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가 광복절에 일본 기미가요를 방송해 비난받은 데 이어 한글날 특집 방송에 한글 자막을 반복적으로 틀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10일) KBS에 따르면 KBS 1TV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는 한글날인 어제(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 행사를 중계방송했습니다.

문제는 행사 끝 무렵 서도밴드의 '한글 뒤풀이' 공연 중계에서 터졌습니다. 한글 자음 '기역 니은 디귿 리을' 가사를 '기억 니은 디읃 리을'이라고 오기된 자막을 내보낸 것입니다. 한글 자모의 첫 번째 글자인 'ㄱ'은 '기역'이라고 읽는 게 맞습니다. 'ㄷ' 또한 '디귿'이라고 해야 합니다.

서도밴드의 노래 '한글 뒤풀이'는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이 가사 대부분이라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기역'과 '디귿'이 아닌 '기억'과 '디읃'으로 자막이 나갔습니다. 실제 행사 배경에는 '기역'이라고 올바르게 쓰여 있었지만, KBS와 KTV 생중계 자막에는 맞춤법이 틀려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KTV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방송 채널이고, KBS는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입니다. KBS 측은 논란 이후 "자막이 그렇게 나간 경위에 대해 파악 중이며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밝힐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기획사가 제공한 가사 자막에 오류가 있었으나 방송용으로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라며 "자막 오류를 발견한 뒤 다시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수정작업을 거쳐 서비스를 재개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KBS는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KBS 1TV의 '우리말 겨루기'(2003년 11월 5일 ~ ON AIR)를 20년 넘게 편성 중이며, 홈페이지에는 '우리말 바로 알기'라는 메뉴를 운영해 올바른 한글 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영방송사가 한글날 특집 방송의 자막 감수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이 더욱 가세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KBS는 광복절 0시 일본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KBS 1TV 'KBS 중계석'으로 편성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이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은 웬만한 문화 소양을 갖춘 이에게는 상식적인 지식으로 통합니다. 때문에 광복절에 '나비부인' 편성은 단순 실수라기 보다 의도적 편성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지난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관련 안건 심의에서 의견진술에 출석한 KBS 측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라며 "특별 감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KBS 1TV 'KBS 중계석'은 경미한 행정지도인 '권고'를 처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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