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3강 체제이던 대형마트 업계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다만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침체된 데다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가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홈플러스 몫을 두고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오늘(3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입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조달하지 못한 데 따라 회생계획안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2000억원을 조달하지 못한다면 홈플러스는 기업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마트 업계 판도 역시 변화를 맞이합니다. 홈플러스는 한때 전국 140여개 점포를 보유했던 업계 2위 업체입니다.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가 사들일 당시 인수액이 7조 2000억원으로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홈플러스가 이대로 청산된다면 대형마트 업계엔 이제 롯데마트와 이마트만 남게 됩니다. 홈플러스를 이용하던 고객이 롯데마트나 이마트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점포를 126개에서 67개로 줄이는 동안 홈플러스 영업 중단 매장 인근에 있는 롯데마트와 이마트 점포의 매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홈플러스가 37개 점포 영업을 중단한 5월 10일부터 같은달 31일까지 홈플러스 중계·신내·면목점 등과 가까이에 있는 이마트 창동점과 묵동점 등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습니다. 5월 전체로 봐도 이들 점포의 매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6.5% 늘며 이마트 전 점 매출액 증가율 5.2%를 웃돌았습니다. 롯데마트 역시 5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서울 송파구의 두 점포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6.3% 늘었고, 경기 고양시 일산구 점포 매출액도 1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홈플러스 청산 관련 반사이익을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오롯이 흡수하지 않으리란 분석도 나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대형마트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 감소하는 동안 백화점(24.5%)과 편의점(5.9%), 온라인(8.8%) 모두 매출액이 증가했습니다. 대형마트 자체가 구조적으로 성장에 한계에 부닥친 모습입니다.

대형마트가 잘하는 식품 분야만 봐도 5월 오프라인 매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1.5% 늘어나는 동안 온라인 매출액은 10.1% 증가했습니다. 생활·가정 분야 매출액 증가율 역시 온라인(7.2%)이 오프라인(6.4%)보다 높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던 고객은 인근 대형마트 매장을 찾을 순 있겠지만 이커머스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어서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도 꽤 이동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3파전이던 대형마트 경쟁 구도상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수혜를 볼 수 있지만 그 비중은 10~20%에 불과할 수 있다”라면서 “홈플러스 고객이 온라인 장보기로 50% 이상 돌아서면서 쿠팡 등 이커머스가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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