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노조 "불법 낙하산" 신동호 사장 출근 저지… 임명 12일째 출근 못 해

신동호 EBS 사장이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이하 EBS지부)에 막혀 사장 임명 12일째 출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BS지부는 신 사장이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임명된 '위법한 사장'이라며 출근길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신 사장은 EBS지부의 출근 저지에 대해 “명백한 업무방해”라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EBS지부는 오늘(7일) 신 사장에 대한 출근 저지를 이어갔습니다. EBS지부는 출근에 나선 신 사장에게 “2인 체제 위법한 사장 돌아가라”, “불법 낙하산 신동호를 거부한다”라고 외쳤습니다. 신 사장은 7일 현장에 있는 취재진에게 EBS지부에 대해 “명백한 업무방해이며, 위험한 행동”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합리적 접근을 하겠다. 정상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성관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미디어오늘에 “(신 사장 임명무효) 가처분 결과가 나올 때까진 출근 저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유열 전 EBS 사장은 2인 체제 방통위가 EBS 사장을 임명한 것은 위법한 결정이라며 지난달 27일 방통위를 상대로 EBS 사장 임명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대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임명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지난달 13일 임명정지 가처분을 확정했습니다.

신 사장이 부서장 인사를 강행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EBS지부는 어제(6일) 성명에서 “내부에서는 신동호 씨와 그 동조 세력들이 부서장 인사를 강행하려 한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임명동의제'를 무력화하고 조직을 분열시키려는 교묘한 책략”이라며 “외부 인사를 별정직으로 영입해 조직 장악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신 사장은 오늘(7일) 취재진에 부서장 인사 강행 시도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루머가 돌고 있다. 어수선한 상황이니 루머가 나올 수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지부장은 “(신 사장은) 부서장 후보로 예상되는 내부 직원들을 만난 것은 사실이다. '터무니없는 루머'라면, 그 직원들을 왜 만났는지 먼저 해명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MBC 아나운서국장을 역임한 신 사장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며, 이후 미래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국민의힘 당무위원을 역임했습니다. 2023년 10월 이동관·이상인 2인 방통위 체제에서 EBS 보궐 이사로 임명됐습니다. EBS지부는 이 위원장과 신 이사가 MBC 출신이자 국민의힘 전신인 정당에서 활동하는 등 '특수관계'라며 이 위원장 기피신청을 했으나, 방통위는 '기피신청권 남용'이라며 각하했습니다. EBS 보직 간부 54명 중 52명은 신 사장 임명 당일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EBS지부는 출근 저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언론노조 EBS지부 "내로남불 김유열 사장은 직원들 희생이 우스운가" 연이어 비판 성명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영 위기 속 임금 협약 등을 둘러싼 EBS 노사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김유열 사장에 대한 EBS 구성원 92%의 불신임 의견을 기반으로 노조가 투쟁을 강행하는 가운데, 노조는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연이어 내고 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노조)는 초유의 적자 경영,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의 단협 파기 및 파업종용 논란 등을 이유로 지난달부터 김 사장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지난 5일 협상 과정에서의 논란에 사과하며 노사 간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조합원 약 4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EBS 김유열 사장 신임 투표'에서 92.7%(조합원 89.5% 응답)이 불신임 의견을 밝혔고, 노조는 사장 퇴진 운동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18일 성명을 내고 “지난 14일 EBS 이사회는 작년보다 무려 30억 이상의 적자가 더 발생했음에도 김 사장이 내민 '2023년 추경안'을 별다른 책임 추궁도 없이 의결했다”라며 “그럼에도 김유열 사장은 반성 없이 오히려 93%에 가까운 자신에 대한 불신임을 '노사 간 임금협상을 둘러싼 갈등의 표현'이라는 프레임으로 왜곡시키고 있다.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않으려는 구성원들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로 이사회마저 속이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김 사장이 경영에 실패했다며 책임을 물었습니다. 김 사장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실패가 경영 악화의 주 원인이라는 주장입니다. 지난해 256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EBS는 제작비 절감, 비용 절감, 파견직·계약직 감축 등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해왔습니다. EBS는 올해도 300억 원 가량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김 사장이 심각한 적자 상황에도 경영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비상 경영체제로 인한 비용 절감을 위해 EBS 구성원은 사업에 필요한 영업비, 부서 운영을 위한 비용, 시설 유지를 위한 비용뿐 아니라 방송사의 근간인 방송제작비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비용을 절감했다”라며 “올해 김 사장이 강행한 '파견직, 계약직 100% 감원' 결정 역시 EBS 구성원들은 숱한 공백과 혼란을 예상했으나, 회사를 위해 묵묵히 받아들였다. 제작 현장뿐 아니라 사업, 행정 등 직종과 부서를 막론하고 이전보다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노동 여건은 악화됐다. 그러나 김 사장은 자신의 비서, 그리고 상임감사의 비서 자리에 지난 6월과 7월 새로운 파견직을 채용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본인이 누리던 것은 하나도 놓지 못하면서 최저임금 수준을 받고 일하는 사내 미화 노동자를 아무렇지 않게 잘라내고, 직원들에게는 모든 희생이 당연한 것이라는 수장의 말을 과연 누가 따르겠는가”라며 “우리의 투쟁 목표는 'EBS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김 사장과 경영진에게 그 책임과 죗값을 묻고, 우리의 희생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체제에서 EBS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직원들의 희생과 고통 분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내로남불'사장 김유열을 위해 우리가 희생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관련해 노조는 지난 14일에도 성명을 내고 세부적 사업 손익을 따져 물었습니다. 노조는 “김 사장의 머리에서 나온 글로벌 구독 서비스사이트 '더그레이트마인즈닷컴'엔 플랫폼 구축과 운영비용 등 직접 투자에만 50억 원 넘는 비용이 투입됐지만 2021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고작 1억 2000만 원, 유료 구독자의 수는 2001명에 불과하다”라며 “2021년 3억 60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한 방송연계 단행본 사업, 2022년 한 해에만 28억에 가까운 적자를 냈고 앞으로도 매년 2억 원의 손실이 예정돼있는 ELT 교재 사업, 유튜브 채널 '어썸팩토리'등 김 사장이 무리하게 진행한 수익사업”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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