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한반도 인명·가축피해 속출…"폭염 식을 기미가 없다"

'말복'을 하루앞둔 어제(13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폭염특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무더위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기상당국이 주의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기상청, 소방당국에 따르면 올해 충북지역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20분께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한 길가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A씨(50대)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이튿날 숨졌습니다. 사인은 열사병입니다.

충북지역의 온열질환자는 전날(12일) 기준 134명입니다. 증상별로는 열탈진 85명, 열사병 30명, 열경련 10명, 열실신 9명 순이었습니다.

가축·양식 폐사 등 재산상 손실도 발생했습니다. 전남지역에는 이날 도내 2개 농가에서 닭 1만 9550마리, 돼지 21마리 등 총 1만 9571마리의 가축이 폐사했습니다.

올 여름 폭염으로 전남 122개 농가에서 ▲닭 15만 1621마리 ▲오리 1만 1393마리 ▲돼지 5575마리 등 총 16만 8589마리가 죽었습니다. 잠정 피해 추산액은 23억 5400만원에 달합니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 양식장에서는 이날 우럭 1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당국은 고수온 영향에 의한 폐사인지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수산 분야 누적 피해는 4개 어가, 28만 8000마리로 피해액은 5억 16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동해안의 고수온 영향으로 양식어류 폐사는 포항지역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포항지역 내 육상 양식장 16곳에서 강도다리, 넙치 등 어류 6만4000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피해가 잇따르자 포항시는 양식장에 액화산소 등을 지원하고 해수온도가 더 올라갈 것에 대비해 얼음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제주 일부지역은 29일 째 열대야가 지속 중입니다. 열대야란 오후 6시 1분~익일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입니다. 다만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면 열대야 관측 기록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날 제주지방기상청이 기록한 주요 지점의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7.7도, 서귀포(남부) 27.5도, 성산(동부) 25.9도 등입니다.

특히 제주 북부지역은 지난달 15일 이후 29일째 연속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2016년 39일 연속(7월 18일~8월 25일), 2023년 33일(7월 22일~8월 23일)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열대야 현상은 강원 영동지방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춘천과 원주는 전날 낮 동안 오른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밤 최저기온이 각각 25.6도, 25.4도를 기록,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강원지역 대부분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습니다.

경기지역 31개 시·군 전역에도 폭염경보가 유지되는 가운데 양평군(옥천면)의 경우, 이날 낮 기온이 39도까지 육박했습니다. 파주시(탄현)는 오후 한때 38도까지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은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기 중상층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에다,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된다는 기상층의 분석입니다.

더위는 광복절인 15일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강원지역 등 일부 지역은 풍향계열 변형으로 1~3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노약자, 임산부, 영유아 및 만성질환자는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