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방송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아날로그식으로 재연해 눈길을 끕니다.

일본 지상파 방송국 TBS 뉴스는 어제(8일) "44년 만의 계엄령에 한국 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계엄령은 무엇이고, 이번에 단행한 배경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아나운서는 "계엄령은 일반적으로 비상사태로, 통상적인 법률의 효력을 부분적으로 정지한다. 군사력에 의해 민주적인 정치활동이나 시민 생활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운을 떼며 해당 내용을 손 글씨로 써서 보여줬습니다.

이어 손 글씨가 적힌 또 다른 모형을 가져와 "한국에서는 '전쟁에 준하는 비상사태' 등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정치활동 금지'나 '보도 통제'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계엄사령부로서 군이 강력한 권한을 갖고 영장 없는 체포도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비상계엄'은 빨간색으로 강조했습니다.

또 아나운서는 윤 대통령 사진과 함께 남·북한 지도를 오려 붙인 모형을 들고 와 "애초에 한국에서 계엄령이 필요한 국면으로는 북한과의 전쟁이 예상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윤 대통령 사진 옆에 말풍선을 만들어 "이번에 계엄령을 정당화한 것은 야당 의원들이 북한과 연결돼 있어 국가 전복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형 세 덩어리를 반 바퀴 회전시키자 국회가 등장했습니다. 아나운서는 "이번에 계엄령 공방의 현장이 된 곳은 한국의 국회의사당"이라며 인형극처럼 국회의 돔 지붕을 직접 세팅했습니다.

뒤이어 국회 건물 위로 종이가 쑥 올라왔고, 여기엔 본회의장에 참석한 국회의원 사진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아나운서는 "계엄령은 '국회에서 과반수 의원이 요구한 때에 해제해야 한다'라는 것도 헌법에 규정돼 있다. 이번에는 이 규정에 따라 국회에 모인 의원들의 의결로 계엄령이 해제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날로그 국회 모형에는 군데군데 칼집이 선명했고, 테이프도 티 나게 붙어 있었습니다. 또 오타를 고친 듯 글씨 사이사이 새로 오려 붙인 흔적도 보였습니다.

국회 모형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국회에서 계엄군과 시민이 대치하는 모습,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그리고 김건희 여사 사진 등도 활용됐습니다.

아나운서는 "44년 전 계엄령 아래 군의 탄압으로 166명의 시민이 희생된 광주 사건 때는 군이 유력 정치인을 가택연금하고 국회를 점거하는 등 그 기능을 봉쇄해 국회 의결에 따라 계엄령을 해제할 수 없었다"라며 "이번에 윤 대통령도 비슷한 시나리오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군을 국회로 보내 여야 유력 의원들을 체포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재빨리 의원이 국회에 달려가 계엄령 해제 요구를 의결했다.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군은 강경 수단으로 나서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아나운서는 "한국 언론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고, 주가조작 등 부인에 대한 각종 의혹으로 정권이 들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해 더 잃을 것 없다는 생각에 (계엄령에) 베팅했다고 보도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누가 만드는 걸까", "저거 하나하나 그리고 자르고 붙이고 글씨 쓰고 만들었을 거 생각하니까 너무 웃기다. 중학교 미술 수행평가 같다", "다꾸 같고 재밌는데 뉴스 매체에서 하기엔 공신력 떨어져 보인다", "어린이집이냐?", "방학 숙제한 것 같다", "저거 만드는 게 CG보다 돈 더 들겠다", "곧 죽어도 아날로그네", "이쯤 되면 저기서도 즐기는 것 같다", "CG 쓰면 죽는 병에 걸리나 보다"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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