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35년 만에 쇠기름(우지) 라면 재출시 소식을 밝히면서 팜유 라면과의 맛 차이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풍미와 저장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동물성 기름 우지가 소비자의 인식을 바꾼다면 라면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오늘(24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다음 달에 내놓는 신제품 '삼양라면 1963'은 우지로 면을 튀겼던 초기 삼양라면을 복원한 형태입니다. 이번 신제품은 면을 우지에 튀기고 우골(소뼈) 육수에 액상수프를 더하는 방식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소비자가격은 1500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거 삼양라면은 1989년 공업용 우지 사용 의혹으로 촉발된 '우지 파동' 이후 단종됐습니다.

삼양이 우지라면을 다시 선보인 것은 팜유 중심 제조 공정에 변화를 예고하는 실험적 시도로 평가됩니다. 우지 파동 이후 동물성 기름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면서 우지는 라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 자리는 식물성 기름인 팜유가 빠르게 대체했고 현재 동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곳은 일부 중식당에 한정돼 있습니다.

팜유는 기름야자 열매의 과육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원가가 낮고 대량생산에 유리해 라면 뿐만 아니라 스낵, 제과류, 빵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사용됩니다. 국내 식품용 유지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농심·삼양·오뚜기 등 주요 라면 제조사들도 모두 팜유를 사용합니다.

① 식감·풍미·저장성 강점

시장의 관심은 우지라면이 기존 라면과 비교해 실질적인 맛의 차별점이 있는지입니다. 35년간 단종됐던 제품인 만큼 우지라면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맛 자체가 미지의 영역입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우지라면의 맛이 궁금하다'며 면사리를 삶은 뒤 소기름에 다시 튀겨 조리하는 자발적 복원 실험도 이어졌습니다.

식품 전문가들은 우지로 튀긴 면이 식감과 풍미에서 기존 라면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입을 모읍니다. 동물성 기름은 열을 가했을 때 고소한 향과 감칠맛을 끌어내는 반면 팜유는 튀김유지력과 산화안정성에는 강점이 있지만 자체적인 향미는 비교적 약하다는 분석입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동물성 기름과 식물성 기름은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식감과 풍미 측면에서는 동물성 기름이 우위에 있다"라며 "팜유를 사용한 라면은 면 자체보다 수프나 향신료에 따라 맛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지로 조리해본 한 유튜버도 "소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고 그 맛이 국물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지는 팜유보다 산패에 강하고 저장성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산패는 지방이 산소·열·미생물 등에 의해 산화되면서 맛·냄새·색 등이 변질되는 현상으로 라면면 품질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 교수는 "라면은 개봉한 뒤 시간이 지나면 면이 눅눅해지고 기름 냄새가 나기 쉽지만 우지는 팜유보다 산패가 덜 진행되는 편"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즉각적인 맛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보관기간이 길어질수록 차이는 분명히 드러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우지 '맛 차이' 확실할까?

물론 우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 역시 기회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우지 파동을 기억하는 세대는 일부이고, 우지가 팜유보다 가격이 비싼 만큼 오히려 고급 식재료로 인식될 수 있어서입니다. 또 우지의 포화지방 함량이 약 43%로 팜유(약 50%)보다 낮아 건강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다만 소비자가 실제로 라면을 조리할 때 기름에 따른 맛의 차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면은 수프 맛이 워낙 강하게 작용해 면을 튀긴 기름이 실제 맛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면서 "일반적으로 깊은 맛보다는 개운한 맛을 기대하고 먹지만, 우지의 고급스럽고 진한 풍미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여지는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삼양식품이 이번 우지라면으로 국물라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하 교수는 "삼양이 '불닭'의 성공으로 브랜드에 여유와 자신감을 갖게 된 만큼 우지의 장점을 부각해 국물라면 시장을 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라며 "충분한 성공 가능성이 있으며 불닭볶음면에 이어 또 하나의 히트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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