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독립기념관장 문제 두고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 나와
대통령실 "특정 단체 인사 불만", TV조선 "한동훈, 야 친일몰이 대응 못해"
광복절 경축식이 정부와 독립운동단체 주최로 각각 따로 열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현직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김 관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안철수 의원은 이 문제를 치열하게 토론해서 해결하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지도부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인사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혀 대통령실의 대응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반해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특정단체의 인사 불만”으로 치부했고, TV조선은 야당의 친일몰이에 여권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 등 지도부를 비판했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JTBC '오대영 라이브'의 '단도직입' 코너에 출연해 김형석 관장 문제를 두고 “독립기념관장에는 좀 부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라며 “학자로서 연구하다 보면 당시에 일본 국적이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었겠지만, 독립기념관장으로서의 정통성이나 역사적 배경을 말할 때는 부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광복회 등 순국선열 후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이 보수정당이 나아갈 길이라고도 했습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라는 질의에 “대통령께서 지명 철회를 하시는 게 맞는다고 생각된다”라며 “대한민국은 호국정신, 독립정신, 민주주의의 큰 세 가지 정신의 위상을 정립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많은 국민께 상처로 남을 수도 있고, 우리의 역사관이라든지 민족적 자부심을 훼손할 수 있는 발언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단호한 입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6일) 아침 CBS 표준FM(수도권 기준 FM 98.1㎒, AM 837㎑)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형석 관장의 김구 선생 비난 등 발언이 명확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런데 친일 행동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옹호도 조금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 의원은 “이런 문제에 정부와 광복회가 서로 정말 치열하게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결론을 내고, 이대로 그냥 두기보다는 하루빨리 이걸 해결해야 좋은 메시지를 낼 수 있다”라며 “안 그러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 대일메시지가 빠진 부분을 두고도 “광복절이면 일본에 대한 언급이 없을 수가 없지 않느냐”라며 “역사적인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되지 않느냐. 그게 좀 빠진 게 아쉽다”라고 말했습니다.
당 지도부도 인사문제에 타협이 없다는 대통령실 방침과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15일)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백브리핑에서 '우원식 의장도 불참했고 광복회장도 불참했는데 어떻게 보느냐'라는 기자 질의에 “인사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라며 “그렇게 불참하신 것에 대서 저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굳이 불참하셔서 나라가 갈라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자가 재차 '야권에서는 독립기념관장도 사퇴하라고 요구한다'라고 질의하자 한 대표는 “인사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같은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한 대표의 측근이자 최고위원인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SBS 러브FM(수도권 기준 FM 103.5㎒)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일각에서 (김 관장을) 비판하는 것이 정말 정확한 팩트에 기반한 것인지, 그 정도 팩트라면 국민들께서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이 사람은 정말 맞지 않다고 하는 우려가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의 여론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이 '이분은 정말 안 되겠다', '이건 인사검증에 있어서 심각한 흠결이 있었다' 그렇게 보고 있는지는 아직 '세모'다. 물음표다.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원내 분위기도 조금 다릅니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 백브리핑에서 '민주당 비난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독립기념관장으로서 독립운동가를 기념할 수 있는 적절한 사람으로 볼 수 있느냐'라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다”라며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봤을 때는 독립운동가 후손이 아닌 분들이 관장을 할 수 있느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 봤을 때 후손이 아니라도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더 잘 살리고, 기념관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분이라고 판단했으면 그분도 또한 관장으로 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단호한 분위기입니다. 광복회의 인사불만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라며 “독립운동과 광복의 주체가 광복회 혼자만이 아니다. 특정 단체가 인사 불만을 핑계로 빠졌다고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한겨레 등이 16일자 기사에서 보도했습니다.
TV조선은 한동훈 대표의 태도를 어정쩡하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어제(15일) '뉴스 9' 앵커멘트에서 “국민의힘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해 어정쩡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며 “문제가 없다는 건지, 부적절하단 건지 명확한 입장 없이 야권의 친일 공세만 반박한다”라고 말했습니다. TV조선은 리포트에서도 한동훈 지도부 입장을 두고 “섣부르게 입장을 냈다 역풍을 맞을 수 있단 취지지만, 야당의 '친일몰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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