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폭우가 내린 10일 오전 3시 50분쯤 위험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하시라고 마을 방송을 했는데, 그때 피신만 했어도…"
10일 늦은 오후 충남 금산군 진산면 지방3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장 송미숙 씨(여)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이날 새벽 집중호우로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매몰돼 참변을 당한 60대 여성 도모 씨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수년 전 이 마을에 홀로 이사 와 생활하던 그는 성격이 활달하고 친교성도 좋았다고 합니다. 주민자치 프로그램 탁구동아리 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마을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다고 주민들은 회상했습니다.
이런 그가 참변을 당한 곳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단칸짜리 농막 집입니다. 진산면엔 10일 오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무려 170여㎜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그 영향으로 인근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농막을 덮치면서 도 씨의 삶을 빼앗아 갔습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운우 씨(79)는 "서울에서 살다 2004년 이곳으로 이사 와 살고 있지만, 이번처럼 많은 비가 내린 건 처음 봤다"라며 "마을에서 슬픈 일을 당해 주민들이 매우 비통해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도 씨는 10일 오전 4시까지 딸과 '카톡'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 씨는 딸·사위와 함께 살기 위해 농막 집 옆에 콘크리트로 집터를 다져 놓고 있었습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전모 씨(여성)는 새벽 폭우가 내리는 것을 보고 오전 5시쯤 도 씨에게 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냇물이 범람해 포기했다고 한합니다. 전 씨는 "그때 가서 친구와 함께 대피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며 울먹였습니다.
마을 이장 송 씨는 "아침에 마을 주민에게서 '산사태가 난 것 같다'라며 전화가 와 오전 10시 40분쯤 확인해 보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전화도 안 받아 불길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송 씨는 "경찰과 소방서에서 나와 확인한 결과, (도 씨가) 토사에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라며 "집이 마을과 떨어진,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뒤늦게 발견된 것 같다"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지방3리 주민들은 "일부 지역에서 난개발 등으로 장마철 산사태가 우려된다"라며 "군과 진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먼저 주민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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