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우지(소기름)를 활용한 짜장라면 신제품 '짜르르'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삼양식품은 1989년 공업용 우지 사용 의혹을 받은 '우지파동' 이후 모든 라면 제조공정에 팜유만 사용했습니다. 당시 사법부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소비자가 돌린 등을 다시 되돌리긴 어려웠습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국물라면 '삼양1963'을 출시하며 우지사용을 재개했습니다. 김정수 회장은 당시 우지라면 재출시를 '조직의 숙명'으로 표현했습니다. 신제품 짜르르는 우지 라인업 두 번째 제품이자 '삼양식품 전통'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출시됐습니다.

짜르르는 우지와 팜유를 혼합한 골든블렌드오일로 면을 튀겼습니다. 포장봉지를 뜯자마자 일반라면에서 맡기 힘든 고소한 면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습니다. 제품구성은 면, 후레이크, 액상스프로 단출했습니다.

조리법은 일반 짜장라면과 달랐습니다. 짜파게티나 짜짜로니와 달리 조리과정에서 물을 버리지 않습니다. 물 330ml에 면과 후레이크를 넣고 5분간 끓인 뒤 액상스프를 비비면 됩니다. 우지 풍미가 배어난 면수를 그대로 활용하기 위한 조리방식입니다.

조리법대로 물 330ml를 담은 뒤 면과 후레이크를 동시에 넣고 끓이자 고소한 냄새가 집 안에 가득 찼습니다. 후레이크는 큐브형태 소고기 다이스 후레이크와 조미콩단백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별도 야채 후레이크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정확히 5분간 조리한 후 라면을 그릇에 옮겨 담았습니다. 완성된 요리는 예상보다 국물 양이 많았습니다. 꼬들꼬들한 면발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조리시 물 양을 줄여야 합니다.

직접 시식해 보니 진한 감칠맛이 입안을 채웠습니다. 기존 짜짜로니보다 감칠맛과 풍미가 깊었습니다. 삼양식품은 '고온에서 볶은 춘장과 양파로 단맛을 냈다'고 설명했지만 개인적으로 체감한 단맛은 시중 경쟁제품보다 적게 느껴졌습니다.

우지면이 자아내는 고소한 풍미는 훌륭했습니다. 큼직한 소고기 다이스 후레이크는 씹는 맛을 살렸습니다. 다만 후레이크에서 소고기보다는 돼지비계 맛이 강하게 났습니다.

맛과 품질은 흠잡을 데 없지만 가격이 걸림돌입니다. 짜르르 가격은 삼양식품 공식몰 기준 4개입 5300원으로 1봉당 가격은 1325원 수준이다. 1봉당 800원대인 짜짜로니나 1봉당 1100원선인 짜파게티보다 비쌉니다.

라면시장은 가격 민감도와 제품 충성도가 유독 높은 편입니다. 고가 신제품이 소비자 선택을 받으려면 그 가격대에 걸맞은 경쟁력을 스스로 입증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삼양식품이 짜르르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놓은 이유는 차별화 전략 때문입니다. 국내 짜장라면 시장은 지난 40여년간 짜파게티가 70%이상을 점유해 왔습니다. '먹는 것만 먹는' 소비경향이 강한 라면시장에서 판도를 뒤집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삼양식품이 이미 저렴한 가격대 짜짜로니를 판매하고 있는 점도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한 배경입니다. 기존 제품과 가격·품질을 차별화해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자사제품간 '잠식효과(카니발라이제이션)'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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