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는 식습관이 단순히 혈압 문제를 넘어 기억력 저하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찌개와 면류 섭취가 잦은 중장년 남성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오늘(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건강 전문 매체 프리벤션은 국제학술지 ‘뉴로바이올로지 오브 에이징(Neurobiology of Aging)’에 실린 호주 연구진의 논문을 소개하며 과도한 나트륨 섭취와 기억력 저하 가능성을 조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고령층 1200여명을 약 6년간 추적 관찰해 식습관과 기억력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평소 식습관 설문과 함께 18개월마다 기억력·주의력·언어 능력 등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를 받았습니다. 분석 결과 전체 참가자에서 뚜렷한 인지 저하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지만 남성 그룹에서는 나트륨 섭취량이 많을수록 ‘일화 기억(episodic recall)’ 기능 저하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일화 기억은 특정 경험이나 사건을 떠올리는 능력으로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영역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나트륨 섭취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주면서 장기적으로 뇌 기능에도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공중보건대학 로리 라이트 교수는 “고염식은 혈압 상승과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는 뇌 혈관과 기억 경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고혈압은 치매와 뇌 노화의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힙니다.

뇌 속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신경과 클리닉의 알렉산더 주브코프 박사는 “과도한 나트륨은 뇌 미세혈관과 세포 네트워크 기능을 떨어뜨려 혈류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라며 “이런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기억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남성에서 영향이 두드러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성 참가자들이 여성보다 평균 나트륨 섭취량과 이완기 혈압이 모두 높았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장기간 누적된 혈관 부담과 염증 반응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인 만큼 짠 음식이 기억력 저하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하루 나트륨 권고량을 2000㎎ 이하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식단에서는 이를 넘기기 쉽습니다. 특히 라면·찌개·국물 요리와 가공식품 섭취가 많은 한국 식문화 특성상 무심코 과다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가공식품 대신 신선한 식재료 위주 식단을 선택하고 국물 섭취를 줄이며 조리 시 레몬·허브 등 향신료를 활용해 나트륨 사용량을 낮추는 습관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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