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박지원 앵커 "진상 조사로 관련자 문책"…이승만 미화 논란 언급은 없어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 건가" KBS 시청자 청원 동의 1만 6000건 돌파
KBS가 광복절에 불거진 논란들에 대해 메인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사과했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논란의 다큐멘터리 관련 언급은 없었습니다.
KBS 1TV '뉴스 9' 박장범·박지원 앵커는 어제(15일) 클로징 멘트를 통해 “KBS는 제79주년 광복절에 적절하지 못한 방송 편성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앵커는 “KBS가 오늘 새벽 방송한 오페라 '나비부인'에는 미국 국가와 함께 일본국가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만큼 사전에 적절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라며 “또한 오늘 아침 'KBS 뉴스 930' 날씨 코너에서 배경화면 일부에 태극기의 좌우가 뒤바뀌어 방송되는 실수가 발생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KBS는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철저한 진상 조사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KBS는 광복절 0시 편성된 1TV 'KBS 중계석'을 통해 일본 기모노와 기미가요, 군가 등이 등장하는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송출했습니다. 이후 광복절 경축식을 앞둔 오전 시간대 뉴스의 날씨 예보에 좌우가 뒤집힌 태극기 이미지가 사용됐습니다.
그에 앞서 KBS는 광복절인 이날 친일행적 등 공과가 뚜렷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논란의 영화 '기적의 시작'을 편성해 비판 받아왔습니다. '뉴스 9' 사과에 '기적의 시작'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건가 싶습니다” 청원이 16일 현재 1만 6300여 명 동의를 얻었습니다. “친일파 KBS 박민 사장 사퇴 및 수신료 거부”, “KBS 사장님 광복절날 뭐하는 짓입니까”, “나비부인 송출 담당자 해고”, “더 이상 부끄럽고 참담할 수 없어 글을 씁니다”, “일본 밀정 박민 KBS 사장 사퇴하고 일본으로 가라” 등 관련 청원 10여 건도 KBS 답변 요건인 동의 1000명 이상을 충족했습니다.
'기적의 시작' 관련해서는 “광복절 기념 이승만 다큐멘터리 편성 취소”(9080명) “'독재를 미화하는 영화'를 광복절에 반영? 이게 정녕 '한국' 공영방송이 할 짓입니까”(5557명) 등 비롯한 3건이 답변 요건을 채웠습니다.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 방영을 적극 환영하며 편집없는 방영 요청드린다”라는 반대 취지의 청원에도 5344명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 KBS가 광복절 이념 논쟁 한복판에 서게 된 것입니다.
이날 KBS 내부에선 KBS PD협회가 '나비부인', '태극기' 논란에 대해 “사장과 편성본부장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라며, '기적의 시작' 편성은 방송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민주주의를 이룩해 온 역사를 살피며 공동체의 미래를 제시해야 할 광복절에 어떻게 기미가요를 내보내고 독재자 미화에 앞장설 수 있단 말인가”라며 “KBS를 일컬어 'NHK 서울지국'이라는 모욕적인 비유도 등장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관련해 KBS 사측은 '나비부인'의 경우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됐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됐고, 뒤집힌 태극기는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기적의 시작'에 대해선 “KBS 편성본부에서는 독립적인 편성권에 의해 방송 편성을 결정하였고, 광복절을 맞아 다양성 차원에서 해당 다큐 영화를 선정, 방송하게 됐음을 알려드린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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