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 550ml, 오뚜기 진라면 500ml… 제품마다 기준 달라
표준 조리법은 증발량 고려, 2배보다 적은 양 끓여야

라면, 간단히 때울 수 있는 끼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어릴 때부터 끓여 먹은 음식인 만큼 모든 국민이 라면에 대한 저마다의 취향과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라면을 먹으려고 봉지를 뜯고 나면 물 양 조절이 항상 고민됩니다. 눈대중으로 넣다 보니 어떨 때는 싱겁고, 어떨 때는 짭니다. 라면을 여러 봉지 끓일 때도 정해진 물 기준이 있을까요?

"설명서대로 만들어야 가장 맛있죠."

서울시 관악구 주민 A 씨는 라면을 끓일 때 봉지 뒤에 적힌 조리법과 최대한 동일하게 만들어 먹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사 연구를 거쳐 확립된 레시피 신뢰도가 높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두 번째로 많이 먹는 나라입니다. 많이 먹는 만큼 라면 끓이는 법을 모르는 한국인은 잘 없습니다. 냄비에 물을 먼저 끓이고, 끓는 물에 면과 분말·건더기스프를 넣고 일정 시간 끓이면 완성됩니다. 취향에 따라 야채, 달걀 등을 넣어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라면 두 개 이상을 끓일 때는 설명서만 보고 조리하기 어렵습니다. 라면 한 개를 끓일 때 기준으로만 설명이 쓰여 있고 두 개 이상 조리할 때 참고할 조리법은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농심 신라면은 조리법 상 물 550ml를 끓인 뒤 끓는 물에 면, 분말스프, 건더기스프를 차례로 넣고 4분 30초간 더 끓이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두 개 조리시 물 양을 얼마큼 조절해야 하는지는 써있지 않습니다. 550ml의 두 배인 1100ml를 넣으면 되는 걸까요?

라면업계에 따르면 라면을 두 개 끓일 때는 한 개 기준량에 2를 곱한 것보다 물을 적게 넣어야 합니다. 지난 2010년 농심 공식 블로그 게시글을 살펴보면 두 개를 끓일 때는 물 1100ml가 아닌 880ml를 넣고 조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시글에 따르면 연구원들이 분말스프 양을 조절해가며 찾아낸 최적의 물 기준입니다. 세 개 1400ml, 네 개 1800ml로 설명이 표기돼 있었지만 현재 시판 신라면에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에는 두 개 기준 물 양에 대한 설명이 첨부돼 있습니다. 진라면은 1개 기준 물양이 500ml로 신라면보다 50ml 적습니다. 두 개 기준 물양은 850ml입니다. 국내 국물 라면 판매량 1, 2위 신라면과 진라면을 기준으로 하면 라면 두 개 조리 시 한 개 기준의 2배를 따른 물에서 80~85%만 남긴 양이 적절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표준 조리법에는 한 봉지를 기준으로 끓이면서 증발되는 물의 양까지 안내하고 있다"라며 "두 봉지를 끓인다고 해서 물이 두 배로 증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리도구의 종류는 물론 개인 취향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물 양을 정해놓고 설명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렇다면 라면에 토핑(추가 재료)을 추가할 때는 물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요? 라면 업계에 따르면 토핑 특성에 따라 다릅니다. 대표 토핑 달걀은 자체 수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달걀 투입 시 조리법보다 약간 적게 물을 끓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반대로 수분을 흡수하는 만두나 떡, 재료에 짠맛이 있는 햄과 소시지를 넣을 때는 물을 더 넣는 게 좋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라면업계 관계자는 "회사, 제품별로 연구 결과가 다르기에 절대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체로 적용할 수 있는 참고 사항이다"라며 "표준 조리법은 말 그대로 표준일 뿐,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끓여 먹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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