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BS 노사 3년간 22차 임단협 교섭 진행… 지노위 조정 최종 결렬
노조 '자본금 증가에도 임금동결·복지축소 요구, 경영진 배임' 규탄
사측 "원활한 협상 통해 노사 공감 긍정적 결과 도출 노력할 것"
JIBS 제주방송(이하 JIBS) 노동자들이 3년에 걸친 22차례 임금·단체협상 교섭이 결렬된 끝에 총파업에 나섭니다. 이번 달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JIBS 지부(노조)는 지난 27일 총파업 돌입을 예고하며 제주도 제주시 JIBS 사옥 앞마당에서 '2024 총력투쟁 집중 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노조는 2015년 3월부터 6월까지 77일간 방송 제작 환경 개선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파업이 진행된다면 9년 만에 두 번째 파업입니다. 노조는 그에 앞서 오늘(29일) 전 조합원 연차 투쟁을 진행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JIBS 노사는 2022년부터 3년여 22차에 걸쳐 임금과 단체협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에 노조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인원 51명 중 49명이 참가해 42명(85.7%)의 지지로 총파업을 의결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5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파업권을 확보했습니다.
JIBS 노사는 지노위에서 임금 부문에 대해 3차까지 조정을 진행했지만 최종 결렬됐습니다. 노조 측은 ▲2022년 임금 9% 인상 ▲흑자시만 반영되고 있는 자동상승분 2.2% 매년 반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이에 노조가 2022년, 2023년, 2024년 3년간 임금 9% 인상과 자동상승분 2.2%를 매년 반영하라고 제시했으나 사측은 마지막 3차 조정에서 자동상승분 적용에 대해선 별다른 조정안 없이 3년간 임금총액 4.4%와 기타수당을 포함한 7%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최종 결렬됐습니다. JIBS는 2018년, 2019년에도 회사의 요구로 임금이 동결됐습니다. 사측은 2020년에도 동결을 제시했고 협상 끝에 2021년 2%가 인상됐습니다.
사측은 경영악화를 임금동결 이유로 들고 있지만, 노조는 오히려 회사 자본금이 증가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노조는 창립 당시 140억 원이던 자본금이 현재 400억 원으로 증가했고, 보유 부동산 지가가 7배 이상 올라 7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회사가 자회사인 ㈜제주채널과 ㈜J1인터내셔널의 자본잠식, 지난 7월 진행된 '2024 싱어게인3 제주콘서트'와 '워터밤 제주 2024' 행사의 실패로 인한 약 5억 원의 투자손실을 사원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8월 복지정책 축소도 요구했습니다. 사측은 노조에 노사동수 상벌위원회·상향평가제·자기계발지원 폐지, 장기근속포상·가족수당·학자금지급 축소 등 25개 항목의 신설, 개정과 폐지를 요구했습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부현일 언론노조 JIBS 지부장은 “경영악화를 핑계로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 방송 환경 개선에는 인색한 경영진은 필요없다”라며 “경영진 스스로가 만든 경영악화를 사원들에게 책임 전가하는 행태를 규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영진 배임 행위… 경영국 직원의 사원 감시 미행 사례도
노조는 경영진의 배임행위도 규탄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JIBS의 자산 J1빌딩의 임대차 계약 당시 회사의 특수관계인이 주주들과 대표이사, 회장 등을 속이고 허위 서류를 제출해 시세를 훨씬 밑도는 임대비를 책정해 사업을 계약, 영위했습니다. 당시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넘어갔고, 노조의 파업 예고 후 사측은 돌연 지난 25일부터 특별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노조는 관련해 확실한 진상조사와 중징계를 요구하며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고, 감사결과와 상관없이 별도 민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영국 직원이 한 노조 조합원(사원)을 지속적으로 감시, 미행한 사례도 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지난 4월 한 조합원이 회사 근처에서 차를 세워두고 차에서 쉬고 있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며, 담당 사원의 부서 팀장이나 국장에게는 알리지 않고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자 1시간 간격으로 하루 3~5차례 현장을 확인하고 차량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노조는 이를 회사의 표적감시라 비판합니다.
방송 부문이 축소되고 있다는 내부 비판도 나옵니다. 노조는 “경영악화를 핑계로 협찬을 받아와야만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 방송법상 자체제작비율은 고사하고 삼방, 사방하는 방송은 미래가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JIBS는 지난 5월부터 매주 토요일 인공지능(AI)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비용절감을 인한 선택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JIBS 기획경영국장은 오늘(29일) 오후 파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미디어오늘 질문에 “향후 원활한 협상을 통해 노사가 공감할 수 있는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부동산이) 700억 원 이상 된다는 것은 노조 측 주장으로 정확한 금액은 산출한 바 없다”라며 자본잠식과 투자손실 관련해선 “지역방송의 경우 광고시장 침체와 더불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방안으로 행사에 대한 제작비 지원을 결정했고, 그 결과로 미수금이 발생한 상황이다. 미수금 회수와 관련된 법적 절차를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사 동수 상벌위원회 폐지 등 복지축소를 요구한 이유에 대해선 “노사동수 상벌위원회, 상향평가제의 부정적 폐해가 커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단협 사항들은 최종안이 아니라 협상을 위한 사측의 제안이며 향후 협상을 통해 의견차를 좁혀야할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허위계약 관련 감사를 갑자기 진행한 이유에 대해선 “사내에서 2차례 문제제기가 됐고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3번째 동일한 문제가 제기돼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기 위해 노조 측 추천인사가 포함된 특명감사에 나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획경영국장은 아울러 “'협찬 받아야만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AI 뉴스는 제작비 절감과는 무관하게 진행됐다”라며 “특히 이와 관련해 노사가 참여한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했고 AI 관련 매뉴얼도 제작돼 있다”라고 했습니다. 경영국 직원의 표적감시 비판에 대해선 “근태문제가 재발한 상황에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근태 관리를 진행했다”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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