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카와현청 등 지방 정부가 1년째 노토반도 대지진 피해 복구에 힘쓰고 있지만 최근 방문한 현장에는 무너진 주택과 시설 등이 일부 남아 있었습니다. 대지진으로 인한 지반 융기·침하로 도로가 울퉁불퉁해지거나 피해 주민들 가운데 트라우마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제(24일) 일본 이시카와현청에 따르면 노토반도 대지진으로 발생한 6007개의 완전파손 주택, 9만 6813개의 부분·일부파손 주택 등의 복구는 절반 이상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적 피해는 사망자 483명과 부상자 1254명, 실종자 2명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1월 1일 최대 규모 7.6의 강진으로 노토반도 지반은 다량의 수분을 머금어 흐물흐물해지는 '액상화 현상'이 다수 나타난다고 합니다. 지반이 약해져 시설물이나 배수관 복구 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지반 융기·침하로 도로가 울퉁불퉁해지는 현상도 있습니다.

대지진이 휩쓸고 간 오쿠노토 지역에 지난해 9월 하루 강수량 362㎜의 물폭탄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하천 범람, 토사 붕괴, 산사태 등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오쿠노토 집중호우로 16명이 사망했고 110개의 주택 완전파손, 695개의 주택 부분·일부파손 등의 피해가 생겼습니다.

노토반도 이재민들이 묶던 가설주택도 오쿠노토 집중호우로 다량 침수됐다고 합니다. 이시카와현청 등 지방 정부가 2년 간 가설주택에 이재민이 머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지역민들 사이에선 불안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가설주택에 거주하는 노토 지역민은 "가설주택은 2년 정도 묵을 수 있는 임시시설로, 상당수의 이재민이 주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불안해하고 있다"라며 "일부 주민들의 경우 대지진 당시 피해 참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노토반도 나나오역 인근에서 만난 칸노 마사코씨는 올해로 50년째 운영하고 있는 카페를 상반기에 닫는다고 했습니다. 대지진 트라우마가 생겨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할 수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이시카와현청 건강복지부가 주민들의 트라우마 치료 지원 등에 나섰지만 피해 범위가 광범위해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우시카미 토모코 씨는 "노토반도 대지진 땐 쓰나미와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해 이웃 주민들이 목숨을 잃은 경우가 있었다"라며 "당시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상황에서 집이 무너져 남편, 아들과 차 안에서 5일을 버텼던 기억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미야시타 사후미 씨도 "그날의 공포는 세월이 흘러도 희미해지지 않고 아직도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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