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아무일 없었다? 왜 탄핵구속 됐나"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놓고 '실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거듭 앞뒤가 안맞는 주장을 편 것을 두고 JTBC 앵커가 “온 국민이 다 봤는데 없던 일로 만들려는 궤변”이라고 성토했습니다. MBC 앵커는 “공감능력이 있다면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쓴소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선관위에 군을 동원한 것이 본인 지시라는 것을 인정했고, 대국민호소용 계엄이었다는 사실을 계엄중에 국무위원과 사령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시인했습니다. 국회 탄핵소추인단의 단장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그럼 왜 헌재 탄핵심판이 열리고 있고, 본인은 왜 탄핵가결되고 구속됐느냐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기일에서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그 어떤 호수 위에 떠 있는 무슨 달 그림자 같은 거를 쫓아가는 그런 느낌을 좀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장관에게 얘기할 때는 '이거는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고 국회 그 해제 결의가 있으면 즉시 할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그런 내용은 해제하고 설명을 해야지 국무위원들한테 계엄 전에는 얘기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국방장관도 지휘관들, 사령관들한테는 '이 계엄은 곧 해제될 계엄이고 전체 군 투입은 얼마 안 된다' 이런 얘기를 안 하고 이제 필요한 그 대통령의 선포에 따라서 각자 맡은 업무를 하도록 했기 때문에 각자 정해진 매뉴얼대로 하다 보니까 저나 장관이 생각한 것 이상의 어떤 조치를 준비 했을 수는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방첩사가 합동수사본부를 맡고,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 발령을 받았지만 조직을 구성하기 전에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에 따라 자신이 군 철수 지시를 했다는 점을 들어 “그래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정작 선관위에 군 동원을 지시한 사실은 시인했습니다. 그는 “제가 평소에 의문을 가졌던 거, 2023년 10월에 국정원 보고를 받고 대단히 미흡하게 점검했다는 것 때문에 점검을 하도록 시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압수한 게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오늘의 헌법 재판소 심판 법정이 없었을 것”이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하늘의 별이라는 그 군 장성들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아야 하고, 안보상으로 국가적으로나 국가적 큰 손실이 이렇게 일어났으며, 대통령이 탄핵되어 또 구속되어서 탄핵심판도 받고 있고 형사재판을 받아야 되는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졌는데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국민들도 그렇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한민용 JTBC 앵커는 이날 저녁 '뉴스룸' 톱뉴스 오프닝 멘트에서 “12·3 내란의 밤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본 계엄군의 국회 난입을 아예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려는 궤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현용 MBC 앵커도 이날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에서 “지난 두 달 넘게 국민들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관심이라도 있고 아주 약간의 공감 능력이라도 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그래서 안 된다는 거다. 현실 인식조차 안 되는데 과거에서 무얼 배울 수 있고 미래는 어디에 있겠느냐. 그래서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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