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빠지며 경쟁사들은 얼마나 웃었을까요? 지난 5월 홈플러스 점포 37곳이 영업을 멈추자 인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매출이 최대 두 자릿수 증가했습니다.
홈플러스는 5월 10일부터 전체 대형마트 104곳 가운데 기여도가 낮은 37곳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고 이후 폐점을 결정했습니다. 전체 점포의 35.6%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홈플러스 점포의 영업 중단이 시작된 5월 10일부터 31일까지 인근 이마트 창동점과 묵동점 등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4%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기존점 매출 증가율인 5.2%의 두 배를 웃돕니다.
서울 지역 홈플러스 영업 중단 매장 인근 롯데마트 점포의 매출도 9% 늘었습니다. 송파구의 한 점포는 매출 증가율이 24%에 달했습니다. 홈플러스 고객이 들고 있던 장바구니는 생활권 안에 있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로 움직였을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 축소 소식은 만성적 부진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에겐 가뭄의 단비입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5.1% 감소했습니다. 주력 분야인 식품 매출 부진이 이어진 영향입니다. 같은 기간 백화점 매출은 24.5%, 편의점은 5.9%, 온라인은 8.8% 증가했습니다.
홈플러스가 파산절차로 넘어가면 주변 마트의 수혜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홈플러스가 빠진 자리 인근의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출은 약 10% 증가했고, 두 회사의 전사 기존점 성장률도 약 2%p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추가 매출의 매출총이익률을 25%로 가정하면 기존점 매출이 2% 늘 때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약 550억원과 2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두 업체의 증가분을 합치면 약 750억원입니다.
홈플러스에 남은 67개 점포까지 문을 닫거나 상품 공급이 줄면 장보기 수요가 추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일부 고객은 온라인이나 쿠팡 등으로 이동할 수 있어 홈플러스의 장보기 수요를 경쟁사가 모두 흡수할 수는 없습니다.
홈플러스가 여기까지 밀린 데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과 재무 부담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점포 매각 이후 임차료와 차입금 등 고정비 부담이 이어졌고, 회생절차 이후에는 납품 축소로 상품군이 줄면서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가 심해졌습니다.
한편 얼어붙었던 소비에는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6으로 전월보다 0.5p 상승했습니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장기 평균보다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입니다. 대형마트에도 소비 회복의 온기가 번질 가능성이 생겼지만, 홈플러스는 소비 회복의 효과를 보기 전 ‘버티기’에 실패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달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수정 회생계획안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계획의 수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가 공고일로부터 14일 내로 이 기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파산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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