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우리가 더 모질게 싸워서 세상을 좀 안전하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싸움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사회적 재난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29일 한자리에 모입니다. '서울 번영의 상징'이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린지 2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참사에 함께하는 피해자 단체만 8개에 이릅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비롯해 ▲4·16 세월호 참사 ▲태안 해병대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 단체 등입니다. 서울 양재시민의숲 남측 삼풍백화점 추모비에 다른 참사의 피해자들이 연대해 함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본 추모식 행사 시작 전인 오전 10시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권리 선언' 등을 낭독합니다. 추모식 이후에는 현재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 참사 현장을 방문하고, 토크 콘서트 등을 진행합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피해 가족들을 위해 마련된 추모곡 '그날처럼 오늘도'를 4·16 세월호 참사 합창단이 헌정 공연을 합니다.
김문수 삼풍유족회 섭외부장은 "이런 일을 먼저 겪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에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는 미안함을 느낀다"라며 "서로 같은 입장에서의 위로가 가장 큰 위로가 되니까, 함께해 주시는 게 감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마다의 처참한 생활을 견디고 있는 이들은 아직도 '싸움'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참사를 반복하면서도 여전히 사회 안전망은 위태롭고, 국가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그는 "유족회를 대표해서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침몰 사고,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태원 압사 참사 등 현장을 올해부터 가고 있다"라며 "또 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참사 유족들이 한결같이 하는 소망이다. 우리가 마지막이길 바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재난 참사 피해자들은 연대를 보다 공고히 한다는 계획입니다. 연대 모임 발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했고, 내달 첫 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들은 ▲재난 피해자 권리 옹호센터 설립 ▲생명안전기본법 공론화 등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박성현 4·16 재단 팀장은 "혼자 싸우는 것보다는 여럿이 함께 싸우는 게 의미 있지 않느냐"라며 "지금까지 많은 제도나 법을 바꿔오는 과정에서 각각의 노력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걸 서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노력을 함께하자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삼풍백화점 28주기 추모식은 이를 공론화하는 자리가 될 예정입니다.
박 팀장은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에도 다른 재난 참사 피해 가족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셨고, 해외 연대체 사례를 보며 필요성에 많이들 공감하셔서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도 "아직 진상 규명이 안 된 참사 유가족들이 공감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연대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0분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지상 5층 삼풍백화점이 붕괴한 사건으로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실종 6명을 기록한 국내 최악의 단일 인재 사고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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