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일까요? 쇄신일까요? 방송가에 연이어 칼바람이 붑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폐지할 프로그램은 따로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한 영향력과 울림을 줬던 프로그램이 종영 수순을 밟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앞서 두달 전, 26년 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 또한 폐지설에 휩싸였습니다. 최근 방송계에 따르면 SBS ‘세상에 이런 일이’ PD는 최근 방송국 측으로부터 폐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OSEN 확인 결과, 출연진도 해당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알려졌는데 이에 시청자는 물론, SBS 시사교양본부 PD들은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프로그램 폐지를 반대한다"라는 목소리를 냈으며 PD들은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은 본부 전체의 인재 양성 과정, 인력과 자원 배분의 문제를 뒤흔드는 중요한 일이다.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의 과정이 없이 결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어제(14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측에서는 다가오는 5월을 맞아 폐지가 아닌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잠시 휴지기를 갖는다고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SBS 파워FM(수도권 기준 FM 107.7㎒)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약칭 아침창)'에서도 DJ 김창완이 하차 소식을 전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무려 23년 간 '아침창'을 이끌어오던 장수 DJ의 갑작스런 하차 소식도 큰 충격을 안기는 것입니다.

김창완은 당분간 휴식기를 가진 뒤 2024년 하반기 쯤 SBS 러브FM(수도권 기준 FM 103.5㎒)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옮긴다고는 하지만, 그 동안 매일 아침을 책임졌던 DJ 김창완도 생방송 도중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어 아침창 식구 여러분들과 네티즌들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저조한 시청률로 인한 일종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방송가 사정상 매번 적자를 견뎌내며 '수익성이 낮은' 프로그램을 유지하기는 곤란할 터입니다. 다만 시청자에게 있어 지상파 방송국 프로그램은 '상품'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에 안타까움이 큰 이유입니다.

최근 SBS 뿐만 아니라 KBS도 종영 찬바람이 불었습니다. 앞서 '홍김동전'과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갑작스러운 폐지 통보를 받았고, '역사저널 그날'도 예고 없이 종영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의 경우 재미와 유익함, 감동까지 모두 전달하며 순기능을 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더욱 실망감을 안긴 것입니다. 급기야 누리꾼들 사이에선 "폐지해야 할 프로그램은 따로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방송가에서 내놓는 프로그램들이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슷한 구조와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지상파 관찰 예능이 그 예인데, 연예인들의 결혼 생활, 육아, 혹은 이혼과 재혼 등 '사생활' 영역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는 더 나아가 자극적이고 매운맛과 짠맛 가득한 장면으로 흥미로움을 유발하기도 했으나 반대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피로함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화제성 경쟁력을 위해서 방송가에서는 더욱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록 방송가는 도태될 우려도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다양한 시청층은 OTT나 유튜브를 찾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시청률은 하락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신선한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 지상파 방송국 3사(KBS·MBC·SBS)는 보다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템과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유익과 재미, 감동을 안기는 내용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과 MC들이 종영 인사를 건넸습니다.

지난 11일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은 455회를 마지막으로 방송을 마무리했습니다. 제작진은 "'역사적인 그날'이 지난 2013년 10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해 PD 55명, 작가 56명, 패널 75명이 거쳐갔다"라고 되돌아봤습니다.

분장실에서 역사 강사 최태성은 "이렇게 분장을 받은 지 10년이 흘렀다. 앞으로도 새로운 버전의 '역사적인 그날'을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패널 이시원은 "역사를 뜨겁게 사랑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 행복했다"라고 했고, 허준은 "역사가 중요하구나. 사명감 같은게 생겼다. '역사저널 그날' 본관을 가지고 살아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이었던 이익주 교수는 "여러 역사 프로그램 가운데 역사 왜곡을 가장 안 하려고 노력하는, 역사 왜곡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확실히 가진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서 연구자로 애정을 갖고 프로그램을 함께해 왔다. 끝이 있으면 다시 시작이 있기 마련이다. 잠시 쉬고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시작되길 바라겠다"라고 전했습니다.

2013년부터 '역사저널 그날'의 MC를 맡았던 최원정 아나운서는 "언젠가 오겠지 했는데 끝인사를 하는 날이 오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아나운서는 "2013년부터 10여 년 마주한 455번의 메시지, 그리고 역사의 무게"라고 멘트를 이어가다 끝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는 "그 무게,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면서 조만간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마이크 앞에 서겠다"라고 이야기하며 박수로 마무리했습니다.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부터 방영된 KBS 1TV 간판 시사 교양 프로그램입니다. 종영에 대한 예고없이 갑작스러운 출연진들의 인사에 애청자들은 의아함을 표현했습니다.

출연진 역시 새로운 '역사저널 그날'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앞서도 잦은 시간대 변경, 휴식기가 있었기에 잠시 휴식 후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KBS는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재정 악화로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의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과연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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