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프라이데이스(이하 TGIF)가 국내에서 영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이제 1990년대 호황을 누렸던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중 빕스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만 살아남게 됐습니다. 물론 빕스와 아웃백은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펼치며 오히려 패밀리 레스토랑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 빕스는 ‘고급화·특화 매장’, 아웃백은 ‘연령층 확대’

지난 2월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사업의 방향성을 ‘프리미엄’으로 잡고, 공격적인 출점 대신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과감히 폐점하고 있습니다. 2015년 매장 수를 112개까지 늘렸던 빕스는 2019년에는 41개, 2020년 34개, 2023년 28개까지 줄였습니다. 다만 매장 리뉴얼 작업에 집중하면서 작년에는 7개 점포를 새로 열었습니다.

특히 작년에 새롭게 문을 연 신규 매장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고 CJ푸드빌은 전했습니다. 1호점 서울 등촌점의 리로케이션(점포 형태를 바꾸거나 확장·이전한 것) 매장인 마곡 원그로브점은 작년 12월 개점한 후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수 2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2023년 평균 점당 매출 대비 2024년 신규 점포의 평균 점당 매출이 약 35% 컸다”라고 했습니다. 상권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지역별 고객 특성에 맞게 ‘키즈프렌들리’ 매장 등 특화 매장 출점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예컨대 서울 은평 롯데점은 어린이 고객을 공략한 매장입니다. 놀이공원 분위기를 연출한 ‘카니발 키즈룸’ 및 포토월 등을 마련했습니다. 또 키즈 메뉴로 꼬마 츄로스·팝콘·구슬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와 미니 소떡소떡·마라 로제 떡볶이를 제공하며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했습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롯데 은평점의 어린이 샐러드바 이용 건수는 타 점 평균 대비 46% 이상 많습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높아진 물가 탓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급스러운 외식 문화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빕스를 많이 찾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다이닝브랜즈그룹(구 bhc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은 타깃층을 가족 단위에서 젊은 고객으로 재설정하며 브랜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작년 4월 아웃백은 ‘패밀리 레스토랑’이 아닌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브랜드 콘셉트를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신메뉴 4종을 내놨습니다.

당시 아웃백은 “가족의 외식 공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친구와 연인, 그리고 다양한 모임 등 라이프 스타일 속 함께 하는 외식 공간이 되겠다”라며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입지, 디자인, 서비스 등 전반적인 운영의 틀을 점진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웃백 측은 “2023년 대비 지난해 월평균 방문 고객 수는 10% 이상 증가했고, 가족 외식은 물론 35~49세 연령대 중심의 데이트, 친구 모임, 직장 동료 모임 등의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웃백은 매장 수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2020년 76개였던 매장은 2021년 11월 bhc그룹에 인수된 뒤 지난해 96개로 증가했습니다. 매출도 2020년 2978억원에서 2022년 4110억원, 2023년 4576억원으로 뛰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23년 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1% 증가했습니다. 업계에선 아웃백 작년 매출이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 끊임없이 변화 시도… 신메뉴 출시·배달 서비스 등

빕스와 아웃백은 TGI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등과 함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외식업 전성기를 누린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꼽힙니다. 안타깝게도 베니건스는 국내에서 2016년 철수했고, TGIF는 올해 매장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마르쉐, 씨즐러는 2013년에, 토니로마스는 2014년에 철수했습니다.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웰빙’ 바람이 불면서 소비자들은 양보다 질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외식 문화와 고객 입맛이 바뀌고 있는데 패밀리 레스토랑은 대부분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빕스와 아웃백은 그동안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 왔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례로 빕스는 패밀리 레스토랑 태동기인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인기를 끌자 이를 모티브로 한 새로운 메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이 국내에서 지지부진했던 2014년쯤이었습니다.

CJ 푸드빌 관계자는 “매 계절마다 신메뉴 출시를 통해 다채로운 샐러드바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와인과 맥주, 핑거푸드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와인&페어링존’도 운영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아웃백은 외식이 어려웠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배달 메뉴에 공을 들였습니다. 2019년 9월 ‘딜리버리 전용 매장’ 1호점을 연 후 2022년 초부터는 아웃백스테이크 모바일 앱에 ‘딜리버리 주문 기능’을 추가하고 딜리버리 전용 메뉴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가 국내에서 영업을 종료합니다.

오늘(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엠에프지코리아는 TGI프라이데이스 브랜드 운영을 마치기로 하고, 매장 임대차 계약 기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매장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엠에프지는 매드포갈릭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해 TGI프라이데이스 매장 운영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일부 지점 등에 입점해 있습니다. 14개 매장 중에서 10개가 이달 중에 문을 닫고 나머지 4개 매장은 다음 달에 영업을 마칩니다.

이번 영업 종료는 지난해 11월 미국 본사의 파산보호 신청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미국 현지에선 TGI프라이데이스는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미국의 연방 파산법 챕터11 파산신청은 기업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구조조정·회생 절차로 한국의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과 비슷합니다.

현지에선 TGI프라이데이스가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고, 인플레이션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업 테크노믹에 따르면 TGI프라이데이스의 작년 미국 매출은 7억 2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나 감소했습니다. 작년에 292개의 미국 매장을 운영했는데, 이는 2021년보다 11% 줄어든 규모입니다. 올해 초에도 실적이 저조한 36개 매장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미국 전역의 12개 매장을 폐쇄했습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뉴욕의 외식사업가 앨런 스틸먼이 1965년 맨해튼에 첫 매장을 열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역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인기를 끌었고 수십년 간 해외로도 확장했습니다. 한 때 44개국에서 600개에 가까운 레스토랑을 운영했습니다. 한국엔 1990년대에 진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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