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부는 겨울이면, 부쩍 따뜻하고 달콤한 '코코아'가 생각나곤 합니다. 하루 딱 한 잔의 코코아는 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한 잔에서 멈추세요. 코코아는 당과 나트륨 함량이 생각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 1. 코코아, 마시기 전 당·나트륨 함량 확인해야
코코아 분말을 사기 전 당과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코코아의 당 함량은 평균 약 31g(식품의약품안전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당 섭취량인 50g의 약 60%나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두 잔 마시면 하루 권장 섭취량을 넘겨버립니다. 게다가 우리는 코코아만 마시지 않습니다. 빵이나 과자를 곁들이기도 하고, 코코아 자체에 휘핑크림을 올리거나 초콜릿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상당량의 당분을 섭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나트륨 함량도 의외로 높습니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코코아 스틱 1(30g)에는 나트륨 50~100mg이 들어 있습니다. 스틱 1개의 나트륨 함량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양은 아닙니다. 분말을 우유에 타 먹거나, 다른 분말과 섞으면 그 이상으로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게 됩니다. 열량도 높습니다. 코코아 한 잔(머그컵 기준) 열량은 100~150kcal, 간식이나 후식으로 먹기엔 꽤 부담스럽습니다.

◆ 2. 주황색 컵에 마시면 단맛 높일 수 있어
커피전문점에서 완성된 음료를 사 먹거나, 코코아 믹스를 사 타 먹는 것보다 제과제빵 재료점에서 파는 순수 코코아 분말을 저지방 우유나 맹물에 타서 먹으면 더 건강하게 코코아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설탕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맛이 덜 나는데, 이땐 코코아를 주황색 컵에 따라 마시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페인 발렌시아폴리텍대 공동 연구팀이 빨간색, 흰색, 주황색, 베이지색 등 4가지 컵에 똑같은 코코아를 담아 마시게 한 후, 코코아의 맛과 향을 실험참가자에게 평가하도록 했더니, 주황색 컵에 코코아를 마셨을 때 가장 초콜릿 향이 진하고 맛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 3. 하루 한 잔은 오히려 몸에 좋아
코코아를 하루에 딱 한 잔 마시는 건 오히려 약입니다. 코코아 속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대 식품공학과 이형주 교수팀이 코코아를 하루에 한 잔 마시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논문을 미국 임상영양학회지에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코코아 한 잔에는 적포도주 한 잔의 2, 녹차의 3, 홍차의 5배에 이르는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 연구에서도 코코아 속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혈액 순환을 돕고 혈압을 낮춰 심장병과 당뇨병을 예방하고 노화도 방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원 속에 나트륨·당류를 줄인 김밥 등 가공식품 11종과 치킨 등 조리식품 7종이 출시됐습니다.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 개발 기술지원 사업을 추진한 결과입니다.

식약처는 이번 사업에 참여한 중소 식품제조·가공업체와 식품접객업소 영업자에게 나트륨·당류 저감화 방법을 제공하고 전문가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총 18종의 제품 개발을 지원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현재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3080mg(2021년 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2000mg)보다 1.5배 높은 수준이며, 당류의 경우 여자 청소년 등 일부 연령층에서 권고기준 이상으로 당류를 섭취하고 있어 식약처는 나트륨·당류 저감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양념육이나 소스 등과 같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재료는 줄이고 채소 등으로 대체하거나 설탕의 사용을 줄인 대신 당알콜 등을 사용해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보다 나트륨·당류의 함량을 10% 이상 줄였습니다.

아울러 개발된 식품에는 지난 10월 개정된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에 따라 ‘덜 짠’, ‘당류를 줄인’ 등 저감 제품임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는 향후 저감 표시기준에 대한 영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입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며 ”생산·유통을 활성화해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영국 국빈방문 환영식 보도, 지상파·종편 중 가장 긴 시간 할애한 KBS

영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식 환영행사가 주요 방송사를 통해 전해진 가운데, KBS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당한 시간을 들인 보도의 내용은 윤 대통령이 얼마나 환대를 받고 있는지 설명하는 데 집중됐습니다.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 국빈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영국 현지시각으로 21일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에서 진행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습니다. 역대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이날 지상파와 종편 등 주요 방송사들은 저녁 시간대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리포트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환영식 참석과 양국 관계가 격상될 것이라는 해석을 전했습니다. 관련 보도에는 22일 윤 대통령이 한영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미래 협력을 위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할 것이라는 성과 전망 등이 주로 포함됐습니다.

이는 SBS '8 뉴스' <윤 대통령 곧 버킹엄궁 환영식에 참석…한영 관계 '격상'>, MBC '뉴스데스크' <잠시 뒤 공식 환영식... 한영관계 “글로벌 전략동반자로 격상”>, MBN '뉴스 7' <한영 '다우닝가 합의' 맺는다…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등 짤막한 리포트를 통해 소개됐습니다.

채널A '뉴스 A'의 경우 <영국 국빈 환영식…원전 MOU 8건 체결> 리포트에서 이번 순방 기간 양국이 원전 관련 8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영국의 신규 원전 사업을 추진할 거라 전망했습니다. TV조선 '뉴스 9' <尹, 英 찰스국왕 첫 국빈환영식 참석…22일 의회서 영어 연설> 리포트는 윤 대통령의 영국 의회 영어 연설에 방점을 뒀습니다.

최근 전국민적 혼란을 부른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윤 대통령 국빈방문에 동행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질책한 보도들도 있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는 “'긴장을 유지하겠다'라던 이 장관은 오늘 영국으로 출국했다”라며 “장비의 오류 원인은 사태 발생 닷새째인 오늘까지도 미궁에 빠져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JTBC '뉴스룸'도 “전문가들은 오류가 났던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한 건 땜질 처방일 뿐이고 소프트웨어 전반을 다시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한다”라며 “디지털 재난은 현재 진행형인데 성과는 홍보하는 상황. 답답한 건 항상 국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SBS '8 뉴스'의 경우 “모레(23일) 예정된 국회 행안위 현안 질의에는 고기동 차관이 참석하기로 했다”라며 “민주당은 무책임한 출국이라며 이 장관을 비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 뉴스 시간 10분의 1가량, 윤 대통령이 받는 의전 설명에 할애 ◆

KBS1 '뉴스 9'의 경우 <윤 대통령, 영국 국빈방문… '다우닝가 합의' 채택키로> 리포트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성과를 전망한 뒤, 앵커와 기자 대담을 통해 윤 대통령이 받는 '의전' 설명에 집중했습니다.

박장범 KBS1 '뉴스 9' 앵커가 “국제사회에서 가장 화려한 의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소개하면서 시작된 대담은 공식 환영식 영상을 5분여간 보여주면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이 어떤 의전을 받고 있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취재기자의 현장 설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 앵커가 “제가 런던 특파원 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빈 방문했던 당시 상황이 또 떠오르기도 한다”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50분 가량의 전체 메인뉴스에서 5분 35초는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YTN이나 연합뉴스 TV 등 하루 종일 뉴스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보도전문채널이 아닌 경우,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홍보성으로 비칠 수 있는 현장 설명에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과거 KBS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보도했을 때와도 대비됩니다. 19년 전 2004년 12월 2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당시 KBS1 '뉴스 9'는 7~8번째 순서로 배치한 각 1분 40초 안팎의 리포트로 홍기섭 앵커가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이 있었던 10년 전 2013년 11월 5일, 15번째 순서로 현 '뉴스 9' 앵커인 박장범 런던 특파원의 현장 중계가 이뤄졌습니다. 박 앵커는 당시에도 “국제 외교무대에서 최상급 의전으로 꼽히는 여왕 초청 국빈 방문은 화려함과 전통, 격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의전의 화려함을 부각했으나, 총 중계 시간은 2분 58초로 3분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행보에 대해 다각도의 해설이나 분석 없이 동정에 주력하는 보도는 최근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 뉴스를 향해 제기되는 '땡윤뉴스' 지적을 높일 우려가 큽니다. 박 사장은 앞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KBS가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방송을 해왔다”라고 주장하면서, 일부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여권에 비판적이라고 문제 삼는 여당 국회의원에게 “조치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 사장 취임과 동시에 앵커 등이 교체된 KBS1 '뉴스 9'가 사회적 현안보다 윤 대통령 동정 보도를 앞세운다는 지적이 쌓이면서, KBS 뉴스의 정파성이 되레 강화되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KBS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21일 성명에서 “최근 KBS 보도는 어느 때보다 많은 조롱을 받고 있다. 매일 톱 뉴스가 얼마나 이상했는지 입방아에 오를 지경이다. 보도국에서 오늘도 땀을 흐리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기자들은 무슨 잘못으로 그런 조롱을 당해야 하는가?”라며 “지난 일주일치 뉴스만 봐도 낙하산 박민 사장과 보도본부 수뇌부들은 KBS 보도에 대해 편파성, 정파성 운운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BS 노조, 22일 임단협 전면 중단 선언 후 경영진 사퇴 요구 나서
"단협 파기 무기로 노조 협박, 파업 종용 발언" 비판…사과 없을시 김유열 사장 퇴진 운동 돌입 예고
사측 "획기적 재무구조 개선 없인 자본 잠식 불가피…고통분담 요구한 것"

EBS 구성원들이 경영실패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파기 발언 등을 이유로 경영진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사측은 인건비 삭감 없인 자본 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지부(노조)는 22일 임단협 교섭 전면 중단을 선언한 후 경기도 고양시 EBS 건물 1층에서 경영진 사퇴 요구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EBS 노사는 올해 총 4차의 임단협 실무소위원회를 진행했지만 합의되지 않았습니다. 사측은 인건비 절감을 통한 비용 절감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56억 적자를 기록한 EBS는 올해 300억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작비는 올해 30억이 삭감됐고, 내년엔 70억이 삭감될 예정입니다.

사측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노조에 ▲ 인건비 5% 삭감을 전제로 한 주 4.5일제 시행 ▲ 연차수당 폐지 등을 제시했습니다. 노조는 당장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주 4.5일제에 대한 구체적 운영계획과 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제 대상 확대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임단협 중 사측 교섭위원장의 발언도 문제 삼았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8일 진행된 3차, 4차 임단협 실무소위원회에서 사측 교섭위원장은 “11월 30일까지 사측 교섭안을 거부하면 단체협약을 폐기하고 사측의 결정대로 진행할 것”, “그 이후의 파업이나 사장 퇴진 운동은 노조에서 알아서 하라”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교섭위원장은 전직 EBS 노조위원장 출신입니다.

관련해 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사측은 단협 파기를 무기로 노조를 협박하는 것도 모자라 인건비 절감을 들먹이며 파업을 종용했습니다. EBS 구성원과 노조에 대한 명백한 협박과 조롱으로 간주하며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EBS 경영 위기의 원흉인 경영진은 오랜 기간 노사의 상생 노력으로 이루어놓은 단협을 짓밟고 마치 조직원들의 탓인 양 임금을 비롯한 모든 복지 및 근무 여건을 훼손하는 교섭안과 발언을 무차별적으로 들이밀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김유열 EBS 사장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으로 발생한 경영 악화를 EBS 구성원들에게 돌리며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김 사장이 부사장 시절부터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과 편성 개입으로 EBS의 재정은 최악의 상황이 됐고, EBS 콘텐츠는 경쟁력을 잃어 갔다”라며 “사장 임기 내내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해 구성원들의 숨통을 조여왔지만 무능한 경영능력으로 재정 적자만 키워왔다. 사장이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경영적 결정이 EBS를 위함이 아닌 사장 본인의 안위만을 위한 것이었음이 이번 교섭 과정에서 명백히 밝혀졌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에 ▲ 단협 파기 및 파업 종용 발언에 대해 사장은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 ▲ 문제 발언을 한 교섭위원을 포함해 사측 교섭위원을 전원 교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내달 1일까지 두 가지가 이행되지 않으면, 김유열 사장이 상황 해결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EBS 사장 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유준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22일 미디어오늘에 “사측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하고, 공식적 방향 제시도 없다. 비용절감으로 재정 상황을 타파하려는 생각밖에 없다”라며 “노조는 회사 상황이 어려우니 고통분담에 참여할 수 있고 대신 다른 단협 조항에서 보강해야할 것들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인건비를 절감해서 균형재정을 맞추고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게 1차 목표다. 내년에 상황이 좋아지면 다 원복시켜주겠다고 해 부속조항으로 넣자고 하니 거부했다. 교육방송이 공적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을 유도하는 게 사장 역할인데, 그런 협상 노력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측 교섭위원장인 홍정배 EBS 정책센터장은 22일 미디어오늘에 “올해 300억 적자가 나면 남는 잉여금은 70억이다. 회사에서 획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내년 자본 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신료 분리 징수로 금액이 점점 줄어들고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에 EBS가 올해 초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2월부터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니 노조가 조금만 고통분담을 같이 해달라는 논의를 해오고 있었다. 연차 수당 문제로는 올해 5월부터 8번의 공사발전위원회를 열었다. 간부들은 먼저 희생하고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노조에서 문제삼은 발언에 대해 홍 센터장은 “해당 발언을 한 건 맞다. 단협 파기와 무단협 이야기를 계속 했던 건 이렇게라도 해서 풀리면 좋겠다는 배수진을 치는 차원이었다. 절박한 심정에 무단협까지도 겸토하고 있지만 그렇게 가지 않길 바란다는 이야기였다”라며 “파업 얘기를 한건, 퇴진 운동을 하면 결과적으로 EBS에도 노동자에게도 도움이 안되니 임단협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비용감축은 할만큼 다 하고 인건비가 남은 거다. 그래서 같이 고통분담을 하자는 논의를 해왔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측은 먼저 상황이 나아지면 원복시켜주겠다고 제안했고, 노조에서 원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약속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라며 “5월부터 8번의 공사발전위원회를 진행하며 노조가 사장이 경영 악화에 대해 사과하면 연차 수당 폐지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추억의 골동품”

지하철·버스는 물론 개인 차량에서도 이동하면서 언제든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어 인기를 모았던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시장이 사실상 폐업 위기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DMB는 최근 다양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출현으로 이제 연간 광고 매출 10억원도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DMB는 지난 2005년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표방하며 등장했습니다. 휴대폰을 비롯해 MP3, PMP, 차량 네비게이션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상파 방송과 홈쇼핑, 뉴스 채널 등을 시청할 수 있어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경기를 이동 중에도 놓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어 특수를 누렸습니다.

실제로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평일 한낮에 열렸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김연아 경기를 보기 위해 지하철과 택시 등에서 시민들이 너도나도 휴대폰을 꺼내 DMB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DMB 시장은 위기를 맞았습니다.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스트리밍 앱이 등장하면서 DMB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2014년 차량 주행 중 영상시청이 금지된 것 역시 타격을 줬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박찬대 의원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DMB 광고매출 규모는 17억원으로 출발해 2011년 237억원까지 올라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2012년 146억원으로 꺾인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14년 주행 중 영상시청이 금지되면서 처음으로 100억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13억원에 그쳤습니다. 올해 사정은 더욱 심각합니다. 8월 기준 4억원에 불과해 이제 연간 10억원을 유지하는 것도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DMB 시장이 존폐 위기에 놓이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가 판매한 방송광고비 중 일부를 DMB 방송사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방통위는 올해 8월 방송광고 결합판매 지원고시를 개정해 DMB도 결합판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방통위와 코바코가 기존 27개 중소·지방 방송사에게 지원했던 결합판매 지원금을 DMB 방송사에도 지원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미디어 산업 환경의 급변으로 DMB 시장이 사실상 폐업 위기에 놓인 만큼 DMB 방송에 할당된 주파수 활용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찬대 의원은 “일몰된 DMB 시장을 새로운 통신시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DMB 방송에 할당된 주파수의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하는 등 국민경제적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익성 떨어진 홈쇼핑업계, 송출수수료 인상에 불만 표출
유료방송업계 "TV 홈쇼핑 기반한 수익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홈쇼핑 수수료 의존도 높은 유료방송업계, 갈등 심화 불가피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의 협상이 불발되면서 초유의 '블랙아웃'(송출중단) 위기까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TV 홈쇼핑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송출수수료 갈등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유료방송의 특성상 '블랙아웃'이 현실화되면 방송에 미칠 파장이 클 전망입니다.

◆ 1. 현대홈쇼핑, 송출중단 직전에 '보류'

현대홈쇼핑은 지난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11월 20일 예정됐던 송출 중단 일정을 대가검증협의체 종료 이후로 잠정 연기하게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갈등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현대홈쇼핑과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방송을 내보내는 대가로 일종의 '자릿세' 개념입니다. 현대홈쇼핑은 채널번호 '6번'을 유지할 경우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번호 재배치와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고 KT스카이라이프는 이미 다른 번호는 계약이 돼 있어 번호 이동이 어렵고 수수료 인하도 어렵다며 맞섰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현대홈쇼핑은 지난 9월 19일 홈페이지에 “10월 20일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방송송출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공지하며 송출중단을 공식화했습니다. 스카이라이는 현대홈쇼핑이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송출중단 카드를 쓴 것이라고 보는 반면 현대홈쇼핑은 송출중단 결정은 협상카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대가검증협의체 논의에서도 타결이 이뤄지지 못하면 송출중단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 2. 송출수수료 갈등이 벌어지는 이유는?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 플랫폼 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최근 반복되고 있습니다. 딜라이브와 롯데홈쇼핑이 지난 10월 방송 중단 직전 합의를 했습니다. CJ온스타일은 지난 8월 LG헬로비전에 송출 중단을 통보한 뒤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홈쇼핑 측이 송출중단 카드를 꺼내는 데는 송출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연 평균 8.2% 인상했습니다. TV 홈쇼핑 7개 법인 기준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1% 줄었지만 오히려 송출수수료는 5.5% 올랐습니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TV 홈쇼핑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지만 지금은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졌고 TV 홈쇼핑 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이기에 수수료 부담이 크다”라고 했습니다.

홈쇼핑 업체가 내는 돈이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2년 발표한 '2021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을 보면 2017년 홈쇼핑 사업자가 유료방송 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1조3874억 원이었는데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엔 2조250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사업자별로 구분해보면 통신 3사가 운영하는 IPTV의 송출수수료 인상 폭이 가장 컸습니다.

그러나 유료방송 업계에선 '과도하지 않다'고 봅니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의 모바일과 인터넷 등을 통한 매출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TV를 보고 앱을 통해 결제하는 것도 TV 시청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관련 데이터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유료방송 업계는 홈쇼핑 업체들이 늘어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수료가 인상된 면도 있다고 봅니다.

◆ 3. 홈쇼핑 의존도 높은 유료방송의 현실

홈쇼핑과 유료방송 업계 간 갈등이 지속되면 시청자에게도 여러 피해가 예상됩니다. 유료방송이 홈쇼핑과 계약 중단을 하게 되면 유료방송이 각 채널에 배분하는 사용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유료방송은 홈쇼핑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습니다. 2021년 기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케이블)의 매출 중 홈쇼핑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0.3%에 달합니다. 이어 위성방송(34.1%), IPTV(28.6%) 순입니다.

TV 홈쇼핑이 도입될 때만 해도 TV의 막강한 영향력에 바탕을 둔 비즈니스가 성립됐기에 홈쇼핑이 유료방송에 수수료를 내고, 유료방송은 이용자로부터 받은 요금과 홈쇼핑 수수료를 재원으로 지상파와 유료방송 채널 등에 대가로 제공하는 순환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한국 유료방송은 이용자 요금을 1만~2만 원대의 저가로 정해 '출혈 경쟁'에 나서며 비정상적인 시장을 형성했지만 부족한 몫은 홈쇼핑 수수료로 채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고, 앞으로 더 큰 변화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홈쇼핑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유료방송 가입자도 천장을 찍어 정체기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MZ 세대 미디어 이용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TV 홈쇼핑 이용률이 39.5%에 달한 반면 Z세대의 TV홈쇼핑 이용률은 7.3%에 그쳤습니다. 과기정통부의 '2023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을 보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0.27% 늘어나는 데 그쳐 '정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OTT 시장이 커지는 반면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는 한계를 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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