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피자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시장에 진출한 대기업이 3년 만에 철수하는가 하면, 기존 업체들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고물가와 외식 트렌드 변화가 원인으로 보입니다.
어제(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오는 30일 외식 브랜드 ‘노브랜드 피자’ 서울대입구점 운영을 종료하고, 외식피자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합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22년 3월 서울 대치동 1호점을 시작으로 은평점·역삼점·서울대입구점 등 4곳의 직영 매장을 냈습니다.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는 1년 이상 직영점을 운영한 뒤 사업을 개시할 수 있지만, 신세계푸드는 이후에도 가맹점을 모집하지 않았습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피자는 테스트 형식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향후 냉동피자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세계푸드는 외식 피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 3621억원에서 2020년 1조 5622억원, 2021년 1조 7850억원, 2022년 1조 8195억원으로 늘었지만, 시장 규모 증가율은 10%대에서 1.9%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주요 피자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도미노피자의 운영사 청오디피케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1억원었습니다. 2021년 기록한 160억과 비교하면 30% 수준입니다. 한국파파존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2021년(63억원) 대비 34% 감소했습니다. 한국피자헛은 2022년 적자 전환한 뒤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 역시 지난해 적자 폭이 커졌습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미스터피자에프앤비도 지난해 16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주요 피자 브랜드의 가맹점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피자헛의 가맹점 수는 지난 2021년 340개→2022년 328개→2023년 297개로 최근 3년간 크게 감소했습니다. 미스터피자도 같은 기간 216개→ 214개→183개로 줄었습니다.
소비자가 외식피자를 외면하는 이유는 단순히 ‘비싼 가격’만이 아닙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이후 냉동피자 등 대체제가 많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1092억원에서 2022년 2053억원으로 커졌습니다. 2016년부터 냉동 피자 시장에 처음 뛰어든 오뚜기는 현재 1인용 우노피자, 사각피자, 컵피자 등 냉동피자만 20종이 넘습니다. CJ제일제당 역시 ‘고메 프리미엄 피자’를 선보인 후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븐과 에어프라이어기가 보급되면서 가정에서도 외식피자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됐다”라며 “냉동피자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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