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식인 '쌀'이 그 지위를 점차 잃어가고 있습니다. 각종 빵, 면 등 밀가루 가공식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럴수록 깊어만 가는 것이 쌀 생산 농가의 시름입니다. 이에 최근 정부와 식품기업들이 '가루쌀'을 앞세워 쌀 소비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습니다.
가루쌀(품종명 바로미2)은 바로 빻아서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신품종 쌀입니다. 2019년 정부가 수입산 밀을 대체할 수 있는 쌀가루를 만들고자 개발했습니다. 본래 쌀은 전분 구조가 밀보다 치밀해 가루로 만들기 위해선 먼저 물에 불려야 합니다. 그런데 가루쌀은 전분 구조가 밀과 비슷해 물에 불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에 기존 쌀가루를 만들 때보다 제분 과정과 비용도 줄어듭니다. 식감도 기존 쌀가루보다 촉촉하게 개선돼 빵, 면, 튀김가루, 맥주 등에 밀가루 대체재로 활용하기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가루쌀 생산량을 20만t으로 늘려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가루쌀 재배 면적도 2000㏊에서 올해 1만㏊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업들의 가루쌀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가루쌀 제품화 지원 사업'대상자로 식품·외식업체 30곳을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가루쌀 활용에 독려하고자 나선 건 국산 쌀 소비량이 매년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명은 56.4㎏의 쌀을 소비했습니다. 이는 2013년 소비량(67.2㎏)보다 10㎏가량 줄어들고, 110.2㎏였던 1993년과 비교하면 절반이나 감소했습니다. 쌀 소비 감소는 장기적으론 식량안보가 위협받습니다. 식량안보란 전쟁, 감염병 등 재난 상황에서 국민이 식량은 언제든 공급받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특히 쌀은 밀가루보다 건강하기 때문에 향후 가루쌀 가공식품이 더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기대입니다. 실제로 쌀에는 밀가루 주성분인 글루텐이 없습니다. 글루텐은 소화불량이나 복통,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킵니다.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도 가루쌀은 좋은 식품입니다. 신우영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정제 밀가루는 제조 과정에서 껍질과 배아가 제거돼 섬유질과 영양소가 많이 손실되고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반면 가루쌀은 비교적 쌀 고유의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을 그대로 유지하고 혈당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당뇨병이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식품업계가 가루쌀을 활용해 출시한 제품도 '건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하림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는 가루쌀을 활용한 '미역국 초록쌀라면'을 봉지와 컵 두 가지 종류로 선보였습니다. 면에는 국산 쌀이 최대 20% 들어 있으며 튀기지 않은 건면 방식으로 소화가 잘 되도록 했습니다. 나트륨 함량도 일반 제품 대비 30%가량 낮습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가루쌀과 현미유 등으로 만든 식물성 음료 '라이스 베이스드'를 선보였습니다.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먹지 못하는 사람도 우유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1ℓ 기준 식이섬유(14g)와 칼슘(999㎎)이 풍부합니다. 샘표가 이달 초 내놓은 '국산 100% 조선고추장'은 가루쌀을 비롯해 국산 재료만 들어간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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