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불안하죠. 여기 문 닫으면 동네 한 가운데에 폐건물이 생기는 거니까요. 인근 상권도 같이 침체되고 땅값도 떨어지지 않겠어요?"

대전지역 홈플러스 점포들의 폐점 우려가 커지면서 인근 주민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대형마트가 사라지면 주변 상권도 빠르게 침체될 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 등 입지 조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10일) 지역 내 홈플러스 점포는 유성점과 문화점, 가오점 등 총 3곳입니다. 앞서 지난 2021년 탄방점과 둔산점, 2022년 동대전점, 지난해 서대전점이 경영상 이유로 영업을 종료하면서 이들 점포만 남게 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법정 관리) 신청 여파로 남은 점포들마저 폐점 가능성이 제기되며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7-9개 점포로 압축된 예정 폐점 리스트가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전국 매출 상위권으로 알려진 부천상동점과 동대문점이 리스트에 포함,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역 홈플러스 점포도 언제든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날 홈플러스 유성점을 방문한 김모(64) 씨는 "대전에 홈플러스가 3곳 남았는데, 이마저도 다 문을 닫을까 걱정"이라며 "인근에 사는 주민으로써 대형마트가 갑자기 사라지면 여러모로 불편할 것 같다. 유동인구도 줄어 자칫 이 근방이 다 슬럼화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라고 토로했습니다.

홈플러스 폐점 우려는 인근 자영업 종사자들에게도 확산된 상태입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이 유동인구 감소로 침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홈플러스 문화점 인근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0대) 씨는 "지난해 세이백화점 영업 종료로 이쪽 상권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주변 아파트 단지와 홈플러스가 버티고 있어서 이만큼 유지됐다고 생각한다"라며 "홈플러스마저 떠나면 상권 지형 자체가 많이 바뀔 것 같다. 일단 가족 단위의 아파트 입주민들이 떠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앞서 대형마트 폐점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는 이뤄진 바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형마트 폐점이 주변 상권 매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0년 11월 롯데마트 도봉점과 12월 구로점이 폐점한 이후 반경 2㎞ 주변 상권 매출액이 5.3%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중 매출액과 주말 매출액은 각각 5.0%, 7.8%가량 줄어들었으며, 골목상권 매출도 각각 7.5%,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대형마트 폐점으로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홈플러스 점포가 폐점될 경우 지역 주택시장도 변화를 겪을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아파트 분양 시 최고 입지 조건으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지역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교통, 학군 못지않게 대형마트 등 상권 분위기도 분양 흥행을 결정하는 주 요소로 평가된다. 주요 상권과 멀어질수록 외면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업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입지 변화가 생기면 시행사 측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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