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계엄 맞선 뒤 라디오 하차 통보"

BBS 불교방송 '팝스나인'에서 하차 통보 밝혀
BBS 불교방송 측 "계엄 전 하차 결정... 인과 무관"

주진우 기자가 최근 국회에서 계엄군과 맞서 싸운 방송을 한 뒤 BBS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팝스나인'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불교방송 측은 '비상계엄 사태' 전에 그의 하차를 결정해 제작진에 통보했다는 입장입니다.

주 기자는 어제(9일) BBS 불교방송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팝스나인'에서 “12월 3일 밤이었다. 국회에 있었다. 계엄군이 들이닥쳤다. 무서웠다. 하지만 맞서 싸웠다”라고 전한 뒤 “6일 밤이었다. 방송국 높으신 분이, 제가 계엄군과 맞서는 방송을 봤다고 하더라. 그리고는 제가 있어야 할 곳은 그곳이라고 했다. 팝스나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주 기자는 이어 “제가 문제가 있으면 고치겠다고 간청했다. 그런데 받아들이지 않고, 그만두라고 했다. 제가 회사에 부담이 된다고 했다”라며 “불과 얼마 전까지 두 시간짜리 메인 방송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새 사장이 오시고 제가 부담이 된다고 한다. 계엄군은 극복했는데 방송국에선 살아남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습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에서 계엄군을 막아서고 이를 유튜브 생중계로도 방송했던 그에게 '부담이 된다'라는 이유로 하차 결정이 통보됐다는 주장입니다.

불교방송은 하차 통보는 사실이지만 '비상계엄 선포' 당일과는 무관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재현 BBS 불교방송 라디오제작국장은 “계엄 당일과 주씨의 방송 하차는 인과관계도, 시간 순서도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국장은 “주진우 씨의 방송과 관련해 고민한 것은 시간이 좀 됐고, 지난주에 담당 PD에게 통보를 했다. 이후 담당 PD가 재고를 요청했고, 주씨 하차를 (PD에게) 최종 통보한 것은 계엄이 있기 전날이었다”라며 “4일 저하고 (주 기자와) 차를 마시며 그 얘기를 했다”라고 했습니다.

박 국장은 “주 씨가 말한 그 워딩 자체는 있었지만, 주씨가 진짜 빛나는 곳은 그 곳이라 한 것”이라고 했다. 주 기자 하차 결정 이유를 놓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비상계엄과 무관하고 그의 정치활동도 뭐라고 할 건 없다”라고 답한 뒤 “다만 우리는 불교방송이지 않나. 주 기자가 방송을 시작할 때 항의하는 분들도 있었고, 하차 소식을 듣고 항의하는 분도 있었다. 그 경중을 따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