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제정 37년 만에 공영방송의 정치독립 개선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이 오늘(5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호찬)이 "공정방송이란 가치를 지키기 위해, 좌절의 눈물을 닦아내고 징계와 해고를 무릅쓰고 누군가는 목숨까지 걸어야 했던 지난 언론노조 37년 투쟁의 성과"라고 했습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처리를 주도하는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가운데, 첫 번째 법안인 방송법이 찬성 178표, 반대 2표로 가결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방송법은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됩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방송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주장하며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방송법 개정에 따라 KBS 이사 수가 기존 11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나고 정치권 추천 몫이 줄어듭니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은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도입이 강제됩니다. KBS, MBC, EBS, YTN, 연합뉴스TV 사장을 뽑으려면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쳐야 합니다. KBS의 경우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가 3명 이하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이사회가 재적 이사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뽑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합니다. KBS, MBC, EBS, YTN, 연합뉴스TV 보도책임자는 보도 분야 직원 과반의 동의를 받아야 임명하는 임명동의제도 시행됩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오늘(5일) 논평을 내고 "방송법을 포함한 방송3법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고 추천단체를 다양화하여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라고 한 뒤 "더욱 중요한 성과는 시민의 품으로 공영방송을 돌려주는 역사적 전환을 이뤘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공영방송 사장 후보를 직접 뽑아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은 물론이고 시청자 주권을 강화한 것이 이번 방송3법 개정의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민언련은 "故 이용마 MBC 기자의 뜻을 받아 2017년 11월 국민 100명 이상을 무작위로 선발한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통해 공영방송 사장 후보를 추천하자는 시민추천제를 제안한 바 있다"라며 "이제 이용마 기자의 꿈이자 민언련의 오랜 과제였던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공영방송 사장후보 국민추천위원회'가 방송3법으로 제도화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민언련은 "방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방송개혁에서 기념비적인 일이다. 이제 특정 정치세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하거나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공영방송을 전리품으로 여겨 홍보수단으로 전락시켜온 구태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라고 했습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여전히 방송을 정권 교체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낡은 정치 세력이 있다. 방송 장악과 언론 자유 훼손에 대한 엄중한 국민의 평가를 받고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이 그들"이라며 "방송법 개정을 특정 정당과 언론노조의 방송 장악법이라 왜곡해온 이들은 아직도 윤석열의 망상 속에 갇혀 있다. 단언컨대, 이 지독한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남은 방송법 개정에 지금이라도 동참하라. 아무말대잔치로 소중한 국회의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라고 경고했습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번 방송법 개정이 공영방송 등 일부 방송사에만 국한된 개혁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과 편성규약 제정은 모든 언론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책무다. 보도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제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내부 견제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임명동의제는 더욱 확대돼야 마땅하다. 법적 의무가 없다는 핑계를 내세우며 자본과 사주의 자유만을 앞세우는 언론사는 언론노조의 투쟁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법안 처리 후 과제에 주목한 입장을 냈습니다. 언론연대는 "이번 입법이 숙의 과정 없이 속도전으로 진행된 점은 아쉽다. 법안을 주도한 여당 의원들도 법의 미비점이 존재한다고 인정하는 만큼, 후속논의는 개방적인 공론장에서 투명한 절차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며 "이사·사장 선임 등 지배구조 논의에만 머문 것도 한계다. 현재 공영방송은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해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공적 서비스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공영방송의 의무와 책임, 재원 조성 방안, 성과 평가 체계 등 제도 전반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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