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사안에 앵커가 견해 밝히는 건 이례적… "후회 않는다"
CBS 표준FM '한판승부'를 진행하는 박재홍 앵커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방송사 앵커가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박재홍 앵커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국선언문'을 올리며 “국회에 우리 국군의 헬기가 착륙했고, 실탄을 휴대한 계엄군이 국회의 창문을 부수고 들어왔으며 국회의장, 여야 당 대표 체포조가 실제 가동된 민주주의 파괴와 유린의 시간이었다”라고 했습니다.
박재홍 앵커는 “만약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 결의가 10분이라도 늦었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피바다가 되었을지 모르는 진실로 위중하고 엄중한 상황들이 확인되고 있다”라며 “더 이상 이 잔인한 역사의 시간에 침묵하지 않겠다. 윤석열은 퇴진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통상적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앵커는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금기시됩니다. 물론 보도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어서입니다.
박재홍 앵커는 같은 우려에도 사안의 중대성을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10일) 통화에서 박 앵커는 “이번 사안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사안이라고 봤기 때문에 앵커가 '거리두기'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국민들이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라도 개인 차원에서 더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했습니다.
박 앵커는 “(당시) 계엄군에 국회를 장악하라고 지시한 것이 명확했다. 최근 나온 정황들을 보면 실제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뉴스 전달을 넘어선 문제라고 봤기 때문에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감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입장을 냈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제작진과도 방송 제작은 지금처럼 정론으로 하면 된다고 원칙을 다시 확인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CBS는 최근 회사 차원에서 비상계엄 사태를 '12·3 내란사태'로 명명했습니다. 보도국과 제작국 모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전국언론노조 CBS지부는 지난 4일 <반역자 윤석열을 체포하라!> 성명을 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국회는 당장 윤석열의 탄핵을 의결하라”라고 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관련 뉴스특보에서 박 앵커는 방송 진행 중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는 당시 방송에서 “헬기가 착륙하는 장면을 보니 정말 비현실적”이라며 “상황을 곱씹을수록 국민들의 분노가 더 커질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울먹이는 박 앵커의 모습이 '비상계엄 찐 반응 모음집' 등의 '밈'(meme)으로 각종 커뮤니티에 돌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분노로 눈물이 난다”, “대한민국 누구라도 공감할 것”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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