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이 12년 만에 라디오 방송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는 오늘(18일) 밤 방송되는 MBC FM4U(수도권 기준 FM 91.9㎒)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별밤')에 게스트로 출연해 청취자들과 소통할 예정입니다. 지드래곤이 라디오에 출연하는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그의 이번 출연은 최근 발표한 솔로 신곡 ‘파워(Power)’와 맞물려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별밤’ 출연은 지드래곤의 솔로 컴백을 기념하며 성사됐습니다. 그는 7년 만에 공개한 신곡 ‘파워’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으며, 최근 억울하게 휘말렸던 마약 투약 의혹을 염두에 두고 풍자하는 듯한 가사와 독창적인 랩 메이킹으로 리스너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이나와 함께 신곡과 솔로곡 가사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어서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별밤' 제작진은 지드래곤의 출연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김이나는 지난 11일 방송에서 그의 출연을 직접 예고했으며, 제작진은 공식 계정을 통해 다시 한번 소식을 전했습니다. 생방송은 보는 라디오로 진행돼 팬들에게 지드래곤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할 예정입니다. 특히 오랜만에 라디오로 목소리를 들려주는 만큼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됩니다.

최근 지드래곤은 대중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컴백 후 기존의 신비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을 시작으로, 빅뱅 멤버들과 함께한 유튜브 콘텐츠 촬영, 그리고 오는 23일 9년 만에 ‘2024 마마 어워즈’ 무대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별밤' 출연 역시 그의 의욕적인 활동의 연장선으로, 대중 친화적인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드래곤이 '별밤'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별밤'은 1969년 3월 17일 첫 방송 이후 수많은 스타 DJ가 거쳐 간 MBC 라디오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현재는 DJ 김이나가 맡고 있으며 매일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방송됩니다.

갓세븐 영재에 이어 가수 이현이 '친한친구' DJ가 됩니다.

MBC 라디오 K-POP 전문 프로그램 ‘친한친구’에서 갓세븐 영재가 하차하고 새로운 메인 DJ로 가수 이현을 선임하며 새롭게 단장합니다. 이현에게는 이번이 첫 정식 DJ 도전으로, ‘친한친구 이현입니다’라는 타이틀 아래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청취자와 소통하며 프로그램을 이끌 예정입니다. 이현은 K-POP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특유의 따뜻하고 진솔한 진행으로 K-POP 팬들의 공감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현의 첫 방송은 오는 25일로, 특별한 첫 손님이 방문해 첫 방송을 축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할 예정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친한친구 방송반’이라는 색다른 콘셉트로 꾸며집니다. ‘친한친구 방송반’은 매달 새로운 DJ가 투입되어 특별한 방송을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그 첫 번째 주자는 버츄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입니다. 첫 주 ‘예준’을 시작으로, 다섯 멤버가 각자 한 주씩 DJ로 활약하며 총 5주 동안 특별한 방송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플레이브는 개성 있는 매력과 공감 가득한 진행 스타일로 금요일 방송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현과 함께하는 ‘친한친구 이현입니다’는 오는 11월 25일부터 매주 월~목 자정에 방송되며, 매주 금요일에는 ‘친한친구 방송반’이 찾아옵니다. 이번 개편을 통해 K-POP 팬들에게 더욱 풍성한 음악적 경험과 차별화된 재미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MBC 라디오 ‘친한친구 이현입니다’와 ‘친한친구 방송반’은 MBC FM4U(수도권 기준 FM 91.9㎒)에서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방송되며, 공식 홈페이지 및 MBC 라디오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미니(mini)’를 통해서도 청취할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오늘(18일) 15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음주 장면을 반복 방송해 미화한 MBC-TV '나 혼자 산다'에 '주의'를 의결했습니다.

방심위는 이날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관계자 진술을 들은 뒤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또 방심위는 KBS 수신료 분리 징수 관련 사안을 보도하면서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 1TV 'KBS 뉴스 9', KBS 창원 1TV 'KBS 뉴스 7 경남', KBS 진주 1TV 'KBS 뉴스 7 경남'에도 주의를 의결했습니다.

협찬주 상품명을 반복 언급하고, 협찬주인 업체 대표가 직접 출연해 상품의 특징·장점을 묘사하는 등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도 주의를 결정했습니다.

이밖에 병원장인 출연자의 소속 병원명을 자막과 음성 등으로 반복 고지하고 해당 병원에서 구축 예정인 사업 및 서비스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대구·경북 TBC TV '생방송 굿데이', 언론에 문제를 제기한 국회의원실의 보도자료를 인용 보도하면서 동 의원실의 보좌관을 일반 시민인 것처럼 인터뷰하는 내용을 방송한 MBN TV 'MBN 뉴스센터'에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습니다.

방심위는 한강 작가의 소설 배경인 제주 4·3 사건을 다루면서 토벌대는 '군인 경찰 토벌대'라고 소개한 반면 남로당 무장대는 '무장대'로만 언급해 민원이 제기된 MBC TV 'MBC 뉴스데스크' 등에는 관계자 의견진술을 결정했습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및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구분됩니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입니다.

한편 류희림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소위가 진행 중인 내년 예산 심의 현황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뒤 "(예산이) 여기서 더 삭감된다면 기능을 못 한다. 예산 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의 나는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의 대명사 격인 MBC TV의 'MBC 100분 토론'의 진행자입니다. 그러나 이 글을 독자들이 읽을 시점에는 그 호칭 앞에 ‘전(前)’이 붙게 됩니다. 정준희 교수는 지난 10월 29일 화요일을 마지막으로 'MBC 100분 토론'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2020년 8월 27일 883회 방송 진행을 맡으며 이 일을 시작한 이후 2024년 10월 29일 1074회차 방송 진행까지 만 4년 2개월 동안 (정규 편성된 것만 따졌을 때) 총 192회 토론을 담당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적지 않은 분량이었습니다. 손석희 前 아나운서가 7년 10개월간 프로그램을 지킨 이래로 두 번째 최장수 진행자라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지난해 그만둔 KBS 1Radio의 'KBS 열린토론'도 총 4년 7개월을 담당했습니다. 초대 진행자 정관용 교수가 5년 4개월간 맡은 바 있으니 이 프로그램에서도 두 번째 최장수 진행자로서 이름을 올린 셈입니다. 각각 TV와 라디오를 통해 한국 방송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양대 토론 프로그램의 ‘두 번째 최장수 진행자’가 되었다는 건 개인적 영광이기 이전에 함께 버텨준 제작진에 감사할 일입니다. 게다가 이들 양대 토론 프로그램을 ‘동시에’ 담당했던 첫 진행자로서, 양대 방송사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시사 이슈의 중심을 구성하는 정계와 전문가 집단과 마주한 것은, 개인사적으로 그리고 미디어 연구자로서 각별한 기회였습니다.

다소간 사적인 의미가 섞일 수밖에 없는 이런 소재를 글로 옮기게 된 건, 내게 주어졌던 기회에 합당한 사회적 보고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입니다. 이런 소중한 경험은 개인 역량의 특별함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묘하게 맞아떨어진 여러 조건과 행운 덕분이었던 만큼, 그에 보답할 의무 역시 뒤따릅니다. 우리 사회의 미디어 환경 변화와 정치적 변화 양상을 가늠케 해주는 몇 가지 단서를 미디어 연구자의 시선에서 기록해보려 합니다.

우선 지난 5년간 내게 주어진 기회는 나를 포함한 다른 누군가에게 재현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좁게 보면 지상파 방송, 넓게 보면 기성 매체 일반의 쇠락과 맞물려 있습니다. 당장 정규 편성되는 정식 토론 프로그램이라고 할 만한 것이 텔레비전에서는 'MBC 100분 토론'을 제외하고는 사라졌습니다.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 폐지 후 '일요진단 라이브'나 '사사건건' 같은 프로그램이 남아 있지만 그건 토론이 아니라 시사 대담입니다. 종편 채널에서 녹화 후 편집 형식으로 제공되는 방송도 있는데 ‘정치 예능’을 넘어 정치를 포함한 사회 일반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토론 프로그램이라 말하기는 민망합니다. 라디오에서도 정식 토론 프로그램이라고 할 만한 건 KBS 1Radio의 'KBS 열린토론' 정도인데, 미안한 말이지만 그 또한 이름과 거죽을 걸쳤을 뿐 토론이라고 일컫기에는 퍽 앙상한 알맹이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했을까요? 그게 사람이든 호랑이든 토론이라고 부를 본체는 이미 죽어버렸거나 죽기 일보 직전에 이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토론이라는 미디어 이벤트, 그걸 이끄는 진행자의 독자적 퍼스낼리티(개성과 장악력), 그리고 그런 공론장을 꾸려낼 수 있는 자원과 인력을 지닌 방송사가 함께 흐릿해져가고 있습니다. 국책 방송과 국회방송 등에서 여전히 토론 프로그램이 편성되지만 대중과의 접점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어느 방송사가 어떤 토론의 장을 열었다더라, 어느 진행자가 그런 프로그램에 개성을 부여한다더라, 어느 토론자가 인상적인 논박을 통해 여론을 출렁이게 했다더라, 그런 건 과거의, 그것도 상당 부분 선별적으로 부풀려진 기억의 영역 속으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① 토론 프로그램 장수 진행자의 비결

토론이 꽤 중요한 미디어 이벤트이던 시절에는 방송사 간 자존심 경쟁이 치열했고, 출연하는 이른바 ‘논객’들의 결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피하고 싶어도 피하기 어려운 논전(論戰)이기에 그 자리에 앉았으며, 그 결과 걸출한 논법으로 일약 스타가 되기도 하고 공론의 장에서 거의 영원히 밀려나기도 했습니다. 정규 프로그램인 만큼 제작진이 바뀌어도 진행자는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진행자의 퍼스낼리티는 그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지속하거나 변경하는 줄기이자 마디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단명한 진행자도 다수 있었습니다. 개인적 역량의 부족 혹은 제작진과의 불협화음 같은 제작상의 이유도 있었지만, 간판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로 발탁되거나 정계에 진출하는 등 소위 ‘영전’의 사다리를 밟아 올라가는 관문처럼 그 자리가 작동한 까닭입니다. 그에 비해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을 맡은 이들은 대체로 정치 입문처럼 우리 사회의 중년 남성 혹은 여성이 갖고 있는 상향 욕구를 일정 선에서 제어한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이 맡은 토론 프로그램이 어딘가로 나아가기 위한 ‘사적 계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녀야만 하는 ‘공적 언로’라고 믿었기 때문일 테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아니고서는 ‘여기서 밀리면 죽음’이라는 태도로 서로에게 달려드는 패널을 제어하고, 주요 논변의 실체를 대중 앞에 예리하게 드러내기 위해 수시로 희미해져가는 정신줄을 붙잡으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하는 이 작업에 그리 오래 매진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때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상징했던 이 미디어 이벤트가 어찌하여 쇠퇴 일로에 놓이게 된 것일까요?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는 ‘대중매체 시대의 종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중매체는 일종의 광장 같은 것입니다. 도시 안에서 길을 걷다 보면 길들이 합류하는 곳이 있고, 그 광장에서는 각자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마주칩니다. 그곳에서 크고 작은 교섭이 발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느 한곳에 큰 무대를 설치하면 수많은 눈과 귀가 일순간 그 한 점으로 모입니다. 대중매체는 현대의 광장이었으며 그곳에 상시 개설된 서커스이자 아고라이자 사형장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집결과 주목의 효과는 실로 대단하여, 하버마스 식으로 말하자면 거대 민주주의 사회의 공론장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그가 말한 공론장은 영어로는 공공영역(public sphere)이기도 하지만 독일어 원개념으로 치자면 ‘공적인 상태 그 자체(Öffentlichkeit)’입니다. 대중의 눈과 귀 앞에 던져져 공적 담화의 저류를 형성하고 때에 따라 사회적 공론을 이루기도 하는 곳입니다. 그 결과가 반드시 수준 높은 공론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개방성과 드러남 그리고 광범위성은 민주사회의 소중한 자산이었습니다. 물론 대중매체의 시대에도 토론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았던 그 시청률만으로도 우리 인구의 꽤 많은 눈과 귀가 포괄되었고, 직접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쳤습니다. 본디 광장이란 항담가설(巷談街說), 즉 골목의 말과 거리의 소문이 생겨나 모이고 또 퍼져가는 곳이기 마련이니 광장의 일각에서 벌어진 대중적 미디어 이벤트의 파급효과는 종종 장대했습니다.

② 단절된 광장, 험담뿐인 게토

지금도 이름과 거죽으로서의 대중매체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건 마치 삽시간에 상권이 죽어버린 거리와도 같습니다. 건물은 공실로 넘쳐나는데 건물가를 유지하고 싶은 건물주가 상가 임대료를 낮추기보다는 손님 없는 쇼윈도라도 만들어놓고 무언가가 팔리고 있는 양 시늉을 하는 모습입니다. 이왕 상권에 비유를 했으니 이를 더 밀어붙여보자면, 이동된 상권은 여기저기서 ‘떴다방’처럼 짧게 번성하기도 하고 기존 광장보다 수십 수백 배 더 큰 광장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그곳으로 모이게 되는 형태의 도시 광장이 아니라 외곽순환고속도로나 고속철도 등으로 인해 날카롭게 서로 단절된 광장들일 뿐입니다. 각각의 규모는 때로 꽤 클지 몰라도 그곳에서 목격되거나 나눈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가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수많은 게토(낙후하고 단절된 집단 거주지)가 산재해 있고, 공론 광장을 회피한 정치인과 공직자, 지식인들은 그곳에서 각자의 민속의상을 차려입은 채 실제로는 만나보지도 못한 다른 게토를 험담하는 게 고작인 이야기를 각자의 언어로 나눕니다.

물론 스산해진 광장이라고 해도 이름값과 거죽 값만은 아직 높은 편이라서, 가설된 무대 위로 얼굴을 들이밀고 싶어 하는 공연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곳에서 실질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사람들 눈에 띌 실낱같은 기회이거나 자기 지지자들에게 날릴 ‘저 출연합니다’라는 메시지 문구일 뿐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자기 배역‘만’ 연기합니다. 상대와 나의 대사가 서로 어울리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대사가 적절한 사실과 논리에 근거해 있는지 여부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여기에 ‘출연’했다는 것만이 유의미한 사실일 뿐, 나머지는 이를 치장하기 위한 허구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탓입니다. 그걸 보는 관객들 가운데 진지한 쪽은 이런 사이비 설투사(舌鬪士)들의 겨룸이 논전으로서 의미를 상실했다며 실망하고, 무작정 당파적이기만 한 쪽은 (자기편 연기자가 내뱉는 담론의 완성도를 따지기보다는) 반대편 연기자의 모든 대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아예 발길을 끊는 일이 가속화됐습니다. 구시가와 광장의 게토화는 공론장의 무력화와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진행된 셈입니다.

이것이 미디어 이벤트 주최자의 결함이거나 공연자 그리고 관객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정치가 합리적 토론에 기초를 두지 않고, 의사결정자가 토론을 형식적 절차 혹은 무시해도 좋을 장애물쯤으로 여기는 한 이 경향은 반전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학문적 관찰자였던 나는 이미 한산해진 광장 안으로 들어가 무대 위의 진행자가 되기로 결정하면서 스스로 마음먹은 바가 있었습니다. 가끔은 공들인 무대를 세워 정통 토론의 본령을 지속하면서, 사람들의 흩어진 눈과 귀를 붙잡기 위한 작은 실험을 결합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책일 겁니다. 그곳에 실력을 갖춘 논객들을 모아 ‘이 정도면 그래도 토론이 부질없는 건 아니지 않냐’라며 지속적으로 대중에게 말을 걸고 싶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나와 함께한 제작진이 스스로를 갈아 넣어가며 시도했던 건 바로 그런 크고 작은 무대였습니다. 1000회 특집인 ‘토론 다큐멘터리’처럼 전혀 새로운 형식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기획 토론을 시도했습니다. 각자의 논리 프레임을 먼저 세우고 이를 상호 공박하는 ‘프레임 토론’, 무대 뒤의 이른바 ‘핫마이크(마이크가 꺼진 줄 모르고 나온 본심)’를 무대 앞으로 옮겨보고자 했던 ‘유튜브 연장토론’, 진행자의 시선을 통해 당일 토론 지형의 골자를 정리해보는 ‘발골토론’ 등은 이를 보조하는 실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존 광장 속 가설무대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주최자들은 몇 년간 애써 다듬어온 이런 실험 도구를 쓰레기장으로 치워버렸습니다. 기성 보도의 부산물로서 양산되는 정치적 논란을 쫓는 것 외에 사회적 토론을 기획하는 데에는 별반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들은 나와는 꽤 다른 종류의 토론관을 갖고 있는 듯했습니다. 되도록 극단적 견해를 가진 쪽을 확보해 서로 싸움박질하게 방치하는 것이 토론이며, 그런 소란이야말로 이목과 공론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라고 굳게 믿는 것 같았습니다.

이처럼 ‘짐작’으로밖에 말할 수 없는 건 그들이 내게 스스로의 생각을 조리 있게 펼쳐 보인 적이 없어서입니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내 앞에 던져진 ‘대본’과 아주 가끔 무선수신기를 타고 귀에 흘러 들어오는 연출자의 ‘주문’으로 그 의중을 가늠할 뿐이었습니다. 신의 음성을 그대로 받아 적은 성경과도 같은 대본을 읽고, 세상의 환난보다도 더 소란스럽게 연출된 토론 중에 들려오는 계시를 해석하여 실행에 옮겨야 할 ‘예언자’로서의 새로운 소명이 내게 주어졌습니다. 나는 그 부르심에 응하지 못했습니다. 제작진 안에서, 또 제작진과 진행자 사이에서, 그리고 때로는 제작진과 패널 사이에서 먼저 벌어지곤 했던 ‘토론을 구성하기 위한 토론’이 사라지고 ‘사전 토론 없는 토론 프로그램’이라는 역설만 남았습니다.

그런 시기를 몇 개월 거쳐 마침내 오늘이 왔습니다. 이 또한 제대로 들은 바 없어서 그간 주어졌던 것들로부터 추론할 수밖에 없는데, 방송사 측은 아마도 듬성해진 객석의 주요 원인을 나와 같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신물에서 퇴물로 바뀐) 진행자에게서 찾았던 것 같습니다. 논란의 당사자에겐 단비와도 같을 물타기와 변명의 기회를 안겨주고라도 일단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볼 일이며, 그게 미디어 토론의 사회적 사명 혹은 최소한 개인적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런 방향성과 전술을 내켜하지 않는 구성원이나 진행자라면 당연히 장애물이 됩니다. 방송 직전까지 직접 세공해낸 멋들어진 각본에도 불구하고 그걸 구현하려는 의지도 연기력도 부족하기 짝이 없는 진행자는 특히 더 문제였을 테입니다. 마침 보직 변경 인사명령을 통해 그 자리를 채워줄 훌륭한 내부 자원도 많고 그만큼 제작비 절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대중매체로서 기존 방송사 조직과 그 안에서 수십 년을 종사해온 개인의 논리 측면에서 충분히 합리적인 계산입니다. 게다가 그런 묵중한 결정은 나 같은 뜨내기 학출 풍각쟁이가 아닌, 거대한 무대와 창고의 열쇠꾸러미를 쥔 자들의 몫임은 물론입니다. 따라서 자신들만의 노하우로 광장과 거리를 다시금 북적이게 할 수 있다는 의지적 낙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그로써 소기의 성과까지 얻을 수 있다면, 토론 진행자이자 미디어 연구자로서 이중적 입장에 선 내게도 상당한 자극이 될 듯합니다. 거시적 차원에서 원인을 찾았던 사회과학자로서의 내 무의식 안에는, 미시적 차원의 ‘진행자 요인’을 애써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무능을 지우려는 내가 음침하게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③ “토론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은 단기 대응이 아니라 장기 기획이 중요하며, 그것은 당대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의제의 형태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얼굴팔이 기회를 시청률과 맞바꾸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은 채, 요설이나 억지가 아니라 합리적 논변 그리고 해당 주제의 전문성을 갖춘 논객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토론자석에 앉혀, 그것이 우리 사회 속 ‘합리적 입장 지형’의 축소판을 이루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나는 여전히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리 예산과 인력이 갖춰진 기성 매체라고 해도 내내 이렇게 힘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일상적으로는 당시 논란이 되는 시사 이슈를 짚고 정리해가면서, 종종 굵직하게 매듭을 짓는 기획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미디어 이벤트이자 공론장으로서 정통 토론의 전범을 이어가고 재창조해가는 일이 자신의 책무이자 유산(legacy)이라고 믿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광장 무대의 열쇠를 넘겨받은 이들은 이런 신념을 공유하지 않을 수 있고, 설혹 유사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론은 전혀 다른 곳에서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각자의 신념을 실천해보는 일입니다. 무거운 이름과 거죽 아래에 숨기보다는 자신의 책임을 걸고 뭐라도 진심으로 시도해보는 게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5년 반 전 KBS 1Radio의 'KBS 열린토론'을 통해 처음으로 방송 사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을 무렵, 당시 제작진은 'KBS 열린토론'의 20년 가까운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진행자의 퍼스낼리티를 반영할 수 있는 개념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문구가 “토론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토론 없이 바꿀 수 있는 세상도 없다”였습니다. 주야장천 토론만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을 터이나, 세상을 바꾸려면 반드시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민주적 신념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 진행자는 진작 퇴출시켰는데 이 문구를 여전히 쓰고 있는 걸 보면 묘한 감정이 듭니다. 사람은 별로이지만 그가 만든 말은 제법 쓸모 있다고 여겼던 걸까요? 아무래도 원저작자가 누군지 몰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긴 합니다. 'MBC 100분 토론' 1000회 특집에 부쳤던 “그래도 토론”이라는 제목 역시 그렇습니다. 이를 만든 제작진은 뿔뿔이 흩어졌고 조금 더 남아 있던 진행자도 결국 떠납니다. 우리가 그저 각자의 손에 쥐어진 바통을 들고 이어달리기를 하는 존재일 뿐일지라도, 제목 속에 담긴 의지만은 유산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5년 넘게 달려온 ‘지상파 토론 방송 트랙’을 막 벗어난 나는 “그래도 토론”을 통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역설할 나만의 소박한 버스킹을 나름의 방식으로 이어가볼 생각입니다. 신시가에서든 또 구시가에서든.

'전국노래자랑'의 '경기도 오산시' 편에 '코빅' 출신 코미디언 서성경이 출연해 눈길을 끕니다.

내일(17일) 방송되는 KBS 1TV '전국노래자랑' 2097회는 '경기도 오산시' 편으로 꾸며집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오산천 둔치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본선에 진출한 17개 팀이 흥겨운 축제 한 마당을 벌이는 모습이 유쾌한 웃음 속에 펼쳐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는 '코미디빅리그' 출신인 미녀 코미디언 서성경이 참가자로 등판해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서성경은 코미디언 데뷔를 하기 전, 2019년에 故 송해가 진행했던 전국노래자랑 '경기도 수원시' 편에 참가자로 출연해 과감한 대머리 가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남다른 끼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에 5년 만에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다시 오른 서성경은 인형 말을 타고 등장해 '마리아'를 열창,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입니다. 이 같은 코미디언 후배의 온몸을 불사른 활약에 MC 남희석은 하회탈 웃음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고 합니다.

한편 경기도 오산시 편에서는 역대급 축하공연 라인업이 꾸려져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믿고 보는 트롯여제 김혜연의 '외계인'을 시작으로, '태권트롯' 나태주가 '용 됐구나'로 신명나는 노래와 발차기 퍼포먼스를 선보여 흥을 한껏 돋웁니다. 이어 인기가수 이혜리가 히트곡 '자갈치 아지매'를 열창하고, 트롯 서바이벌 우승자에 빛나는 안성훈이 '좋다'로 공연섭외 1순위와 함께 다채로운 무대를 꾸밉니다. 이와 함께 영원한 트로트 황제 태진아가 '서울 간 내 님'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일요일 안방의 흥겨움을 최고조로 이끌 전망입니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 2097회 - '경기도 오산시' 편내일(17일) 낮 12시 10분에 방송됩니다.

'동물은 훌륭하다'가 정규 편성으로 돌아왔습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을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반려 동물 문화를 만들겠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손수희 PD는 어제(15일) Youtube를 통해 진행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온라인 제작 발표회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은 물론 인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자리에는 손수희 PD를 비롯해 데프콘, 은지원, 장도연이 참석했습니다.

'동물은 훌륭하다'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논란으로 '개는 훌륭하다'가 폐지된 뒤 KBS가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입니다. 앞서 세 차례 파일럿 방송을 선보인 뒤 오늘(16일)부터 정규 편성으로 시청자들과 만납니다. 정규 편성된 '동물은 훌륭하다'는 더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한층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프로그램에는 데프콘 은지원 장도연이 MC로 나서고, 40만 이상 유튜브 구독자 보유한 김명철 수의사와 한국에서 최초로 동물 전문 변호사 팀을 꾸린 조찬형 등이 전문가로 함께 합니다.

손수희 PD는 "프로그램이 동물을 이해하고 공존을 고민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내 옆에 짜증나는 사람이 있으면 같은 종인데 이해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동물은 훌륭하다'를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그램을 통해 기대하는 점을 말했습니다.

이어 손수희 PD는 "애니캠이 프로그램의 상징"이라며 "이를 통해 일상에서 보기 힘든 동물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부터 감동적인 순간까지 보여줄 것"이라고 프로그램을 설명했습니다.

SBS는 장수 프로그램 'TV 동물농장'(2001년 5월 6일~ON AIR)이 23년째 방송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TV 동물농장'과 차이점을 짚으며 상생을 기대했습니다.

손수현 PD는 "저희 프로그램은 반려 동물 문화에 초점을 맞춘다"라며 "동물들 사이에 일어나는 스토리텔링을 다루면서 어떻게 동물을 보살피고 공존할 수 있느냐를 보여줄 것"이라며 "'TV 동물농장'과 오래 공존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파일럿 때부터 함께 한 장도연과 은지원은 "이 프로그램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며 '동물은 훌륭하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정규 편성부터 합류하게 된 데프콘은 "워낙 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옆에 계시니 많이 배운다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세 MC는 각오를 다지며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랐습니다. 은지원은 "'동물은 훌륭하다'를 통해 반려 동물 관련 법적 문제도 알아가고 힐링하실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장도연은 "같이 살려면 서로를 알야아 한다. 시청자들에게 좋은 정보 전해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동물은 훌륭하다'는 오늘(16일) 오전 10시 3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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