지에서 물이 솟아오르면 산사태 전조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계곡물이 갑자기 끊겨도 산사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충북도 관계자는 "노약자와 어린이는 외출을 자제하고,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가스와 전기는 차단해야 한다"라며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은 대피 장소를 사전에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충주 엄정면의 한 주민은 "아직도 3년 전 산사태 피해 상황이 생생하다"라며 "올해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충주시·제천시·음성군은 재난상황실을 가동해 비상근무에 돌입했습니다. 산림녹지과 직원들은 산사태 예방단과 순찰하고 있습니다. 산사태 위험지도는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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