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위기 경보가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상향된 가운데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산사태를 대부분 예상치 못하면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매몰됐습니다.

오늘(16일) 전남·경남과 경북 남부지역에 1시간당 50∼8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산사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어제(15일) 오후 10시 30분을 기해 부산·대구·울산·경남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습니다.

산사태로 인한 매몰사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림청 산사태 예방지원본부 등에 따르면 충남 논산시 양촌면 양지추모원 납골당에 산사태가 나면서 방문객 4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60대∼70대로 추정되는 부부가 숨졌습니다.

경북에서도 산사태 등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에서 산의 비탈면이 붕괴하면서 주택을 덮쳤습니다. 이 사고로 2명이 심정지 상태에서 발견됐고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북도가 잠정 집계한 도내 사망자 17명 중 '산사태 매몰'로 인한 직접 사인은 12명입니다.

경북 북부에 유례없이 많은 양의 폭우가 쏟아져 인명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전날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17명, 실종 9명, 부상 5명입니다. 사망자는 지역별로 예천 7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며 실종자 9명은 모두 예천에서 발생했습니다. 사상자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 등에 매몰되거나 불어난 물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예천군은 자체 집계를 통해 사망 10명(남성 7명, 여성 3명), 실종 8명(남성 5명, 여성 3명)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지역별로는 예천 감천면 실종 4명, 효자면 사망 6명·실종 1명, 은풍면 사망 2명·실종 3명, 용문면 사망 2명입니다.

생존자들은 "주택이 통째로 쓸려 내려갔다", "창문 너머로 보니 앞집이 쓸려 내려가고 있었다. 나가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바위가 굴러가는 소리에 깨서 나와보니 산사태로 엉망이 돼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들을 전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는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있어 산사태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긴급재난문자·마을 방송 등에 귀 기울여 주시고, 위기 상황시에는 마을회관·학교 등 안전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해 달라"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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