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피해가 커 그 원인에 이목이 쏠립니다. '산사태 취약 지역'에 대한 관리 미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6일) 오후 2시 기준 경북북부 4개 시·군에서만 18명 사망, 9명 실종, 17명 부상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중 '산사태 매몰'로 인한 사인(死因)은 12명으로 잠정 집계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극은 사실상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시작됐습니다.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는 산사태로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습니다. 예천군이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산사태 취약 지구로 지정한 네 지점으로 둘러싸인 곳이기도 합니다.

산사태 등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된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도 2019년 10월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과 불과 640m 거리에 위치합니다.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2명이 사망한 예천군 용문면 사부리는 2017년 6월 28일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지점과 산 하나를 사이에 낀 마을입니다.

여기에 경북 일부 피해 지역의 경우 애초 산사태 취약 지역으로조차 지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해를 더욱 키웠습니다. 향후 관리 사각지대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입니다.

산사태 취약 지역은 지난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이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산림보호법에 따라 정합니다.

산림청 기초조사와 지자체의 현장 실태조사, 전문가 검증 등을 토대로 위험도를 4개 등급으로 분류한 뒤 산사태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상위 1~2등급에 해당한 곳을 지자체장이 취약지역으로 지정·고시해 집중 관리를 해야 합니다.

비 피해에 따른 정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 주민 등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어제(15일) 새벽 예천군 전역에는 밤새도록 대피 방송과 집집이 대피 유도 전화벨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이미 전날 늦은 오후부터 정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경북도 차원에서 적극적인 행정력을 동원해 주민 대피를 이끌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라는 아쉬움도 제기됩니다. 산사태 피해규모가 컸던 만큼, 일개 군청 단위로 피해예방과 사고수습을 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