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통령 풍자 영상 형사 고소·황제 관람' 등 지적
문체위 "KTV는 정책 방송의 역할을 위배했다"
사과문 들고 온 이은우 KTV 원장, 고소 취하엔 답 안 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 KTV의 내년도 예산을 25%가량 삭감해 의결했습니다. KTV의 김건희 여사 '황제관람' 논란과 풍자영상 형사고소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문체위는 “KTV는 정책방송의 역할을 위배했다”라고 삭감 이유를 밝혔습니다.
문체위가 지난 19일 의결한 예비심사 결과를 보면, 정부가 내년도 KTV 예산안으로 제출한 297억 2000만 원에서 74억 7500만 원(25.1%)을 삭감한 222억 4500만 원이 수정 가결됐습니다. 문체위는 운영비 293억 5400만 원에서 74억 3800만 원(25.3%)을, 기본경비(총액인건비) 3억 6600만 원에서 3700만 원(10.1%)을 감액했습니다.
문체위는 수정 이유로 “KTV는 정책방송의 역할을 위배했으므로 2025년도 운영비 예산을 삭감하고, 내역사업 '방송운영지원'의 신규 세부사업 '방송체험관 운영'은 KTV 설립취지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전액 삭감해 74억 3800만 원 감액”한다고 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 중 공무직 운영은 원안인 36억 원을 유지하고, 다른 내역 사업에서 감액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KTV 본예산은 328억 1500만 원으로, 지난해 269억 1900만 원보다 25%가량 늘린 규모였습니다. 이전 3년 간 KTV 본예산은 ▲2020년 232억 8700만 원 ▲2021년 224억 7300만 원 ▲2022년 248억 4400만 원이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KBS·YTN·연합뉴스 등 공영언론 항목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면서 국정홍보방송인 KTV 예산을 이례적으로 대폭 증액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문체위가 KTV 예산을 삭감한 배경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자료영상을 사용한 유튜브 영상 47건 삭제 요청 및 일부 형사고소 ▲윤석열 대통령 풍자영상 유튜브 채널 형사고소 등이 꼽힙니다. KTV는 김건희 여사 '황제관람' 의혹으로도 논란이 됐습니다.
앞서 KTV는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자료영상을 사용한 유튜브 콘텐츠들을 삭제 요청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현행 저작권법상 국가가 업무상 공표한 저작물은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KTV는 또 윤 대통령의 '대국민 합창 무대 영상'을 더빙한 풍자영상 제작자 등 일부 유튜버들을 형사고소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엔 KTV가 무관중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국악공연을 김 여사가 홀로 관람했다는 '황제관람' 의혹이 일었습니다. KTV는 '국악인 격려차 깜짝 방문'이라고 해명했으나 공연 한 달 전부터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현장 답사하며 김 여사 관람을 준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유병채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은 관련 논란을 보도한 JTBC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 국정감사에서 'KTV가 출입기자가 없어 문체부 이름으로 배포한다'라고 위증했다가 사과했습니다.
문체위 예산심사소위원회의 양문석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은우 원장은 예산소위에서 “KTV에서 있었던 몇가지 사안들에 대한 의원님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향후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사과문을 배포했습니다. 이 원장은 사과문에서 “작년 일련의 사안들이 소수의 전임 관리자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그 책임과 징벌이 KTV를 위해 열심히 일한 남아 있는 직원들과 많은 비정규직 인력들에게 오롯이 전가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언급했습니다.
취재에 따르면 예산소위에서 KTV 측은 예산이 삭감되면 프리랜서와 공무직 노동자 감원·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발언해 복수 의원의 반발을 불렀습니다. 이 원장은 예산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삭감 시 프리랜서 스태프 대량 감원이 불가피하고 공무직 해고 사태와 영세 외주제작사 운영상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혀 야당 의원들이 '고용안정 문제를 볼모로 예산 삭감을 막으려 한다'라며 반발했다고 합니다. 야당 의원들은 KTV의 형사고소 취하도 요구했으나 이 원장은 구체적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문체위는 또다른 문체부 산하 방송사인 아리랑국제방송(국제방송교류재단)의 국제방송지원 예산을 정부안 240억 9900만 원에서 373억 9400만 원으로 증액해 의결했습니다. 지난해 아리랑국제방송의 인건비 총액은 문체위가 상정한 116억 원의 반토막인 58억 원으로 확정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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