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미디어렙 지분초과 SBS에 3차 시정명령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미디어렙) 소유금지 법령을 위반한 SBS에 세 번째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SBS와 카카오에 소유제한 지분 초과에 관한 시정명령을 의결했습니다.

미디어렙인 SBS M&C 주식 40%를 가진 SBS는 2022년 모기업 태영그룹이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대기업으로 지정돼 지분 초과소유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및 계열사는 미디어렙사의 주식 또는 지분의 10%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SBS M&C는 SBS의 광고업무를 대행하는 자회사입니다. 보도 기능이 있는 주요 방송은 직접 광고영업을 할 수 없어 광고업무를 대행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방통위에 따르면 SBS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후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제출했습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해제되면 자동으로 지분 문제가 해소된다는 것입니다.

방통위는 이를 고려해도 현행법 위반 상황이기에 시정명령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상인 부위원장은 “SBS는 1, 2차 시정명령에도 위반 사항을 해소하지 않고 있다”라면서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이며 출자제한 집단에서 해제될 가능성 있고 (대기업의 방송 소유규제 완화) 법령 개정이 논의 중인 점을 고려해 고발 여부는 추후에 논의하되 3차 시정명령은 부과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SBS는 같은 이유로 2022년 9월, 2023년 7월 시정명령을 받았으나 지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SBS는 2022년 9월 방통위의 첫 시정명령이 나오자 입장문을 내고 “방송법 시행령상 대기업 기준은 지난 2008년 10조 원으로 상향된 이후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그대로 유지돼 국내 미디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카카오는 SBS M&C의 주식 10%를 보유 중인데, 지난해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 계열이 된 SM컬처앤콘텐츠(SM C&C)가 미디어렙을 소유할 수 없는 광고사업자(광고대행자)이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는 지분을 민영방송에 매각하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KB증권은 22일 SBS에 올해 광고 매출과 사업 매출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태영건설 부도 위기로 5월까지는 변동성도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목표주가는 기존 3만 8000원에서 15.7% 하향 조정한 3만 2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최근 태영건설은 회계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감사 의견 거절 사유는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주요 감사 절차의 제약'이 사유고, 이의 신청 기한은 4월 11일입니다. 향후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기업개선 계획 의결일이 예정돼 있고, 그 후 약정일이 체결됩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매각과 관련해 5월까지 불확실성이 크고, SBS 주가에 계속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올해 광고 시장, 특히 TV 광고 시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짚었습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도 올해 지상파 광고 시장을 전년 대비 0.7%, 2022년 대비 22.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마찬가지로 SBS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올해 광고 매출액을 3558억원으로 추정한다"라며 "올해 1분기 SBS의 광고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7월 말부터 시작되는 파리 올림픽 중계를 기점으로 개선이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사업 매출도 올해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디즈니 플러스·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향으로 판매되는 매출은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웨이브·유튜브에 콘텐츠를 제공해 발생하는 매출액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된다. 국내 플랫폼은 콘텐츠 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SBS는 광고 업황을 고려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드라마 작품을 방영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작품 수 증가에 따른 판매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14일 방송가에 오랜 역사의 프로그램 두 편의 종방과 관련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나는 1998년 5월부터 방송된 SBS TV 간판 시사 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또 하나는 1996년 11월부터 매일 아침 9시에서 11시까지 방송중인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입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1월 종방설에 이어 또다시 종방과 관련한 소문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프로그램이 휴지기를 갖는다”라고 표현했지만, 앞선 많은 사례처럼 휴지기가 언제 끝날지는 예상할 수 없습니다.

SBS는 이미 “프로그램의 형식이 오래됐다”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SBS 시사교양본부와 시청자들은 반대의 뜻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시사교양본부 PD들은 당시 “프로그램의 폐지를 반대한다”라며 시간대 이동을 요청합니다. 힘을 모아 프로그램을 지켜야 한다“라는 성명도 냈습니다. 시청자들 역시 각종 게시판에 폐지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도 2000년 10월 2일부터 방송했습니다. 23년 동안 매일 아침 라디오로 청취자들을 만난 김창완은 14일 방송에서 초대 손님 잔나비와 함께 라이브를 펼쳤습니다. 결국 그는 마지막 라이브 무대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23년 정든 부스를 떠나는 억하심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처음 ‘아침창(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라고 표현해 하차가 방송사의 방침임을 밝히면서 “귀가 저절로 닫히는 느낌이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애청자들 역시 20년 넘게 자리를 지킨 DJ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편성을 바꾸고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진행자를 바꾸는 것은 방송사의 권한이지만 SBS의 최근 행보는 당사자들의 동의는 없어 보입니다. 김창완과 마찬가지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진행한 MC 임성훈 역시 일부 매체에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라며 상황 변화를 건의할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SBS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빗대 설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듭니다. 지속적인 지상파 방송국 채널의 수익 감소는 채널의 존립마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시청료로 존속하는 KBS는 일찌감치 1000억원대의 제작비 절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MBC 역시 사안의 경중만 있을 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SBS는 여기에 대주주이면서 태영건설의 지주회사인 TY홀딩스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위기상황을 해결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중고 상황입니다. SBS 노동조합 측은 최근 “(TY홀딩스의 인수가)결국 SBS의 자본이 투입되고 있고, 빚보증까지 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라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시청률 등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수치들이 판단의 우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0년이 넘는 장수 프로그램의 교체는 방송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결정이지만 SBS를 둘러싼 상황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방송은 결국 이야기이며 이 이야기가 쌓이는 역사입니다. 특히 교양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의 경우는 오랜시간 방송하면서 방송사의 이미지와 충성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김창완은 ‘아침창’ 마지막 방송 도중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변화하는 시장 구도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상파 방송국 채널의 위기가 투영되는 순간입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홍김동전', 그리고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까지, 최근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 연달아 폐지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KBS 측 관계자는 OSEN에 ““‘홍김동전’은 1월 중순 종영됨을 알려드립니다.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19일에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1월 중순 종영된다. 그외 별도의 입장은 없다”라고 추가 입장을 전했습니다.

‘홍김동전’은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우영을 중심으로 KBS에서 나오기 어려운 예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특히 2040 세대의 인기를 모았습니다. 비록 시청률은 1~2%를 기록했으나, 1월 1일 기준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KBS 비드라마 30주 1위를 달성하는 등 OTT 플랫폼 웨이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습니다. 이밖에도 다수의 팬클럽을 보유하는 등 고정 시청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낮은 시청률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에 KBS 측은 "'홍김동전'은 안타깝게도 폭넓은 시청층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미 지난해 4월, 종방을 검토했었습니다. 단순히 시청률 뿐만이 아닌 수신료 분리 징수 등으로 어려워진 공사의 재정 상황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후 ‘홍김동전’의 팬들은 KBS 시청자센터를 통해 폐지 철회 청원을 남기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홍김동전'은 지난 1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눈물의 이별을 고해야 했습니다.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비슷한 수순이었습니다. 송은이, 김숙, 김종국, 정형돈, 민경훈과 게스트가 상식 문제를 푸는 퀴즈 프로그램으로 약 7년 동안 이어져 온 '장수 예능'에 안착했지만, 최근 3~4%대의 낮은 시청률로 고전해 왔습니다.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고, 패널로 활약해 왔던 이찬원은 지난 17일 방송분을 통해 "제가 했던 고정 프로그램이 30개 정도가 되는데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이라며 "새로운 분들도 많이 뵙고, 문제를 맞히고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었다"라는 말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26년 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 또한 폐지설에 휩싸였습니다. 최근 방송계에 따르면 SBS ‘세상에 이런 일이’ PD는 최근 방송사 측으로부터 폐지 통보를 받았고, OSEN 확인 결과 출연진도 해당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이에 시청자는 물론, 시사교양본부 PD들은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PD들은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은 본부 전체의 인재 양성 과정, 인력과 자원 배분의 문제를 뒤흔드는 중요한 일이다.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의 과정이 없이 결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SBS 관계자는 OSEN에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 현재 다각도로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지만, 마찬가지로 저조한 시청률로 인한 일종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방송사의 사정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 하락과 정부의 공적 재원 축소 등으로 매번 적자를 견뎌내며 '수익성이 낮은' 프로그램을 유지하기엔 방송사 입장도 곤란할 터입니다. 다만 시청자에게 있어 방송 프로그램은 '상품'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건강한 웃음, 유익한 정보 등으로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들며 하나의 '추억'이 되기도 합니다. 연달아 전해지는 폐지 소식이 씁쓸하게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최근 아시아계 최초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들어 올린 양쯔충(양자경)의 수상 소감 일부를 삭제했다가 논란이 된 SBS가 단독 여성 앵커를 발탁했습니다.

반페미니즘 행보가 해외언론에까지 보도되며 뭇매를 맞은 SBS28년 만에 단독 여성 앵커 체제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됩니다.

SBS17봄 개편을 맞아 오는 43일부터 모든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 진을 새롭게 개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SBS는 평일 ‘SBS 8 뉴스는 김현우와 김가현주말 ‘SBS 8 뉴스는 정유미 기자 단독 앵커로 진행합니다. 여성 앵커가 단독으로 메인 뉴스를 진행한 건 19959‘SBS 뉴스 2000’의 이지현 앵커 이후 28년 만입니다.

SBS정유미 신임 앵커는 과거 주말 SBS 8 뉴스앵커로 활동했던 박현석 기자와 부부여서 최초의 부부 앵커라는 새로운 타이틀도 갖게 됐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평일 모닝와이드는 정윤식과 주시은 앵커, ‘스포츠 뉴스는 김다영, ‘뉴스 브리핑은 편상욱, ‘오 뉴스는 고희경 앵커가 진행합니다.

한편 SBS는 앞서 지난 13일 양쯔충의 수상 소감 중 여성 여러분이라고 말한 부분을 묵음 처리하고 자막에서도 삭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관련 논란이 커지자 미국 TIME 잡지는 지난 15반 페미니스트 백래시가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방송사가 양자경의 오스카상 수상 연설을 검열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라디오방송 NPR도 관련 소식을 전하며 자신이 성차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주도하는 반페미니즘 물결은 한국에서 여성 권한 강화에 대한 논의에 낙인을 찍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양자경의 출생지인 말레이시아의 더 스타지도 성별에 대한 언급을 배제하기 위해 여성들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은 많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라며 누리꾼들의 반응을 전해 망신을 당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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