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평양냉면 ◆
▲ 요약 : 평양지방에서 전래된, 찬 육수에 말아먹는 메밀국수입니다. 이 국수에서 유래한 냉면의 한 유형이나 문화적 풍습을 말하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평양온반, 녹두지짐, 대동강숭어국과 함께 평양의 4대 음식으로 꼽힙니다. 고려시대에 원형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 들어 평양 인근의 대표작물이었던 메밀을 수확한 후, 겨울철에 국수를 만들어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었던 데에서 기원합니다. 원래 겨울의 제철음식이었으나 근현대 들어 서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여름철 음식으로 발전했습니다. 대체로 메밀을 주재료로 하는 국수와 동치미 국물에 닭, 꿩, 소고기로 낸 육수를 섞어 만든 슴슴한 국물 맛이 특징입니다. 평양냉면 풍습은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 정의 : 평양지방의 명물로 잘 알려진 국수입니다. 평양온반, 녹두지짐, 대동강숭어국과 함께 평양의 4대 음식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 역사 : 고려시대에 냉면의 원형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17세기 이후에 평안도에서 가장 흔한 작물 중 하나였던 메밀을 재료로, 수확철인 늦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국수를 만들어 먹는 문화가 평양 일대에 형성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한겨울에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 메밀로 눌러 만든 국수를 말아 먹었으나, 차츰 양반과 상인처럼 부유한 계층에서 냉면을 즐기게 되면서 꿩이나 닭으로, 근현대에 들어서는 소고기로도 육수를 내어 먹게 되었습니다.
평양냉면을 별식으로 즐기는 문화는 조선 후기에 들어 서울 지역으로 확산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겨울철의 제철음식이 아니라 여름철의 별미 음식으로 발전했는데, 제빙과 냉장 기술이 도입되면서 여름에도 찬 육수를 만들 수 있게 된 것과, 일본에서 개발된 인공조미료(MSG)로 겨울철 동치미 국물에서 낼 수 있었던 감칠맛을 대신할 수 있었던 것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또한 여름에는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면하기도 어려웠던 메밀가루에 밀가루나 고구마 전분을 혼합하여 면의 찰기를 늘이는 방식도 도입되었습니다. 이 무렵에는 설렁탕과 함께 배달 음식으로도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해방후 6.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분단이 고착화되자, 서울을 비롯한 남한에서 냉면은 몇 가지 형태로 분화했습니다. 사철 내내 구하기는 쉽지 않았던 메밀가루를 대신하여 감자와 고구마 전분을 주재료로 사용한 냉면이 개발되었는데 이를 기존 평양냉면 유형과 구분하여 '함흥냉면'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경상남도 진주에서는 해물육수에 육전을 고명을 올리는 것이 특징인 '진주냉면'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분화의 과정에서 남한의 '평양냉면'은 '함흥냉면'이나 '진주냉면'과 같은 다른 유형의 냉면과 대비하여 메밀 고유의 담백한 맛을 유지하고 쇠고기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 슴슴한 국물을 특징으로 하는 냉면이라는 개념이 형성되었습니다. 분단 상황이 오래되면서, 현행 평양 지역의 평양냉면과 남한에서 통용되는 평양냉면의 맛에 이런 사회적 변화와 정체성의 정립 과정에서 발생한 차이가 반영되었고, 남북 교류에 따라 이런 맛의 차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평양냉면의 정체성에 대한 미식가들의 논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 북한의 평양냉면 문화와 풍습은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북한의 평양냉면은 메일로 만들어 놋그릇에 담고 고기와 채소, 김치와 과일, 고명 등을 얹은 후 시원한 육수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 냅니다. 평양냉면 문화는 평양 지역 사람들의 삶에 깊이 뿌리 내린 전통 민속 음식으로 장수와 행복, 환대를 나타내며 화합과 존경을 상징합니다. 정월대보름에는 가족과 이웃 간에 모여 평양냉면을 즐기며 장수를 기원하고, 생일이나 결혼식의 내빈 접대용 음식으로도 제공됩니다. 평양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는 평양냉면을 조리하는 기법과 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승하는 것을 의무이자 자부심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 2. 진주냉면 ◆
▲ 정의 : 해물육수에 메밀국수를 말아서 만든 경상남도 진주의 향토음식입니다.
▲ 개설 : 진주 인근의 산간지역에서는 냉면의 주원료인 메밀 재배가 성행하였기 때문에 예로부터 메밀국수를 즐겨 먹었습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진주에서는 이를 고급화한 냉면을 개발하여 권력가나 재력가들이 야참음식으로 즐겨 먹었는데, 조리하는 방식도 독특하여 진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 연원 및 변천 :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고려시대부터 메밀을 이용한 메밀국수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이르면 ‘냉면 중에 제일로 여기는 것은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다!’라고 할 만큼 평양과 진주에서 냉면이라는 명칭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진주냉면은 1960년대 중반에 진주 지역에서 사라졌다가 1999년 진주냉면 원형을 중심으로 식생활문화연구가에 의해 재현되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까지 옥봉동을 중심으로 수정식당과 평화식당, 은하식당 등 7~8개 업소가 성업 중이었으며, 옛날에는 이러한 식당들이 하인을 두고 직접 배달을 하였다 합니다. 1939년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 가운데, 일본인 교사 ‘구사마’가 “진주를 떠나면 영영 이 맛있는 냉면을 못 먹게 될 텐데”하며 한숨짓는 대목이 나올 정도로 그 맛이 유명했습니다.
▲ 만드는 법 : 진주냉면은 식당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나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메밀가루에 감자전분을 섞고 쇠고기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차게 해서 무채, 돼지고기 편육, 배채, 삶은 달걀을 고명으로 사용합니다. 반면 진주냉면은 메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을 섞고 디포리·문어·바지락·멸치·새우·전복·해삼·홍합 등 해산물을 이용한 해물장국으로 육수의 빛깔과 맛을 내 차게 해서 김장김치를 채 썰고, 쇠고기 육전, 오이, 배, 전복, 석이버섯, 황백지단을 고명으로 올립니다. 이러한 기본적 특징이 진주냉면의 원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 옛날에는 평양냉면과 진주냉면 모두 겨울철 야참음식으로 즐겨 먹었으나 해방 이후 평양냉면 등이 남한 전역에 대중화되면서 여름철에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진주냉면은 진주와 가까운 사천 등 해안지방에서 나는 디포리·문어·바지락·멸치·새우·전복·해삼·홍합을 이용한 해물육수와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이용해 면발을 뽑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해물육수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무쇠를 벌겋게 달궈 끓는 육수 통에 넣어 고온의 순간 가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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