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일본에는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 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키나와 최초의 대형 테마파크인 ‘정글리아(Junglia)’가 7월 25일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테마파크는 도쿄 지역의 ‘도쿄 디즈니랜드(TDL)’와 오사카 지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이 양대 산맥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글리아’ 개장을 계기로 오키나와 지역에도 새로운 축이 형성되면서, 일본 테마파크 시장은 ‘세 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세계 곳곳에 새로운 테마파크가 생기고 있습니다. 올해 5월에는 미국 올랜도에 유니버설 에픽 유니버스(Universal Epic Universe)가, 7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LEGOLAND Discovery Center)가 문을 열었습니다. 연말까지는 미국 애리조나에 마르텔 어드벤처 파크(Martel Adventure Park)가, 필라델피아와 댈러스에는 넷플릭스 하우스(Netflix House)가 개장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세계프라퍼티가 경기도 화성시에 파라마운트 글로벌 테마파크가 포함된 ‘스타베이시티’ 복합 관광 단지를 개발 중이며, 한화그룹은 인천드림파크 승마장 부지에 승마장과 아쿠아리움, 놀이기구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 사업은 관광, 문화 콘텐츠, 유통, 부동산, 서비스 등 여러 분야가 융합된 산업으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함께 교통, 숙박시설 등 지역 인프라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으며 개장 이후에도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합니다. 테마파크 사업은 이처럼 고부가 가치 사업이면서 투자 비용이 워낙 커서 하이리스크 사업이기도 합니다. 춘천 레고랜드의 경우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홍콩 디즈니랜드는 차별화에 실패하여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밀렸습니다. 테마파크의 브랜드만 믿고 개장했다가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현지화 전략, 고객의 니즈에 맞는 마케팅 전략, 주변 인프라와의 시너지 효과 등 다각도에 걸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① 일본에서 가장 명성 있는 테마파크 도쿄 디즈니랜드(Tokyo Disneyland)

올해는 미국 디즈니랜드 개장 70주년이고 도쿄 디즈니랜드(이하 TDL) 개장 4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곳은 미국 플로리다의 디즈니 매직 킹덤, 캘리포니아의 오리지널 디즈니랜드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방문객이 찾는 일본 대표 테마파크입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매료시키는 ‘비일상의 공간’과 ‘꿈과 마법의 왕국’이라는 콘셉트는 입장과 동시에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방문객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직접 참여하며 시간을 즐깁니다.

TDL은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 쇼핑, 식사, 숙박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 리조트로 발전해 강력한 디즈니 생태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또한 일본 문화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통해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습니다. 디즈니 특유의 감성과 일본식 서비스의 정교함을 결합해 가족 중심의 안정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일본어 중심 커뮤니케이션, 질서 있는 대기 문화, ‘오모테나시’ 정신을 반영한 세심한 서비스가 특징입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테마 공간과 커플룩, 디즈니 코디 등 일본 특유의 관람 문화도 눈길을 끕니다. 이처럼 TDL은 방문객에게 깊은 몰입과 만족을 선사하는 독자적인 디즈니 경험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② ‘방문자 수’ 및 ‘고객 만족도’ 지표에서 1위를 탈환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niversal Studios Japan)

도쿄 지역에는 TDL이 있다면, 오사카 지역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하 USJ)이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일본을 대표하는 테마파크로,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두 곳 중 어디를 갈지 고민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2001년 3월 31일 문을 연 USJ는 올해로 개장 24주년을 맞은 비교적 젊은 테마파크입니다. 2023년에는 TDL을 제치고 방문객 수 1위를 차지했고, 2025년에는 ‘고객 행복도’ 부문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물론 TDL은 단순히 방문객 수를 늘리는 수치보다는 방문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를 경쟁력 약화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두 지표 모두에서 USJ가 1위를 기록한 것은 업계 전반에 큰 시사점을 던집니다.

USJ의 성공 배경에는 명확한 타깃 전략이 있습니다. TDL이 40~50대 가족층 중심이라면, USJ는 20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가 핵심 팬층입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틴팀(Teen Team)’이라는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SNS에 올라온 사진, 캡션, 댓글 반응 등을 면밀히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무엇이 젊은 층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파악합니다. 이렇게 축적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USJ는 젊은 세대에 밀착한 독자적 전략을 전개하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방문자 수’와 ‘고객 만족도’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젊은 세대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더해 능동적으로 즐기는 성향을 지닙니다. USJ는 이들에게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니라, 자유롭게 취향을 표현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됩니다. 특정한 방식만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놀이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개개인이 자신만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기존의 일방향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브랜드 슬로건 ‘NO LIMIT’처럼, USJ는 한계 없는 초자극적 체험을 지향합니다. 고객에게 늘 새로움을 제공하기 위해 빠르게 대응하며, 실제로 끊임없이 새로운 어트랙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게임 IP를 활용한 한정형 콘텐츠도 적극 도입하는데, 개발 기간이 짧고 빠르게 실행 가능한 기획이 많습니다. ‘귀멸의 칼날’ 레스토랑, ‘레지던트 이블’ 유령의 집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난 2021년 문을 연 ‘슈퍼 닌텐도 월드(Super Nintendo World)’ 역시 게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③ 남국 리조트형 테마파크 정글리아(Junglia)

TDL, USJ 같은 도시형 테마파크와는 달리, 정글리아는 ‘남국 리조트형’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운 신개념 테마파크입니다. 기존의 IP 기반 체험에서 벗어나, 자연・탐험・웰빙을 중심으로 한 럭셔리 힐링 파크를 지향합니다. 가장 큰 차별점은 포지셔닝에 있습니다. TDL과 USJ는 대도시권에 위치해 주로 당일치기 레저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반면, 정글리아는 ‘여행지로서 선택받는 테마파크’를 목표로 합니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들일 만한 강렬한 자극과 감동을 제공해야 합니다.

정글리아는 ‘Power Vacance!!’라는 고유 콘셉트를 내세웁니다. 이는 ‘정글 같은 대자연에서의 흥분’과 ‘남국 리조트에서 느끼는 사치스러운 여유’를 동시에 담아내겠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테마파크로 등장한 정글리아의 성공 여부는 일본 관광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정글리아가 강력한 집객력을 발휘한다면, 그 파급 효과로 인근 관광 시설의 활성화와 신규 투자 유치 등 경제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나아가 오키나와의 관광지로서의 브랜드 인지도 역시 한층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한편, 일본 테마파크 시장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과 여가 활동의 다양화로 인해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테마파크 방문객 수 상위 10위 중 절반이 아시아에 위치한 점을 들어 “여전히 성장 여지가 있다”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오키나와에 새롭게 문을 연 정글리아가 TDL과 USJ에 이어 ‘제3의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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