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7일) 오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침수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기상청이 이날 수도권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가운데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전동차가 한때 운행을 멈추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① 경기북부 시간당 100㎜…"순식간에 무릎까지 잠겨"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집계된 주요 지점 강수량은 파주 판문점 342.5㎜, 남양주 창현 202.0㎜, 연천 장남 181.5㎜, 양주 남면 189.0㎜, 서울 노원 159.5㎜ 등입니다.

특히 이날 오전 8시 22분께 의정부 신곡 103.5㎜, 오전 7시 3분께 파주 101.1㎜, 오전 6시 21분께 파주 판문점 91㎜ 등 1시간에 100㎜ 전후의 집중 호우가 퍼부었습니다.

기상청은 비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이날 오전 4시 24분부터 오전 9시 40분까지 서울과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총 20차례 호우 재난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올해 들어 수도권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른 오전부터 쏟아진 빗줄기에 경기북부 지역 도로 곳곳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오전 9시 기준 경기북부경찰 112 상황실에는 호우 피해 관련 신고가 약 300건 접수돼 이 중 약 200건이 조치 완료됐습니다. 오전 10시 기준 경기북부 소방에는 200건 이상 호우 관련 119신고가 접수돼 이 중 134건에 대한 출동 조치가 완료됐습니다.

이날 오전 7시 40분부터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에서 당동IC로 진입하는 도로가, 오전 8시 30분부터는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 시내 지하차도가 통제돼 출근길 차량이 우회 운행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자유로를 이용해 고양시 일산에서 파주시 문산 당동리에 출근하던 직장인 허성환(48) 씨는 "파주 탄현면을 지나 자유로 낙하IC로 들어서는데 2개 차로가 물에 잠겨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운행을 했다"라면서 "자유로 당동IC를 지나 사무실로 향하려 했는데, 도로가 침수돼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폭우가 쏟아진 지 불과 1시간여 만에 물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고, 일대 도로가 성인 무릎까지 잠겼다"라고 전했습니다.

양주시 남면 신사1교, 동두천시 덕정사거리 부근 도로 등 경기북부 도로 곳곳도 침수로 통제됐습니다.

출근길 전동차가 운행을 멈추는 피해도 있었습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구간에서, 이어 오전 8시 30분부터는 망월사역∼의정부역 구간에서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전동차 운행은 50분 만인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전 구간에서 재개됐습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서울에서도 비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이날 오전 8시 45분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지면서 시내 29개 하천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동부간선도로와 증산교 하부, 가람길 등 도로 3곳과 둔치 주차장 4곳도 통제됐습니다.

② 집중호우에 주민 구조·대피…교통사고도 속출

갑작스러운 폭우로 집에 갇힌 시민이 긴급 구조되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오전 8시께 의정부시 금오동에서 집 안에 물이 들어차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조치하고 무사히 구조했습니다.

양평군 부용리에서도 옹벽 하부가 무너져 1가구 3명이 숙박시설로 사전 대피했습니다.

오전 9시 2분께 서울 강동구 길동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승강기에 빗물이 흘러들어 작동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승강기 내부에 사람 한명이 갇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구조했습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종로구 홍지동 야산에서는 토사가 인근 개인 사찰인 마니사 쪽으로 흘러내려 안전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전날 오후 10시 29분에는 구리시 교문동에서 주택 쪽으로 나무가 쓰러져 현장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또 같은 날 오후 11시 1분 여주시 세종대왕면 왕대리에서도 토사가 흘러내려 안전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강원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나무 쓰러짐 등 호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이밖에 교통사고도 잇따라 전날 오후 6시 44분께 횡성 영동고속도로 상대1교 인근에서 승용차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 등 3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입니다.

또 같은 날 오후 11시께 춘천 서울양양고속도로 동산2터널 내에서 승용차와 트럭 등의 4중 추돌사고로 3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③ "오전까지 수도권·강원 강한 비…피해 주의"

이날 오전 11시 현재 가평, 동두천, 양주, 포천, 연천, 파주 등 경기도 내 6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강원에서는 홍천군평지, 춘천, 철원, 화천 등 4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입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수도권과 강원도에 시간당 최대 30∼6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강홍수통제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가편군 조종천 대보교, 오전 8시 30분 동두천시 신천 송천교에 홍수특보를 각각 발령했습니다.

이에 최북단 북한강 수계 댐은 올해 들어 첫 수문을 개방하고 수위 조절에 나섭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정오를 기해 춘천댐의 수문 2개를 열고 초당 250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낼 예정입니다. 의암댐도 같은 시각 기준 수문 1개를 열고 초당 500t의 물을 방류할 계획입니다. 경기도는 16일 오후 9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파주·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기북부와 강원북부의 하천(임진강, 한탄강 등)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니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라며 "산사태, 토사유출, 시설물 붕괴 등에도 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서울과 경기북부 등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전국에서 주택이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습니다.

다만 전남에서 161개소의 주택이 침수되고 10개소의 도로가 파손됐습니다. 경기도에선 주택 2개소, 경남에선 주택 1개소가 일시 침수되는 피해가 있었습니다. 경기에선 비탈면 토사 유출 2건, 가로수 전도 등 도로장애도 9건 발생했습니다. 경남에선 도로 파손 및 사면 유실 등 8건의 피해가 있었습니다. 전남에서는 벼 농작물 275ha 규모도 비에 잠기는 한편 지하주차장 1개소도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곳곳에서 산사태와 주택침수 등을 피해 곳곳에서 주민들이 사전 대피했습니다. 충북, 충남과 경남, 전남 등에서 407세대 560명이 대피해 248명은 여전히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전 9시 기준 총 186세대 223명에게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했습니다. 응급구호세트 18개와 취사구호세트 17개, 모포·담요 30장, 생필품·식음료 83점, 일시구호세트 40개도 지급했습니다

비로 인해 통제된 곳도 늘고 있습니다. 다도해, 지리산 등 6개 국립공원 305개 구간과 도로 11개소, 지하차도 3개소, 둔치주차장 42개소, 하상도로 5개소, 세월교 41개소, 산책로 111개소로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군산, 목포 등에서는 28개 항로 48척의 여객선이 통제됐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경기, 서울, 인천(강화, 옹진 제외)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태입니다. 호우특보가 발효된 서울(동북권)과 경기북부, 일부 경기남부(양평), 강원중‧북부내륙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어제(16일)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파주 304.5㎜ ▲경남 남해 207.1㎜ ▲전남 광양 188.9㎜ ▲경기 연천 173.0㎜ ▲전남 진도 166.0㎜ ▲경남 하동 161.5㎜ ▲전남 순천 158.0㎜ ▲전남 보성 157.3㎜ 등입니다.

한편, 행안부는 전날 오후 7시 30분을 기준으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습니다.

모레(18일)까지 수도권을 비롯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습니다. 경기북부엔 '시간당 70㎜'의 집중호우도 예상됩니다.

오늘(16일) 기상청에 따르면 간밤 전남 남해안에 최대 시간당 100㎜ 이상 폭우를 뿌린 정체전선은 약화해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쪽에서 저기압이 재차 다가오면서 16일 밤까지 우리나라 서쪽 지역에 저기압 앞쪽 비구름대가 유입돼 비가 내리겠습니다. 또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해서 유입되면서 내륙에도 비가 이어지겠습니다.

이후 내일(17일) 새벽과 아침 사이 저기압이 북한 쪽을 통과할 전망입니다.

이때 저기압 뒤쪽에서 건조공기가 남하해 들어오면서 정체전선이 활성화돼 비가 쏟아지겠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남서풍에 저기압 앞쪽에서 부는 하층제트까지 더해져 많은 수증기를 공급해 폭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내일(17일) 새벽에서 아침까지 경기북부를 중심으로는 시간당 70㎜ 이상, 수도권 나머지 지역과 충청북부에는 시간당 30~60㎜의 호우가 쏟아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시간당 강우량이 50㎜만 돼도 길에 물이 차오르며 사람이 걷거나 차가 운행하기 어려운데 그보다 거세게 비가 쏟아진다는 것입니다.

내일(17일) 밤부터 모레(18일) 아침까지는 동해북부해상까지 빠져나간 저기압 뒤쪽으로 건조한 공기덩어리가 내려오면서 남부지방까지 세력을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양쪽에서 정체전선을 밀어 압축시키겠습니다.

내일(17일)에서 모레(18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또 한 차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때도 경기북부는 시간당 강우량이 최대 70㎜ 이상, 나머지 수도권은 30~60㎜에 달하겠습니다.

정체전선이 압축돼 폭이 좁아질 경우 지역 간 비가 내리는 강도와 양 차이가 벌어집니다. 전선이 위치한 지역에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오고 전선과 동반된 비구름대 영향권에서 조금만 벗어난 지역엔 예보가 틀렸다고 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선의 위치는 북쪽 건조공기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의 힘겨루기로 결정됩니다.

현재 전망은 경기북부에 비가 가장 거세게 쏟아진다는 것이지만 중부지방 어디에 집중호우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은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모레(18일) 밤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내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북쪽에서 남하하는 건조공기가 경기만 쪽에 중규모 저기압을 만들고, 이 저기압에서 하층제트가 불면서 하층제트가 집중되는 곳이 많은 비가 올 수 있다. '기습폭우'가 내리는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다만 모레(18일) 밤엔 비구름대 이동속도가 빨라 비가 '짧고 굵게' 올 가능성이 큽니다.

16~18일 총강수량 예상치는 수도권·서해5도 80~120㎜(경기북부 최대 250㎜ 이상, 서울·인천·경기남부·서해5도 최대 150㎜ 이상), 강원내륙·산지 50~100㎜(최대 150㎜ 이상), 충청 30~100㎜(충남북부와 충북북부 최대 120㎜ 이상), 호남·부산·울산·경남·경북북부 30~80㎜, 강원동해안 20~60㎜, 대구·경북남부·울릉도·독도 10~40㎜, 제주 5㎜ 내외입니다.

북한 황해도에도 80~120㎜, 최대 25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임진강과 한탄강 등 남북 공유하천 상류에 많은 비가 오면서 하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니 접경지역에선 이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모레(18일) 이후에는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 중심을 두고 남북으로 진동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중부지방엔 장맛비, 남부지방과 제주에는 폭염이 이어지는 '극과 극' 날씨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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