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최악의 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일명 '카우치 사건'의 뒷이야기가 공개됐습니다.
KBS 권재영 PD는 어제(15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유튜브 채널 '권PD의 아름다운 구설'에서 '방송사고'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 일명 '카우치 사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카우치 사건'은 지난 2005년 7월 30일 토요일 MBC '생방송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밴드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가 공연 중 돌연 하의를 벗어 이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며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권 PD는 "당시 해당 프로그램의 작가가 현재의 와이프다"라고 밝히며 "사고 직후 제작진이 이들을 무대에서 끌어내리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 뿐 아니라 담당 PD와 작가까지 참고인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다. 사건 당사자들은 마약 조사까지 받았는데 결국 음성이 나왔다. 맨 정신에서 저지른 일이란 게 더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권 PD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 인디 씬이 완전히 초토화 됐다. 홍대 인디밴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극도로 나빠져 씬 전체를 10년 이상 후퇴 시킨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 사건으로 인디 씬이 크게 위축되고, 상대적으로 힙합이 주류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인디 뮤지션들은 해당 사건 이후 약 4년 동안 지상파 방송국 3사에 전혀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권 PD는 사건의 당사자들은 당시 사회적 파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미한 처벌을 받고 마무리 된 사실도 밝혔습니다.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는 3개월가량 구금 후 재판을 받고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비단 인디음악 씬 내부의 파장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방송 음악캠프'는 해당 방송 이후 바로 종영했습니다. 이어 지상파 3사의 생방송 시스템 전체가 바뀌었습니다. 권 PD는 "당시 사건 이후 생방송은 일반적으로 5초~10초, 많게는 5분 가량 딜레이 방송을 원칙으로 하게 됐고, 주조정실에는 늘 사고를 대비해 여분의 화면을 준비하게 됐다. 다행히 이후 비슷한 사건은 없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권 PD는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국내 3대 방송사고로 2005년 7월 '카우치 사건'을 비롯해 뉴스 생방송 중 일어난 1988년 8월 '내 귀에 도청장치 사건', 또 다른 음악 방송 중 벌어진 1983년 3월 '배철수 감전 사고'를 꼽았습니다.
'권 PD의 아름다운 구설'은 연예계 미담 발굴 콘텐츠로 1997년 KBS에 입사해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을 제작한 베타랑 프로듀서 권재영 PD와 연예계의 대표 마당발 유리상자 이세준이 함께 진행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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