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과 오뚜기 등 라면 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맞물리면서 제조 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오늘(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다음 달 1일부터 라면 16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합니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의 가격 조정입니다.

소매점 기준으로 진라면(봉지)은 716원에서 790원(10.3%)으로, 오동통면은 800원에서 836원(4.5%)으로, 짜슐랭은 976원에서 1056원(8.2%)으로, 진라면 용기면은 1100원에서 1200원(9.1%)으로 조정됩니다.

농심 역시 지난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을 포함한 17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습니다. 농심 역시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인상으로 지난해 7월 한 차례 가격을 내렸던 신라면과 새우깡은 이번 인상을 통해 기존 가격 수준으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대표 품목을 보면 소매점 기준으로 신라면은 950원에서 1000원(5.3%)으로,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6.7%)으로 올랐습니다. 이 밖에 너구리(4.4%)·안성탕면(5.4%)·짜파게티(8.3%) 등도 인상 품목에 포함됐습니다.

이번 가격 인상의 주된 원인은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입니다. 라면의 핵심 원재료인 밀·팜유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최근 국제 곡물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해상 운임과 국내 물류비까지 상승하면서 원가 압박이 가중돼 라면 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다만 삼양식품은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환율 상승으로 수출 수익이 증가해 가격 책정이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 신드롬'을 이끌며 해외 매출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라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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