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방송된 첫 지상파 메인 뉴스에서 공영방송 MBC 시청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평소 TV로 뉴스를 보지 않던 국민들도 뉴스를 시청했으며 정부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온 MBC 뉴스를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① "도저히 안녕할 수가 없는 날"... MBC 뉴스 1위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어제(4일) TV 시청률 집계에 따르면 공영방송 MBC 메인 뉴스인 'MBC 뉴스데스크'가 전국 가구 시청률 10.6%(이하 시청자 수·182만 명)로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KBS 1TV 메인 뉴스인 'KBS 뉴스 9'는 시청률 6.6%(115만 명)로 4위였습니다. 특히 MBC 뉴스 시청자는 일주일 전(120만 명)보다 62만 명이나 급증한 반면, KBS 뉴스 시청자는 일주일 전(133만 명)보다 18만 명 줄었습니다. 이날 계엄 사태 특집으로 방송된 MBC '100분 토론'(7.5%·140만 명)이 3위에 오르며 KBS 뉴스를 앞섰습니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이사진과 경영진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영방송 MBC는 정부 비판적인 기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진과 경영진으로 전면 교체된 KBS의 보도는 과도하게 정권 편향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두 방송사의 온도차는 어제(4일) 메인 앵커의 첫 인사말에서부터 도드라졌습니다. MBC 조현용 앵커는 "시청자 여러분, 도저히 안녕할 수가 없는 날입니다"라는 말로 뉴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어젯밤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해 한밤중 무방비상태의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눴다"라며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었습니다.

KBS 최문종 앵커는 평소처럼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한 후 "시간을 50년 전으로 되돌린 듯한 비상계엄 상황은 짧게 끝났습니다. 하지만, 사태는 이제 시작입니다"라며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소식부터 전했습니다. 대통령의 책임은 따져묻지 않고 계엄 해제 이후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만 소극적으로 보도하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② 예능 모두 방영한 KBS... 유튜브서도 외면당해

프로그램 편성도 차이가 났습니다. MBC는 어제(4일)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시골마을 이장우'와 '라디오스타'를 결방하고 '특집 MBC 100분 토론'과 'MBC 뉴스특보'를 편성했습니다. SBS도 대표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을 결방하고 '특집 SBS 8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KBS 1TV, KBS 2TV 두 채널을 운영하는 KBS는 KBS 1TV를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했으나, 황금시간대인 저녁 7시 40분~밤 9시에는 다큐멘터리 재방송과 저녁 일일 드라마를 방송했습니다. KBS 2TV는 결방 없이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예능과 드라마를 모두 내보냈습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전날 성명서에서 "(KBS 보도국이)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뒤늦게 방송하고, 여야 균형을 맞춘다는 형식 논리로 '비상계엄의 원인은 야당에 있다'라는 여당 인사의 발언을 버젓이 방송했다"라며 계엄 보도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KBS 공식 유튜브 채널 접속자 수도 낮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국내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시청자가 급증해지만, KBS 뉴스 채널 동시접속자 수는 14만 명으로 7위에 그쳤습니다. 유튜브 집계 사이트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같은 날 밤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 1위는 오마이TV(65만 명)였고, MBC 뉴스 채널(53만 명),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33만 명), YTN(19만5,000명), JTBC(19만,1000명)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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